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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얀 막걸리 Oct 27. 2024

#2. 남들이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더라

백로 효과에 빠져있던 과거에 대한 후회 (2)

하지만 대학에서도 여전히 정신 못 차렸다.


당시 빠른 친구들은 2학년 때부터, 대부분은 3~4학년부터 인턴을 지원했다. 경제학과에는 애초에 석사 혹은 고시를 목표해서 인턴을 지원하지 않았던 친구들도 있었으나, 대부분 대학생들은 한번은 인턴 생활을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도 ‘나름 좋은 대학의 좋은 학과인데, 졸업하면 대기업 하나는 붙겠지’라고 생각하며 피시방만 주구장창 가댔다. 막상 졸업하고 서류 지원을 했는데, 붙은 곳이 하나도 없었다.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나는, 꽤나 충격을 받았다.


생각해보니 자기소개서 작성 시에 적을 말이 별로 없었다. 합창 동아리, 토론 대외활동 말고는 너무나도 평범한 대학 생활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닌 지원자를, 지금의 나라도 뽑을 생각이 안 들었을 것이다.


‘이래서 애들이 귀한 방학 시간을 쪼개서 인턴을 했구나’하고 깨닫고 부랴부랴 인턴 지원을 해봤지만, 그마저도 합격률이 신통치 않았다. 애들이 인턴 지원한다고 했을 때 아무 생각없이 넘길 것이 아니라 ‘인턴이란게 뭘까, 생각해보니 많이들 하는데 얘들은 굳이 그걸 왜 하는걸까’하고 한번만 생각해봤다면 어땠을까.


이대로는 고등학교 때 그랬던것처럼, 생각했던 곳에 취업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급해졌다. 선배들이 있는 단톡 방에 ‘인생 망할거 같은데 어떻게해야하냐’고 읍소했고, 그 중 일면식도 없던 동아리 선배가 ‘이런 업계가 있는데 와서 밥 한번 먹자’라고 해주셔서 대학생 때는 생각치도 못한 업계에 인턴 지원을 하였고, 현재는 해당 업계 종사자로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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