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약-사랑을 만나는 시간(vol.1 사랑이 다시 온다면)
나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올까요?
사랑이 두렵지 않던 스무살에는 비워지면 또 채워지던 그런 사랑이 쉬웠습니다.
시간이 흘러 내 모든 것을 바쳐 사랑한 후에야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한번 넘어져 본 당신은 훌훌 털고 일어나는게 두렵습니다.
최선을 다해 사랑한 후에
그 쓰임이 다 한 후에
소중하게 여겨지고 싶던 나의 마음은
상처 받아 젖은 채로 그렇게 누구도 찾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누군가 비를 털어주고 양지볕에 말려줄수 있을까요?
나는 그렇게 새롭게 사랑할 수 있을까요?
사랑받고 싶은 마음 그대로 오색찬란한 당신의 빛을 반짝이며
사랑받기를....
나는 지금 이별하는 중이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는 언제나 슬프다. 그 사람의 우산이 되어 차가운 비를 맞아도 마음이 따뜻했던 사랑의 한페이지를 지나고 나면 구석 한켠에 세워진 젖은 우산이 되어 버린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다시 사랑받을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지나온 그 시간에서 차가운 비를 맞으며 따뜻한 마음을 받아본적이 있었던가? 그렇게 버려진것은 아닌지, 나는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인지. 끝없는 슬픔에 젖어 버린다.
당신은 빛나는 사람임에도 빛나지 못했으니, 또한 사랑에 최선을 다했으니 예쁜 사람이다. 누군가는 당신을 예쁘게 말려주고 다정하게 접어 가방에 소중히 넣고 다녀줄 것이다. 그런 사람을 꼭 만날 것이다.
그것은 나에 대한 주문이다. 나역시 아픈 사랑을 버텨야 했으며 최선을 다했기에 상처가 깊이 남았다. 사랑이었을까를 의심하며 화도 나고 가슴을 쾅쾅 쳐내기도 한다.
사랑은 쉽지 않음을 느낀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사랑은 도망침이 아니었다. 나는 내 현실이 너무 힘들어서 도피로써 사랑을 선택해왔다. 나의 결핍은 또다른 결핍을 낳았다. 진정한 사랑은 나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서로 사랑하는 일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서로를 채워가며 살아가는 일은 그 기적의 기적 같은 일이다. 서로를 사랑함이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일이 되어야 한다. 서로가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믿음이 있어야 되는 것이다.
그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언제든지 기꺼이 우산이 되어 서로의 비를 맞아주고 보송보송하게 말려 소중하게 간직하고 다녀줄 그런 사랑을 어떠한 기적으로 만날 수 있을까? 평생을 그렇게 살 수 있는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모를 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비오는 날에만 서로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비오는 날에도 필요하긴 했을까? 궂은 날도 맑은 날도 나를 소중하게 여겨줄 누군가를 조심스레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