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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끼장미 Feb 25. 2023

예술교육, 이제 학교가 나서야 할 때

경기도교육청 예술공감터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


매 순간 느끼는 스스로의 날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고 산다면 어떻게 될까?



행복, 기쁨, 즐거움, 설렘 등의 긍정적 감정은 

타인에게도 더없이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떠할까?


슬픔, 불행, 분노, 좌절 등의 부정적 감정을 

솔직하게 표출한다면, 

그 감정을 감당해야 하는 타인에게는 

더없이 고통스러운 감정이 전이될 것이다.


고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존중한다면, 

때론 감정을 절제해야 한다.  


하지만 감정을 절제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참는다고 참아지는 것이 아님을,

나는 지난 삶 속에서 배웠다. 


특히 부정적 감정을 건강하게 표출하지 못하고 살아갈 때 

더 커다란 폭풍우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폭풍우는 늘 그렇듯

나보다 약한 타인을 향한다.


그 타인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될 때, 

후회해도 이미 늦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잊지 못할 상처를 준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스스로의 감정을 스스로 어쩌지 못하는데......

소통의 단절은 시끄러운 마음을 더욱 들끓게 한다.

분노를 끌어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당사자도 고통이지만, 

그런 사람이 아니면 기댈 곳 없는 

약한 타인은 더더욱 고통스럽다.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존재이니,

타인과의 좋은 관계 형성은

행복한 삶을 위해 절대적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그 배움의 자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예술'이다

예술은 팍팍한 인생살이에 큰 울림을 준다.




좋은 영화 한 편을 보고 극장을 나섰는데 거리의 풍경이 달라진 적이 있을 겁니다. 한 곡의 음악을 듣고 세상의 색깔이 변한 적도 있을 겁니다. 미술관에서 그림 한 점에 이끌려 한동안 바라보았던 감흥은 긴 여운을 남기죠.
......
문학작품은 또 어떤가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나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걸작은 몇 날을 빠져들어야 다 읽어낼 수 있는 장편입니다.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 자신의 현실이 다시 보입니다.

예술작품에 흠뻑 젖는 일, 참으로 귀한 경험입니다
.......
예술작품이 주는 울림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예술은 사람들의 고뇌와 고통을 이해하고
인간의 가치를 해석해
삶의 전망을 밝히는 인문학의 전위에 있습니다.

예술 수업 서문 중에서


예술의 중요성을 알지만,

학교에서의 예술 교육은 어떠한가?


초등학교 때 활성화되었던 예술교육은 학령이 오를수록 점점 멀어진다.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은 입시가 거리가 먼 어린 시절에 만

겨우 허락된다면, 이 팍팍한 시간을 아이들은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아이들 마음이 얼마나 시끄러울지, 

그 시끄러운 감정들을 

아이들은 어떻게 견뎌내고 있을지,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른이 되어 예술을 향유하는 사람들은 '살만한' 사람들이다. 

이는 예술을 소비의 시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상품으로써의 예술을 소비할 여유를 지닌, 

'살만한' 사람이 되려면, 지금은 예술을 향유할 때가 아니다. 

공부에 매진하여 점수를 올리고 좋은 학교에 진학해야 한다. 

그러니 예술에 관심을 둘 여유와 시간은 없다.



'팍팍한 인생살이에 문화생활을 향유하는 것은

여유 있는 살만한 사람들의 것'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감정을 표출하는 기본적인 것(예술)을 배우는 것조차

자본의 논리로 서열화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스스로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출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하고, 

나는 이것이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오늘, 예술공감 터 조성을 위한 사업 설명회가 있었다. 

2023년 우리 학교에서 추진하는 

공간혁신을 위한 설명이라 더 귀담아들었다. 

학교마다 공동체 내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술공감터를 조성하고, 

그 공간을 활용해 예술적 감수성을 마음껏 발산하는 

꿈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들으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요즘 부쩍 힘든 아이들이 많다.

나는 그 아이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왜 그럴까?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사랑하니 더 좋은 경험을 선물해 주고 싶다.


수업하랴, 행정 업무하랴, 대학원 다니랴 

정신없는 일상이 지나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또 힘을 낸다.


내게 온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마음을 쓸 것이다. 

나의 작은 수고가 

아이들의 시끄러운 마음을 치유하는데 

작은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기쁘겠다.


사랑의 마음으로 만들어갈 

우리 아이들의 예술공감터 ~

그 안에서 예술과 함께 하며, 

❤️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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