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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진 Jan 05. 2024

장기 저성장 시대의 이직 준비는 어떻게 달라야 할까

세계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채용 시장에도 체감될만한 변화가 많습니다. 일단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채용 TO 자체가 줄고 있으며, 오픈된 포지션 자체도 제한적이고 그만큼 예전보다 엄격하고 까다로운 잣대로 평가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 상황 자체에 위축되거나 부정적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런 때에 맞게 적절한 도움을 드리기 위해 고민하는 저를 비롯한 많은 채용 컨설턴트 분들도 계시니까요!) 단, 이러한 국면이 어느 시점까지 어떻게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이직과 취업을 준비하는 마인드셋은 분명 어느 정도 달라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등의 업계를 중심으로 경력 채용과 관련해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부분을 몇 가지만 공유드려볼게요!


1️⃣ 정말 그 자리에 딱 맞는 사람을 찾는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좀 더 공격적으로 채용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보다 투자 규모도 크고 상승 모드에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Scalable/Exponential 한 성장을 위한 인재 투자를 아끼지 않았죠. 상승/확장기에는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판단하는 기준도 지금 당장의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보다는 (아직 사업의 불확실성이 많은 단계인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는 모습들도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작년 하반기부터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대규모 채용 이후 구조 조정, 조기 퇴사 등 다양한 채용 리스크를 체감한 기업들이 그만큼 조직의 당면한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핏(fit)한 인재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게 되면서, 회사의 미션과 강하게 align 하여 확실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마인드셋과 경험을 모두 갖춘 인재를 검증하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폭발적인 성장보다 당장의 생존과 유의미한 성과가 중요한 화두가 될수록 상대적으로 중요해지는 것은 학벌이나 스펙 등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보다는 내가 이 조직의 '방향성과 목표'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빠르고 확실한 아웃풋을 낼 수 있는 인재'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지원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직을 준비하다 보면 가장 간과하기 쉬운 포인트이기도 한데요. 구직자 입장에서 시간에 쫓기다 보면 두루뭉술한 마스터 버전으로 돌려 막기하고 싶은 욕구가 가장 커지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뾰족하고 정교하게, 누가 봐도 이 사람은 해당 포지션의 적임자에 가깝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지원 동기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실제 인터뷰에서 어필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신데, 인터뷰 기회조차 얻지 못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합니다.


2️⃣ 진정성 있는 애티튜드가 결국 파도를 넘는다


최근에 저와 이직 프로세스를 진행한 후보자 분들의 사례입니다. 그저 겉치레가 아닌 진정성은 어떻게든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가치는 결국 '애티튜드'가 아닐까요.


A 후보자님: 해당 기업의 JD와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 후, 누가 봐도 이 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공들여 준비했다는 느낌의 customized 된 서류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이후 바쁜 현업 업무 중에도 저와 함께 수 차례 통화와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는 오프 미팅을 통해 실제 인터뷰 시 예상되는 챌린지와 이슈까지 사전 인터뷰를 성실하게 수행해 주셨습니다.

보통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다 보면, 이 분은 반드시 합격할 것이라는 강한 '촉'이 올 때가 있는데 제게 애티튜드만으로 그만큼의 확신을 심어준 분이셨습니다. 결과는, 원래 2차까지 진행하기로 한 인터뷰 프로세스였는데, 1차만으로 빠르게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B 후보자님: 서류 합격 후 여러 차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인터뷰어에게 본인을 각인시킬 수 있는 본인만의 스토리라인을 개발해 오셨습니다.

특히, 해당 브랜드의 다양한 매장을 미리 답사 후 매장 별로 잘되고 있는 부분, 개선점 등을 분석해 최종 인터뷰 때 대표님께 브리핑을 드리는 등의 열의와 정성을 보여주셨던 점이 인상적이었던 분이셨는데요. 결국 애초에 오픈되었던 직급 이상의 좋은 조건을 제안받아 즐겁게 일하고 계십니다.


3️⃣ 단단한 마음으로, 그러나 유연하게!


저성장 기조 속에서 회사가 지원자에게 기대하는 역량이나 역할도 좀 더 고도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리더급으로 올라갈수록 특정 영역의 역량보다는 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방면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로서의 성향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제가 몸담았던 PR 분야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언론홍보, 디지털 PR, 마케팅 PR 식으로 특정 분야별 스페셜리스트로 일하는 것이 보편적인 커리어패스로 여겨졌었는데요.


이제 기업을 둘러싼 이슈들이 워낙 복잡해지고, 단선적인 접근 방식만으로는 풀 수 없는 난제들이 늘면서 HR, 마케팅, 전략, 법무, 대관 등 기능적 관계 + 사회문화적인 맥락까지 이해하고 다양한 협업을 통해 통합적인 솔루션을 고려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과거에 축적한 특정 분야의 경험치만으로는 시장 내 경쟁력이 점점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련 업무 경험을 집중적으로 축적할 필요가 있는 주니어 단계를 넘어, 매니저 & C레벨로 진입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본인이 전문성을 쌓아온 영역을 바탕으로 조금씩 바운더리를 넓혀 스스로 '일의 세계'를 확장하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의외로 현재 위치에서 인정을 받고, 고성과를 내고 있는 분들일수록 이러한 시도를 꺼리고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나이와 연차가 높아질수록 우리가 갖춰야 할 가치 중 하나는 '유연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은 늦었지만 모두 새해에는 더욱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경력직 채용이나 이직, 커리어와 관련한 다양한 고민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편하게 컨택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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