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명 이영주 Oct 10. 2019

라켓

늦여름 모기

우리 집에 서식하는 모기는 몸이 까맣고 소리 없이 날아다니는 종류다. 그래서 나는 모기의 행방을 알아차릴 수 없이 속수무책으로 물리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그러려니 하고 몸을 긁어대며 간혹 욥의 피부병을 맥락 없이 떠올리곤 한다. 과학적 지식이 없어서 못하고 있지만 간혹 모기의 행방을 볼 수 있는 특수 안경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모기에 날개 진동을 감지해서 볼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안경. 그런 안경을 특허 내면 그야말로 대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 비록 잠깐이나마 유쾌해진다. 하지만 모기가 나의 그런 생각을 읽으면 낭패니까 당분간 전략적 차원에서 일부러라도 모기에게 헌혈을 해주는 편이 정보 노출을 막을 수 있는 길 아닐까 싶어서 일단 모기 안경에 대한 생각이 구체적이 될 때까지는 전기 모기채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계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