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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차분 Sep 07. 2023

더 이상 옛날 술이 아니다. 힙해지는 전통주!

의뢰번호 36. 지역마다 전통주가 따로 있더라?

우리 이름은 칠월&차분! 탐정이죠.

내 '취향'이 없어서 주말이 무료한 여러분들을 위해 다양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의뢰번호 36. 지역마다 전통주가 따로 있더라?  


 요즘 주말에 짧게 국내 여행을 다녀오는 취미가 생겼어. 지역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볼거리가 다양해서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더라고. 여행을 가면 야식도 살 겸 그 지역의 마트나 시장을 꼭 들러보는 편인데, 항상 그 지역의 특산주(酒)가 있어서 놀랐어. 지금까지 지역 이름을 딴 막걸리 정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종류가 꽤 다양하고, 패키징도 꽤 힙(!)해서 조금 궁금해졌어.


 취향사무소에서 전통주를 소개해 줘.



✨취 향 보 고 서 - 36✨

더 이상 옛날 술이 아니다. 힙해지는 전통주!



 내 네임태그에 ‘알코올 박애주의자’라고 되어있는데, 사실 좀 잘못됐어. 나는 사실 전통주 편애자야. 전통주 종류도 정말 많고, 양조장의 이야기나 이 술의 탄생 스토리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거든. “어머 이 술, 정말 고난과 역경을 겪고 태어났구나.” 술에 감정 쏟는 파워 F. 


 혼술 문화, MZ세대 레트로 유행(아니 근데 전통주가 레트로라고? 인정할 수 없다!)으로 몇 년 사이 전통주 시장이 많이 커졌대. 하지만 국내 전체 주류시장의 규모를 생각하면 아직은 미미한 정도. 


 전통주 시장이 더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레터를 시작할게. 아, 와인편에 이어서 한 번 더 강조할게. 음주를 권장하는 레터는 절대 아니야. 과도한 음주는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꼭 주의하길 바라.



 전통주가 뭐야?

 국내에서 생산된 술? 역사가 깊은 술? 생각하는 범위가 다를 수 있는데, 현행법상 전통주는 100% 국내, 해당 지역 농산물을 사용했거나, 무형문화재 면허 보유자나 식품 명인이 만들었을 경우로만 분류해. 쉽게 설명하면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장수 생 막걸리’는 막걸리지만, 원재료에 외국산 쌀이 섞여 있어서 전통주가 아니야. 대신 가수 박재범이 출시해서 한때 품절 대란이었던 증류식 소주 ‘원소주’는 국산 쌀 100%로 만들었기 때문에 전통주지.


 주막에서 “주모 여기 국밥이랑 술이나 한 사발 주쇼.”라며 얼굴 벌게질 때까지 한 잔 마실 것 같은 게 전통주라 생각했다면? 그건 좀 편견이지. 


 전통주는 그 지역에 가야만 구매할 수 있어?

 전통주는 온라인 구매도 가능해.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전통주는 인터넷으로 구매하거나 선물을 하기도 하는 편. 대신 종류에 따라 박스 단위로만 구매가 가능한 때도 있어 의도치 않게 12병의 전통주가 생길지도 몰라. 금액은 온라인/오프라인 큰 차이는 없어. 


 종류별로 소개해 줄게!

 전통주는 증류주, 탁주, 약주 & 청주, 과실주 등으로 나눌 수 있어. 더 세분화한다면 증류주도 소주냐 리큐르냐 등등 또 구분할 순 있겠지만 우리 오늘은 여기까진 가지 말자. 아무튼 전통주도 주류법상 분류되는 술은 다 있는 거지 뭐. 정말 다양한 전통주들이 있다는 뜻. 그만큼 술을 만드는 양조장도 많아.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곳도 있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전통주 시장에 뛰어든 젊은 양조장도 있지.


 생각보다 넓은 이 전통주 시장에서 나의 전통주 취향을 찾으려면 마음에 쏙 드는 술로 입문(?)하는 게 중요하니까, 내가 종류별로 마셔본 후 꽤 괜찮았던 전통주 몇 가지를 추천해줄게.


 참고로 나는 그냥 전통주를 여러 가지로 마셔보았을 뿐. 전문성은 전혀 없으니 혹시 내가 추천해준 술을 우연히 마셔보았는데, 입맛에 안 맞더라도 “아 칠월이 취향 특이하네.” 정도로 너그러이 봐주길.



 깔끔한 맛높은 도수 독주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증류주 : 16도 내외의 순한 맛(?)도 있지만 평균 25도, 40도 이상 되는 도수 높은 술. 일명 쎈 술이지. 술이 약한 사람이나, 입에서 알콜 향이 강하게 남는 독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아. 하지만 독주의 쌉싸름한 맛 뒤에 따라오는 은은한 풍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헤어 나올 수 없지. 그리고 요즘 하이볼이 유행이잖아? 토닉워터나 탄산수에 타서 하이볼로 즐겨보고 싶다면 증류주를 추천해. ‘원소주’나 ‘안동소주’가 대표적인데, 개인적으론 보리로 만든 증류주 ‘모리’가 한식과 잘 맞아서 좋았어. 


 머리 아프다는 편견 억울하다개성 있고 맛있는 술을 찾는다면 탁주 : 곡류를 발효시킨 그대로라 정말 술이 탁해서 탁주. 대표적으로 막걸리가 있겠지? 특히 요즘 MZ 사이에서 막걸리가 유행하면서 달달한 맛부터 상큼한 맛, 구수한 맛까지 막걸리 종류가 많이 늘었어. 대부분 10도 이내로 도수가 높지 않은 편이라 가볍게 한 잔 즐겨보고 싶다면 추천해. 대신 유통기한이 보통 한 달 이내로 짧은 편이니 마음에 든다고 쟁여두지 말 것. 묵직하고, 고소함이 좋았던 ‘담은’ 막걸리와 우유가 생각나는 은은한 단맛이 즐거웠던 ‘하얀 까마귀’를 추천할게.



 달짝지근목 넘김이 부드러운 술을 찾는다면 청주 약주 : 사용되는 누룩 양에 따라 약주, 청주로 구분한다는데 잘 모르겠고 일단 다 맛있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향이 좋아서 알콜 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딱이야. 맛있어서 술이 술술 넘어가지만, 15도 이상으로 도수가 제법 센 편. 주량을 생각하지 않고 마셨다간 후회할 거야. 요즘 맛있다고 소문난 ‘고흥 유자주’도 약주야. 이건 정말 마시면서 “이게 술이야?”를 외칠 정도 아주 상큼해서 더운 여름밤에 딱. 그리고 평소에 ‘청하’를 좋아한다면 정말 잘 맞을 ‘단상지교’도 추천할게! 참고로 이 술은 내 인생 술이야. 


 특별한 날과 어울리는 술을 찾는다면 과실주 : 국내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와인도 있지만, 와인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애플사이더도 약간 논란이 있지만 일단은 전통주야. 자두, 오디, 복숭아 등 말만 들어도 벌써 상큼한 과일들로 만들어. 프랑스 와인처럼 ‘타닌을 느끼고 떫은 걸 견뎌야 깊이를 느끼고 어쩌고….’다 필요 없어! 그냥 상큼하다! 달콤하다! 아주 직관적. 꽤 달달한 편이라 반주로는 어울리지 않고, 디저트용이나 파티용으로 더 좋을 것 같아. 단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른 종류를 추천해. 청포도로 만든 ‘청수 화이트’나 역시 SNS에서 예쁜 패키징으로 핫했던 ‘요새로제’를 추천해!



 오늘 레터에서는 전통주를 소개해보았어. 사실 매주 레터를 쓸 때마다 ‘아, 이건 좀 자신 없는데’라며 머리를 쥐어짜는 괴로움 타임이 있는데, 이번 레터는 한 시간 내내 막힘없이 술술 쓰고 있어서 ‘이 정도로 내가 술쟁이었나!’ 조금 자괴감이 들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이 레터를 통해 전통주에 관심이 생긴 의뢰인이 있진 않을까 하는 기대에 살짝 설레기도 해.


 아!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소개할게. 9월 1일부터 9월 3일까지. 예산에서 맥주 페스티벌이 열려. 백종원의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예산 사과, 제주 감귤, 영동 포도 등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맥주와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축제야. 지역 특산품을 사용했지만, 맥주 제조에 사용되는 맥아가 외국산이라 전통주에 포함되진 않아(억울) 오늘 레터에서는 빠졌지만, 정말 취지가 좋아서 레터에 짧게나마 소개해.


 백종원 유튜브에서 축제 준비 영상을 공개했는데, 정말 다양한 맥주는 물론이고, 지역 농산물로 만든 음식도 많이 준비했더라. 특히 특별 제작한 풍차로 익히는 아사도 바비큐는 보는 재미까지 완벽해. 어떤 축제인지 궁금하다면 미리 유튜브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 첫 축제라 준비가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지역 축제가 늘어나면 국내 생산 맥주 시장이 커지고, 지역도 발전하고 나는 맛있는 맥주를 더 마실 수 있고! 일 석 삼조 아니겠어? 관심 있는 사람은 방문해보길 추천할게.


 술 한 방울 마시지 않았지만, 왠지 술 냄새 폴폴 나는 오늘의 레터는 여기서 마무리해 볼게.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취향탐정단의 평가

레터를 쓰다 보니 잊었던 막걸리 만들기가 생각났어.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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