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에 대하여
인간은 언어로써 존재를 드러낸다
인간은 눈 뜨기 전에 소리로 세상을 인지하고, 본능에 따라 소리로 나를 드러내는 존재다. 인간은 언어와 함께 성장한다. 그리고 개인은 또 다른 개인과의 대화를 통해 비로소 자신이 누군지 깨닫는다. 하지만 SNS 시대는 개인을 지우는 완벽한 계기가 되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을 얼마든지 드러내는 게 가능한 시대에 개인이 존재를 드러낼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말은 난센스처럼 들릴 수도 있으나, 사실 그렇지 않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도 점차 자신이 직접 소리를 내는 것보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팔로우하는 것으로 개인의 소리를 대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