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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자취생 May 18. 2022

가짜일기 #29 표정 한 잎

2022.05.17.

묵은 나무의 꼭대기에서 천천히 낙하하는 .

너는 봄, 나는 겨울에서 기다린다.

밤낮이 점멸하느라 해 바뀌는 줄 모를 때,

꽃잎처럼 표정 한 잎 떨어진다.

창가에 놓은 술병은 틈틈이 햇볕을 들이킨다.

술병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만큼 무거운데,

이상하게 연약하여 상처받고 흔들리고 후회한다.

비워지지 않는 쓰레기통은

계절의 부스러기 같은 발자국을 주워담고 있다.

떨어진 꽃잎같은 옛 표정을 바라보며,

나는 겨울, 너는 봄에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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