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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바람 Feb 07. 2023

오만의 대가

원래부터 나의 인생은 단 한 번도 풍요로웠던 적이 없었다. 


항상 조금씩은 결핍이 있었고 견딜 수 있을만치 힘들었다.


어느 때엔 남들보다 많이 가진 듯하였지만 내 자신이 형편없다 느꼈고


어느 때엔 남들보다 적게 가진 듯하였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 하였다. 


평가의 기준은 남들의 시선이었던 것 같지만 감정의 기준은 항상 내 자신이었다. 


어느 순간 끊임없는 비교와 평가 속에서 안도할 구멍을 찾던 나의 마음은 괴로워하고 있었다. 


내가 남들만큼 하지 못해서 괴로워했을까 아니, 남들만큼 가지지 못해서 괴로워했을까 단언컨대 아니다. 다른 누군가를 평가하고 재단하고 있는 나의 모습에 괴로웠을 것이다. 


가지지 못했어도 주변사람들을 웃음 짓게 만들던 나의 모습은 어디로 숨어버렸나


누군가를 평가하고 재단하는 순간 나도 평가와 재단의 도마 위에 올라선다는 것을.


가슴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머리로 자각하진 못했다. 


내 자신과 주변인들의 불완전함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나의 모습을 사실 난 가장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다.


그 단순한 진실을 이제서야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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