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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민 Jun 30. 2023

디쇽! 네 빛이 일렁일 때가 좋아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정화가 필요할 때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했다. 애니메이션도 종류가 다양하지만 내가 주로 찾는 건 순수하고 아름다운, 말 그대로 동화 같은 이야기들. 통통 튀는 노래와 오색찬란한 원색 가득한 색감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고. 한 두 개씩 찾아보다 보니 볼 때마다 꿈틀거리는 동심에 중독돼, 이제는 개봉하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영화관에서 보는 게 하나의 낙이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 범죄도시를 건너뛰고 인어공주랑 엘리멘탈을 영화관에서 봤다. 브런치를 개설하고 글을 자주 쓰겠다 다짐했지만 생각보다(?) 바빴고 글쓰기가 일처럼 느껴져서 미루고 미루다 엘리멘탈을 보고 이 기분은 남겨야겠다 싶었다.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아이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았지만 이 영화는 어른들이 꼭 봤으면 한다. 물과 불, 전혀 다른 원자들이 만나 불편한 시선들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내는 영화. 현실적인 사랑의 모양과 달라서 그래서 ‘동화’라고 불리는 이 특성이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아닐까. 한편으로는 ‘동화라서 가능한 이야기’라는 말이 씁쓸하기도 한데, 희한하게 묘한 도전의식도 생긴다. 그게 곧 ‘로망’이기도 한데, 큰일이다. 이쯤하고 현실은 현실로 살아야 하는 건지. 정리 안된 넋두리는 그만하고 또 하나 더 추천하자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ost이다. 화려한 색감에 아기자기 귀여운 주인공들이 뛰어다니며 흘러나오는 Lauv-steal the show는 정말 최고의 오감만족을 선사한다. 거의 반쯤 홀린 듯 보다가 영화가 끝나고 제정신으로 가사까지 찬찬히 읽어보니 이젠 노래가 영화만큼 좋아졌다.

사랑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아니다 중요한 거 따위는 없다. 오직 단 하나만 필요하다는 것. 깨끗해진 기분이다. 디쇽! 영원한 빛은 없으니, 빛날 때 만끽해야 해. 

이 영화는 나름 현실적이기도 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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