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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 삼거리에서 Jul 15. 2024

화장 한 번 안 한 여자

삶이란-부모 형제


엄마 얼굴에 분칠하더라구요

염할 때요

그날 엄마는 처음 화장을 했어요

남이 해주었어요

, 여섯 자식 결혼식 날은 빼고요

아참, 하나는 병으로 못 했으니 다섯 번

아니다. 엄마 혼인 날 한 번 했을 터이니 여섯 번 맞네요

그러고보니 스스로 한 건 한 번 없네요


그날 엄마는 가장 아름다웠어요

고운 얼굴 내 얼굴 대 부비고

그 갸냘픈 몸 부둥켜안고

굵게 마디진 손 부여잡았어요

엉엉 울며 끊임없이 외쳤어요

엄마 엄마 엄마


다시는 못 볼 얼굴이기에

다시는 못 안을 몸이기에

다시는 못 만질 손이기에

다시는 못 부를 말이기에


아내, 다 큰 자식 둘, 조카들 신경 좀 쓰였지만 무시했어요


하관 할 때 쓰러져 끌어안고 목 놓아 울었어요

엄마 엄마 엄마

묻혀 물 되고 흙이 될 니까요

기억으로만 남을 터이니까요


구성진 달구질 소리는 천상의 뮤직

그해 엄마는 밤하늘의 별이 되었어요


저도 엄마가 있었더랬죠




승란 작가님 글 댓글이어요



https://brunch.co.kr/@b3fd1ac60dc045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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