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소토의 수도, 마세루의 도심에 있던 기념품 가게 바수투햇(Basotho Hat, 레소토 모자라는 뜻). 기념품 가게답게 레소토 전통 모자 모코로초를 본딴 모양으로 지어졌다. 안에는 전통 그릇, 전통 짚 모자(모코로초), 조각품, 가방, 인형 등 엄청나게 많은 기념품이 있었다.
이곳에서 36랜드(=36말로티)에 팔리고 있던 수투 여인 인형은 내가 사니패스 여행에서 150랜드에 산 것과 똑같았다. 사니패스의 아주머니가 직접 만든 인형이라고 200랜드(약 15,000원)나 받으려던 것을 흥정해서 50랜드를 싸게 산 것이었다. 그런데 왠걸. 사니패스에서 만들어졌다는 인형이 왜 여기에 훨씬 많은 것이며, 또 왜 가격은 이렇게나 싼 것인가...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5배나 바가지를 씌우다니.. 이미 몇 달이나 지난 일이지만 기분이 팍 상했다.
이제 아프리카에서 기념품 살 때는 무조건 깎겠다.
기념품샵에서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 그러다 남아공으로 돌아가는 길에 국경 앞 노상에서 기념품을 파는 아주머니를 발견했다. 무척 특이한 기념품이었다. 짚으로 만든 발에 여러가지 레소토를 상징하는 물건들이 앙증맞게 붙어 있었다. 수건 두 개를 합친 정도의 큰 크기였다. 그리고 보아하니 이것이야말로 직접 집에서 만드신 것이 분명했다. 마음에 들었다.
기념품 크기도 큰데다가 그 안에 들어간 소품 하나하나가 귀엽고 정성이 느껴졌기에 못해도 300랜드(25,000원)는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격을 물으니 100랜드(8,000원)란다. 생각보다 너무 싸서 흠칫 놀랐지만 이제 무조건 깎고 시작하겠다고 다짐했으므로 단호하게 10랜드를 깎아달라고 했다. 아주머니는 흔쾌히 깎아주셨다.
더 깎을 걸 그랬나..? (의심의심)
나중에 집에 돌아와 다시 꺼내어보니 아프리카 기념품 중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이걸 그 가격에 샀다니.. 100랜드면 남아공에서 파는 마그넷 기념품 하나랑 비슷한 가격이다. 너무 싸게 샀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다. 당하기는 사니패스 아주머니한테 당해놓고 화풀이는 이 발을 만든 아주머니께 했던 것은 아닌가...? 아프리카에서 기념품을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