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도 생각남 Apr 28. 2022

시대의 최고 지성이 남긴 마지막 유언은?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리뷰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지.


시대의 지성 이어령 교수님은 마지막까지 럭셔리하셨습니다.


김지수 기자라는 마지막 제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언' 같은 마지막 말씀을 책으로 남기신 이유를

저는 그렇게 해석합니다.


천상 작가였던 교수님은 암 판정 후 죽음의 문턱에서

'죽음'이라는 매력적인 이야기꺼리를 포기하실 수

없으셨던 것은 아닐까 하는...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김지수 기자와 이어령 교수님의 인터뷰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이것이 책의 부제입니다.


1. 저자 - 인터뷰 전문 기자를 '마지막 제자'로 택하다

저자인 김지수 작가는 26년 경력의 베테랑 기자입니다.

현재 조선비즈에서  문화전문 기자로 일 하고 있습니다.


전문 인터뷰어로 '인터스텔라'라는 인터뷰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5년부터 진행해온 인터스텔라는 누적 조회수 1천만 회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일터의 문장들('21.8월), 자존가들('20.1월),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18.11월) 등

전작 역시 인터스텔라를 통해 만난 유명인들과의 인터뷰들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이어령 교수님께서 인터뷰 형태로 마지막 수업 방식을 택하신 이유는 'inter'라는 키워드가 주는 인사이트를 전해주시려던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인터뷰가 뭔가?
inter
사이에서 보는 거야
...
인터뷰는 대담(對談)이 아니라
상담(相談)이야
...
자네가 나의  마지막
공간과 시간으로 들어왔으니
이어령과 김지수의 틈새에서
자네의 눈으로 보며 독창적으로 쓰게나


2. 목차 - 스승과 마지막 제자와의 16번의 만남


김지수 작가는 이어령 교수님과의 16번의 인터뷰를 16개의 목차로 구성했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의 다양한 화두들을 대화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3. 생각남을 흔든 문장들 - 시대의 지성의 마지막 수업내용?


'어떻게 이어령 교수님처럼 혁신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이 책을 펼치면서 던졌던 질문이었습니다.


작더라도 바람개비처럼
자기가 움직일 수 있는
자기만의 동력을 가지도록 하게.

'생각'이 곧 동력이라네.

우리는 바깥으로부터
무지막지한 중력을 받고 살아.
억압과 관습의 압력으로부터
살아가기 때문에,

생각하는 자는 지속적으로
중력을 거슬러야 해.
가벼워지면서 떠올라야 하지.
떠오르면 시야가 넓어져.

이어령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에서 제가 찾아낸 키워드는 질문이었습니다.


큰 질문을 경계하라

교수님께서는 큰 질문, 일반론을 경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큰 질문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이란 무엇인가' 하는 거대담론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뭔가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큰 이야기를 하면 틀린 말이 없어.
지루하지.
차이는 작은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거든.


디테일을 다 빼고 결론만 떼어서 전달한다면 하나마나한 일반론이 된다며 주의를 당부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이 대목에서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 떠올랐습니다.


꿈이라는 건,
빨리 이루고 끝내는 게 아니야
그걸 지속하는 거야


이어령 교수님께서는 꿈과 유언 이야기를 통해서

'자기다움'에 대해서도 강조하셨습니다.


죽고 나서도 할 말을 남기는 사람과
죽기 전부터 할 말을 잃은 사람 중
어느 사람이 먼저 죽은 사람인가?

10년 전에 할 말 다하고
동어반복하는 사람은
유언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야.


동어 반복을 하지 않는 삶은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저는 또한 '질문'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관습과 관성의 중력에서 벗어나

나만의 기준과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큰 질문이 아닌 일반론이 아닌 쪼개고 쪼갠 작고 구체적인 질문으로 말입니다.


이어령 교수님의 마지막 제자인 김지수 기자는 질문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질문하는 한 모든 사람은 배우고 성장한다
질문은 자기모순적이고 연약한 인간이
미스터리 한 세계와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며,
내가 타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다


4. 삶의 크고 작은 질문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이어령 교수님의 유언입니다.

시대의 지성이 이 시대의 제자들에게 들여주는 라스트 스토리입니다.


그 이야기 속엔 질문과 답이 있습니다.


관습과 관성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동어반복하는 삶을 경계하며 자기 다운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가고자 했던 프로 질문러의 고민과 질문법이 담겨 있습니다.


평소 '질문'에 대한 화두를 갖고 계셨던 분,

'자기다움'에 대한 고민을 갖고 계신 분,

죽음과 삶에 대한 화두에 관심 있는 분들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이 컵을 보게.
컵은 컵이고 나는 나지. 달라
서로 타자야.

그런데 이 컵에 손잡이가 생겨봐.
관계가 생기잖아.

손잡이가 뭔가?
잡으라고 있는 거잖아.
손 내미는 거지.

이어령 교수님은 '질문'을 통해 그리고 '마지막 수업'이란 책을 통해 '손잡이'를 만들어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계십니다.


여러분의 스토리와 콘텐츠에도 타자를 위한 '손잡이'가 있으신가요?




매거진의 이전글 '부의 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