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인후 Aug 05. 2018

양말에 혁신과 박애를 입히다,봄바스

[해외기업]봄바스


고민의 시작

Urbandaddy라는 라이프스타일 미디어에서 근무하던 David Heath와 Randy Goldberg는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흥미로운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게 된다. 기사에 따르면 노숙자 쉼터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양말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생각보다 빨리 닳고, 쉽게 냄새가 나며, 노숙자의 특성상 자주 갈아 신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후 두 창업자는 2년간 양말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다. 양말에 대한 처음 고민은 이랬다.


발목이 긴 양말은 헐거워져 자꾸 흘러내린다.

발목이 짧은 양말은 신발 뒤축에 걸려 자꾸 벗겨진다.

오래 신으면 발바닥이 아프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였고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양말의 부위를 각각의 용도에 최적화된 원단으로 만들면 어떨까?"  


출처: "왜 모든 양말을 다 똑같이 만들어?", 티타임스



기업의 시작

제품 개발을 마친 후 두 창업자는 회사명을 고민하다가 작지만 똘똘 뭉쳐 세상을 이롭게 하는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호박벌(bumblebee)’의 라틴어원을 따왔다.

이름하여


"봄바스"


봄바스 로고, 출처: Bombas


당시 톰스 슈즈(https://brunch.co.kr/@innovationlab/5)가 선풍적인 인기와 대중의 주목을 받은 시기였는데 David Heath와 Randy Goldberg는 톰스 슈즈의 박애적인 미션에 공감하며 판매되는 양말 1켤레 당 양말 1켤레를 제3국이 아닌 자국의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기부하기로 하였다.

 

봄바스 1켤레 판매 당 1켤레 기부, 출처: Bombas


그런데 단순히 기부하는데 그치지 않고 봄바스는 한걸음 더 나아가 기부용 양말을 따로 개발하였다. 판매 제품보다 더 세심하게 신경 써서 만들었다.


출처: "왜 모든 양말을 다 똑같이 만들어?", 티타임스



기업의 터닝포인트

2014년 45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봄바스는 ABC 방송국의 히트 쇼인 "샤크 탱크"에 출연한 것이 회사 성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샤크탱크 출연 당시 자료화면, 출처: Shopify


"샤크 탱크"는 신예 기업가들이 본인 사업의 지분을 대가로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심사위원들이 제공하는 멘토링과 재정적 투자를 받는 쇼이다. 당시 쇼에 출연 시 대부분 심사위원들은 기부를 하는 회사의 미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의 비용을 야기시킨다고 판단하여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유일하게 관심을 보인 단 한 명의 심사위원은 Daymond John이었다.

 

Daymond John, 출처: CNBC


Daymond는 FUBU라는 의류 브랜드를 6조 원 가치의 대형 브랜드로 성장시킨 패션업계에서 자수성가한 경영자였다. Daymond는 FUBU 또한 양말을 생산하지만 공장에 재고가 넘쳐난다고 고백하며 양말은 대중에게 가장 어필하기 힘든 품목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런 그를  David Heath와 Randy Goldberg는 품질과 판매 경로 전략(Route to Market)으로 설득하였고 결국 Daymond로부터 20만 달러를 투자를 17.5%의 지분에 유치하였다.



왜 봄바스를 택하였나?

Daymond는 투자의 이유로 먼저 봄바스 양말의 품질을 꼽았다. 양말의 앞부분에 봉제라인이 없는 '심리스(Seamless)'를 적용해 발에 압박감을 줄여 착용감이 좋았다. 그리고 홈리스 보호센터에 판매된 양말만큼 양말을 기증하는 회사의 방침 또한 공감하였다. 마지막으로 소규모 의류 브랜드들은 보통 중간 유통업체에게 납품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봄바스는 온라인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Direct to Customer(D2C) 모델을 갖고 있었다. Daymond는 이러한 봄바스의 유통모델에 큰 매력을 느꼈고 심지어 추후 오프라인 매장으로 채널 확대를 고려하던 두 창업자에게 이커머스와 D2C모델이 비즈니스의 미래이니 이 채널에 집중하라고 조언할 정도였다.

Direct to Consumer, 출처: Linkedin


"샤크탱크" 방송 이후 두 달 동안 봄바스는 재고 품절을 기록하며 약 14억의 매출을 올렸다. 방송 전 7만 켤레를 기부하였는데 4년이 지난 현재 누적으로 900만 켤레 이상을 기부하였다. 방송의 일시적인 마케팅 효과라고 하기엔 그 결과가 꾸준하였다. 제품의 본질인 품질이 좋았기에 가능했다.


현재까지 911만 켤레 기부, 출처: Bombas



앞으로의 행보

봄바스는 이후 다양한 기업들과 컬래보레이션을 진행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그중의 한 예가 Shake Shack과 진행한 기부행사이다. Shake Shack은 자사 로고색인 초록색을 이용한 봄바스 양말을 팔았고 판매 수만큼 봄바스는 양말 한 켤레를 Shake Shack은 햄버거를 한 개 기부하였다.


출처: Shake Shack


앞으로도 봄바스의 박애적인 미션에 공감하고 벤치마킹하는 기업들이 더 많이 생겨나 "주주 가치 극대화"만이 기업의 최우선 과제이자 궁극적 목표인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 도래하기를 기대해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