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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수 Feb 23. 2022

난 이런 사람이 좋더라

눈 안 높아요

사람마다 가치를 두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이런 사람을 대하게 되면 그 사람을 꼭 다시 한번 더 보게 된다. 그리고 내 아이가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 사회의 일원이 될 때부터도 그랬고 아이가 결혼할 상대도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온 게 있다.


첫 번째는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도덕이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느낌, 고리타분하다거나 진취적이지 못한 것 같고 어떤 틀속에 가둬버리는 듯한 것, 학창 시절에 도식적으로 배웠던 안 좋았던 기억 때문에 이 말이 갖는 위력이 종종 무시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람들이 공동으로 추구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으며 시대나 문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도덕이 가지는 딱 하나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면 바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것' 아닐까 싶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 어떤 것도 온전히 내 것인 것은 없다. 공기도 땅도 그렇고 햇빛이나 물은 말할 것도 없다.


공중도덕을 무시하는 행동의 저변에는 함께 나누어야 마땅한 것에 대한 독점적 이기심이 깔려 있다고 본다.

타인과의 '약속'을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는 무시해도 된다는 이기심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나만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는 그 이기적 생각 때문에 바로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경계하는 편이다.


제대로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사람은 남이 보거나 보지 않거나 상관없이 잘 지킨다.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신뢰를 낳고 신뢰는 배신의 위험이나 불안으로부터 관계를 유지시켜준다.


두 번째는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모르는 어린아이가 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하루에 몇 번을 만나도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을 속으로는 '싱겁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배어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인사가 쉬운 것 같지만 인사하는 순간에 '나를 알까?', '인사했는데 안 받아주면 어쩌지?' 하는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 인사 잘하는 사람에 대해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나 역시 내가 인사한다고 저 사람이 나를 알까? 하는 생각에 그냥 지나가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것 아랑곳 않고 인사를 잘하는 사람은 한 편 부럽기도 하고 참 반듯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주위를 환하게 만들며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이다. 인사만 잘해도 인간관계에서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


세 번째는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시간을 안 지키는 사람은 바빠서가 아니라 100% 그냥 습관이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늦춰봐도 결과는 똑같다. 그것도 말하기 애매하게 5~10분씩 늦는 사람은 나를 쪼잔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 같아 더욱 불쾌하다.


시간을 잘 안 지키는 사람은 '그 정도 늦는 거야 그럴 수 있지'라는 너그러운 생각을 본인에게만 적용하는 역시 이기적인 사람이거나 '주인공 여배우' 의식이 있거나라 생각한다. 그 자리에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참 별 걸 다 신경전을 벌인다 싶은데 의외로 그런 데서 기세 싸움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실재한다.


다른 사람을 이기겠다는 생각이 없어도 시간을 잘 안 지키는 사람은 주로 시간 계산을 잘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시간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경우다.


시간 계산을 잘 못하는 것도 일종의 계산력의 부족이거나 자기 행동에 대한 통제력, 교통상황에 대한 이해나 통찰력의 부족을 뜻하기 때문에 다른 일 역시 그렇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사람이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이라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중에는 더 큰 것도 자기 기준에서 '그럴 수 있다'라고 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매우 경계하는 편이다.


네 번째는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이다.

정리정돈 역시 단순히 청결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쌓아두고 점점 부풀리는 사람인가 그때그때 해소하고 해결하는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의 머리는 일을 대할 때 그것의 체계를 세우고 핵심을 파악해서 효율적으로 일하고 성과를 잘 낼 수 있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자기의 사적인 문제라도 주요한 것과 부차적인 것을 잘 분별하고 각각의 해결법에 대한 전략을 가지며 큰일이 나지 않게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다.  


이 부분에 대해 꼭 아인슈타인의 예를 들며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 아인슈타인은 수학은 잘 못했지만 위대한 물리학자인 것은 사실이다. 기존의 질서 정연한 사고력으로는 볼 수 없는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는 최적화된 사고력이니 가능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그런 위대한 무질서보다는 예측 가능하고 눈앞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문제가 쌓이기만 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에게 하는 첫 번째 조언이 우선 주변 정리정돈부터 하라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은 빈 말이 아니라 진리다.

북경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의 태풍을 일으키는 카오스의 진리가 어디 자연현상에만 있을까.

사람이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만으로 그 사람의 일상이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과연 과도한 억측에 불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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