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기자를 거치고 블루포인트에서 창업을 기획하는 이미영의 이야기
2021년 12월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블루포인트의 이미영입니다.^^ 한번 찾아뵐 수 있을지 해서 이렇게 불쑥 연락드립니다!"
종종 VC나 PE에서 방구석의 나를 찾아주신다. 평소 새로운 분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혹은 불편함이 없기에 흔쾌히 응했다.
"네, 물론이죠. 그런데 혹시 미팅의 아젠다를 대략 알 수 있을까요?"
"아, 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글을 재밌게 읽고 있어서 한번 뵙고 싶었어요!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 하는 신사업도 한번 소개해드리고 의견도 한번 여쭙고 싶었습니다~"
오! 가물에 콩 나듯 마주치는 구독자님이었다. 가족도 외면하는 내 글을 읽어주신다니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광화문에서 만나 명함을 주고받고 서로의 지난 직장 경력을 공유하는데 편했던 자세가 어느 순간 급격하게 공손해지는 계기가 있었다. 벤처캐피탈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심사역인 줄 알았는데 기자 생활을 수년간 하신 분이었다.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콘텐츠 발행 전에 표현이나 맞춤법에 더 신경 쓸 걸 그랬다.'
몇 달 후 이번에는 내가 먼저 기습적으로 제안했다.
"기회가 된다면 미영 님의 커리어를 글로 옮겨 보고 싶습니다."
그녀는 흔쾌히 내 제안에 응해줬고 인간 이미영을 탈탈 털어낼 십여 가지 질문을 준비하여 블루포인트 사무실로 향했다.
Q.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마치 면접 보는 것 같네요. 저는 현재 블루포인트의 창업혁신팀에서 컴퍼니빌딩 업무를 맡고 있는 이미영 팀 리더입니다. 저는 스타트업계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고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Q. 학창시절은 어떻게 보냈나요? 지인들에게서 자주 들었던 말이 있나요?
사실 저는 비교적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아요. 당시 친구들이 제가 지금 스타트업씬에서 컴퍼니빌딩이라고 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에 이렇게 열성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마 다들 놀랄 거에요. 대학교에서 방송국 동아리는 했지만, 창업이나 창의적인 활동과는 거리가 있는 대학 생활을 보냈어요. 그런 와중에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싶은 욕심에 커피숍은 물론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다양한 파트타임을 했었어요.
지인이 저를 부르는 별명 중 하나가 '용감한 쫄보'예요. 제가 평소에는 소심해서 남들이 불편할 수 있는 표현은 될 수 있는 대로 자제해요. 그런데 정말 꼭 이 말은 해야겠다는 순간이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가감 없이 질러요. 그래서 주위에서 저의 양극단의 성향을 보고 '용감한 쫄보'라고 하는 것 같아요.
Q. 학사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석사로 국제통상을 전공하였는데 이 당시의 커리어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대학교를 수시로 들어갔을 때는 전공이 원래 중어중문학과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학교에서 '적벽대전'을 모두 외우라는 거예요. 무작정 암기해야 하는 과제가 싫어서 고민하다가 전과를 하기로 했어요.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운이 좋아 계열 변경을 할 수 있었어요.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당시 국제 정치에 관심이 있었고 유엔(UN)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당시 강경화 전 장관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에서 부판무관으로 근무하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였어요. 그 모습을 보고 저도 국제기구에서 국제 분쟁을 해결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삼일PWC라고 하는 컨설팅법인에서 근무하였는데 어떠한 업무를 하였나요?
저는 비즈니스 컨설팅 부서에서 근무하였어요. PWC는 사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업부를 세상에서 가장 먼저 출범한 컨설팅회사예요. 영국법인에서는 이와 관련한 프로젝트들에 대한 수요도 높고 상당히 많은 진척이 있어서 국내법인에도 관련 사업부가 신설되었죠. 저는 국내 규제나 사회 문제와도 연관된 사업이라고 생각되어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었어요. 남들이 해보지 않은 분야라는 것도 제가 입사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다만 해당 부서가 이제 막 신설되고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기 전이어서 큰 프로젝트를 해볼 기회가 적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웠어요. 지금은 ESG가 화두가 되며 사회 구성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많은 기업들이 단순히 홍보 수단이 아닌 경영철학에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것 같아요.
Q. 이후 머니투데이 기자를 거쳐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로 근무하였는데 어떠한 계기로 업을 바꾸게 되었나요?
저는 제 삶에서 일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제가 주도적으로 임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그런 면에서 컨설팅 업무는 만족도가 낮았어요. 아무래도 각각의 의뢰인에게 맞춘 서비스여서 경험이 적은 신입 컨설턴트가 빠르게 업무역량을 끌어올리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었어요.
그러던 중 기자라는 직업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사실 컨설턴트가 하는 일이 기자가 하는 일과 상당 부분 겹치거든요. 계속 업계를 돌며 취재하고 분석한 이후 최종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비슷해요. 처음에는 사회부와 정치부에서 기자로 활동하였는데 우연히 비즈니스 쪽 기사를 쓰게 되었어요. 2014년 겨울, 제가 실리콘밸리와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당시 스타트업 문화가 국내보다 앞서있었던 북유럽을 한 달 정도 취재하러 나갈 기회가 있었어요. 당시 국내 스타트업씬은 배달의민족과 같은 1세대들은 있었지만, 아직 창업-성장-성숙-회수로 이어지는 생태계의 내실화가 충분히 이뤄지기 전이었어요. 그런데 성숙한 스타트업 문화가 자리잡힌 해외에서 20개가 넘는 스타트업들을 만나 그들의 비전과 철학을 듣고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보니 전혀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어요.
Q. 당시 쓴 기사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주제는 무엇이었나요?
제가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있으면서 다뤘던 주제 중 가장 기억에 기업이 있는데 바로 ‘왓챠’에요. 사실 그전에는 기사를 어떻게 쓰는 게 맞는 건지 어떻게 분석을 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해당 기사를 작성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내가 깊이 있는 비즈니스 분석을 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구나.’
그리고 스타트업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였어요. 무엇보다 혁신적인 사고와 실행력을 갖춘 창업가들을 만나 그들이 그린 기업의 비전과 사업모델에 대해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 그때 정말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생각의 틀이 바뀌며 나무가 아닌 숲을 보게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전에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젊은 창업가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서 세상을 바꾼다는 말에 공감하기 어려웠는데 이때를 기준점으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단순히 지나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깊게 파고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를 차곡차곡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스타트업에 대한 애착도 생기고 창업자들을 존경하고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어요.
Q. TBT 파트너스 심사역으로 업 자체를 바꾸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기자 생활만 8년 가까이 했는데 스타트업을 취재를 많이 하면서 제가 고민이 많아졌어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나이가 마흔이 되기 전에 스타트업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전에는 기자라는 삶에 만족도가 컸어요. 외부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사람들도 자유롭게 만날 수 있고 저만의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유연하면서도 생산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스타트업들을 취재할수록 제가 정체된 느낌을 받았어요. 저 역시도 스타트업처럼 최종소비자가 이용하고 소비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의 변화를 포착하기보다 그 변화를 만들어 가고 싶은 마음이 어느새 생겼어요.
그런 고민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졌을 때 벤처캐피탈 TBT파트너스의 임정욱 대표님을 찾아뵙고 상담을 했어요. 그분은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시작하여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센터장을 역임하고 스타트업 얼라이언스(Startup Alliance) 센터장을 맡은 후 2020년부터 창업투자회사인 주식회사 TBT파트너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계셨어요. 당시 대표님을 DBR 취재차 한두번 취재원으로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뵌 적은 있었지만 따로 뵌 적은 없었어요. 커리어에 대한 고민의 무게가 점차 커지자 용기를 내서 그 분을 찾아뵈었어요. 그분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모두 내려놓고 선배 기자이자 경영인으로서의 조언을 기대했는데 예상외의 답을 주셨어요.
“마침 TBT파트너스에서 심사역을 채용하는 데 한번 지원해볼래요?”
심사역에 대해서는 사실 이전부터 관심이 있던 터라 벤처캐피탈에서 심사역으로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 갈 기회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스타트업과 더욱 밀접하게 일할 수 있고 옆에서 창업가와 기업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지원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죠.
Q. TBT파트너스에서 진행했던 투자 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스타트업 한 곳을 뽑는다면?
제가 투자했던 곳 중 '오늘의픽업'이라는 곳이 있어요. 지난해 3월에 투자를 진행했는데 같은 해 11월 카카오에 인수가 되었어요. 그동안 기업가치는 3배 가까이 올랐어요. 덕분에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그 성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이 기업이 실적도 좋았지만 제가 벤처캐피탈의 심사역으로 일을 시작한 지 별로 되지 않아 단순히 경험에 의존하여 판단할 수 있는 숙련도가 아직은 낮았지만 대신 저만의 심사기준을 만들었어요. 첫 번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이 주목하는 분야이면서 디지털화가 아직은 미흡한 영역 그리고 창업가가 이에 대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 의지가 있는 팀에 투자하겠다고 결정을 내렸어요.
두번째는 배송이었어요. 2020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절정을 이룰 당시, 쇼피파이가 이베이의 시총을 능가한 적이 있어요. 당시 화제가 되었는데 D2C(기업이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형태의 비즈니스)가 결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겼다는 것을 의미했어요. 앞으로 D2C 쇼핑몰들이 증가하면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를 의미하는 라스트마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 가장 수요가 커질 거라고 봤어요.
‘오늘의 픽업’ 팀을 만나보니 풀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하였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팀원들과 라이더 위치 추적, 경로 안내 등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이미 내재화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특히, 기술력은 TIPS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견고하고 깊이가 있었어요. 무엇보다 단순히 책상 위에서 고민하고 예상한 결과물이 아닌 실제로 물류 현장에서 구성원들이 일하고 있었기에 더욱 신뢰할 수 있었어요. 제 나름의 투자기준을 세워서 그 기준에 부합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무척 의미가 컸죠.
Q. TBT 파트너스가 업계에서 인정받는 벤처캐피탈인데 블루포인트는 엑셀러레이터이다. 옮기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벤처캐피탈 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벤처캐피탈은 엄밀히 따지면 기업에 투자하고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게 심사역들의 가장 큰 역량이어야 해요. 그런데 저는 스타트업을 찾고 분석하고 긴밀하게 소통하며 성장하도록 돕는 데 훨씬 관심이 컸어요. 마침 초기 심사역치고 많은 5건의 투자를 1년 동안 진행하였는데 성취감과 함께 허탈감이 밀려오며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과연 벤처캐피탈에서 생존을 넘어 성장할 수 있을까?’
저는 쉽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분석과 대인관계 그리고 무궁무진한 탐구력이라고 봤어요. 이러한 저의 성향을 가장 잘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어디일까 고민했는데 액셀러레이터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스타트업에 조금 더 밀접하게 붙어서 저 자신도 스타트업처럼 사고하고 일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마침 블루포인트 공고를 보고 지원하였는데 면접에서 저의 간절함과 진심이 전해진 덕분인지 이렇게 합류하게 되었어요.
Q. 블루포인트에서는 창업혁신팀의 팀 리더로 근무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심사역과 어떻게 다른가요?
일반적으로 심사역은 잠재력이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업무를 합니다. 창업혁신팀은 직접 창업을 기획하는데 아이템 발굴부터 수익모델 수립 그리고 검증까지 저희 팀이 초기 창업자들처럼 똑같이 그 과정을 거쳐요. 물론 저희는 블루포인트라고 하는 안정적인 기업의 지원을 받기에 대기업의 신사업팀에 조금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대기업이 신사업팀을 통해 기업의 미래 먹거리와 새로운 시장을 찾는다면 저희는 넥스트 이노베이션이 일어날 수 있는 영역을 찾고 거기에 맞는 사업을 기획하고 회사를 만들어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기초를 만드는 역할을 해요.
Q. 많은 초기 스타트업들이 초반에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하고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좌초합니다. 이미영 팀 리더는 이러한 상황이 일어나는 배경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스타트업들은 시리즈A를 투자받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오히려 시리즈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스타트업이 시리즈B 투자를 받는 사례를 오히려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도 되어야 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견뎌야 하는 게 너무 힘든 거죠. 그렇지만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수밖에 없는 과정이고 이를 슬기롭고 유연하게 극복한 팀이 시리즈A 단계에 도달한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을 맞닥뜨리는 데는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어요. 내부적으로는 스타트업이라면 당연하지만 역량과 경험의 부족이죠. 시드 단계의 스타트업들은 대표가 성공한 연쇄 창업가가 아닌 이상 경험 부족으로 당연히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요. 서비스나 제품이 시장에서 외면받지 않으려면 계속 보완해야 하죠. 그런데 팀에서 그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체적인 피로가 누적되고 정신적으로는 부족한 역량을 체감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올 수 있어요. 외부적인 요인은 시장 상황이죠. 스타트업이 생각했던 서비스나 제품이 시장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거나 코로나19와 같은 외부요인으로 시장에 예상하지 못한 급격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죽음의 계곡에 들어서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이 두 가지 요인을 해결하는 것은 결국 대표의 역량이라고 봐요.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의 심사역들이 대표 혹은 창업자를 많이 보는 이유가 바로 이런 역경이 있을 때 과연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인간적으로 고뇌할 수밖에 없는 힘든 과정에서 사업아이템을 전환하는 결단력 혹은 팀에게 끊임없이 비전을 제시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설득력을 대표가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스타트업의 미래가 달라지죠.
Q. 블루포인트의 앞으로의 방향성이 엿볼 수 있는데 직접 창업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는 Zero Stage(제로 스테이지, 시작 단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인가요?
제로 스테이지는 초기 단계(Early Stage)에서 극초기 단계(Zero Stage)로 넘어간다는 의미에서 저희의 핵심 전략 키워드로 정했어요. 현재 스타트업신이 상당히 주목을 받고 투자 역시 활발해지면서 좋은 회사에 투자하는 경쟁이 이전보다 심화되었어요. 이전에는 PE(사모투자펀드), VC(벤처캐피탈), AC(액셀러레이터)의 투자하는 스타트업의 단계가 명확했는데 어느 순간 그 경계선이 흐려지고 있어요. 비단 국내시장만 그런 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을 봐도 유사한 트렌드인 것 같아요. 결국, 점차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니 좋은 회사를 발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졌죠.
블루포인트도 처음에는 시드투자(보통 창업 1년 이내 극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만 계속하였는데 최근에는 펀드를 조성하여 시리즈A까지 확장하고 있어요. 저희도 내부에서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 치열하게 논의를 한 결과, 프리A와 시드단계를 넘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먼저 발굴하고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사업기획과 투자 그리고 창업가정신이 있는 인력을 지원하기로 전략의 방향성을 결정했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는 일단 지금 기획한 서비스를 유니콘 기업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5년 이내 최소 1개의 유니콘 기업은 육성해보자는 게 저와 팀의 목표이에요. 회사에서도 필요한 인력을 보강해주셔서 이제는 더욱더 정진하는 일만 남았어요.
앞으로 꾸준히 컴퍼니빌딩이라는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지나 정의에서 벗어나 블루포인트가 제시하는 제로스테이지 투자/ 육성 전략으로 범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요. 창업에 대해 저희만의 접근법이 효과적이고 성공적이라고 인정받아 주류가 되고 컴퍼니빌딩의 역사를 새로 쓰는 게 제 개인적인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