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꽁치리 Dec 27. 2021

출산하면 몸무게는 언제 회복되나요?

이걸 궁금해하지 않는 임산부는 없을 거다

임신으로 늘어난 몸무게는 언제 빠질까?


이걸 궁금해하지 않는 임산부는 아마 없을 거다. 몸의 회복을 가늠하는 가장 뚜렷한 숫자니까. 


임신 기간엔 평균적으로 10-12kg이 늘어난다. 나는 출산 직전까지 6kg이 늘어, 평균보다 몸무게 변화가 적은 편이었다.


덕분에 출산 뒤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는 크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출산하고 나니 몸무게가 얼마나 빠졌는지 무척 궁금했다. 


‘태아와 태반, 양수가 다 빠졌으니, 적어도 4kg 정도 빠졌겠지?’


출산 3일째. 이런 기대를 하며 체중계 위에 올랐다.


엥? 몸무게가 거의 그대로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적어도 뱃속에 있던 우리 일단이 몸무게(2.9kg)만큼은 빠져야 정상 아닌가?


의문과 실망을 안고 하루하루 몸무게를 재며 대체 언제 빠지나 지켜봤다. 몸무게는 매일 1kg 정도씩 줄더니 출산 7일째엔 4kg 정도 빠진 상태가 됐다. 커졌던 배도 이쯤 되니 절반 정도로 작아졌다.


빠져나간 태아, 태반, 양수 무게가 반영되는 데 일주일이 걸린 셈이다. 몸이 부어서 몸무게가 그만큼 늘었던 건가 싶기도 하다.


출산 한 달 차엔 1kg가 더 빠져서 출산 전보다 5kg이 줄었다. 알고 보니 출산 3-4주가 지나면 7-9kg 빠지는 게 평균이란다. 평균보다 안 늘고 평균보다 덜 빠진 셈이다.


그 이후부턴 몸무게 변화가 거의 없다. 안 빠진 살은 이제 어떡하냐고? 그건 출산으로 빠지는 살이 아닌 거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 빼줘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산후 6-12주 사이의 체중 관리를 강조한다. 다른 산후조리도 마찬가지다. 보통 출산 후 100일까지를 산모 회복기라 하는데, 이때 잘 관리하면 임신 전보다 오히려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산모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출산 이후엔 육아에 매달리느라 건강하게 다이어트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운동은커녕 제때 식사를 챙기기도 어렵다. 몸이 너무 지치니 보상심리로 군것질이나 야식도 자주 당긴다.


육아가 너무 힘들어 살이 쭉쭉 빠지는 사람도 많다. 잠도 못 자고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는 와중에 모유수유까지 하면 살이 안 빠질 수가 없다. 특히 잠 못 자는 건 건강에 아주 치명적이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이 시기 잠 못 잔 엄마들의 생물학적 나이가 많게는 7살이나 팍 들어버린단다.  

 > 관련 기사 https://url.kr/sji1la


언젠가 맘카페에 “임신으로 망가진 몸을 보면 너무 우울해요. 몰골이 말이 아닌데 출산하면 나아지겠죠?”라며 글이 올라왔는데, 그때 달린 댓글이 요즘 들어 생각난다.


“아뇨. 육아하다 보면 더 망가져요ㅎㅎㅎㅎ 앞으로 더 망가질 일만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임신 전엔 몸무게 정도만 걱정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직접 겪어보니 몸무게는 그나마 쉬운 축이다. 벌어진 골반과 흉곽, 탄력 잃은 배 피부, 늘어난 기미… 다 되돌리려면 체형 교정에 피부과에, 돈 들어갈 곳이 한둘이 아니다.


결국 회복에는 시간과 돈이 필수고, 이제 막 엄마가 된 여성들에겐 시간도 돈도 아쉽다. 산후조리, 산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지 않지만 제대로 못 한 채 이 시기를 흘려보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을까.


임신과 출산으로 아기만 태어나는 게 아니다. 이 경험을 통해 여성도 재탄생한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평생 안고 갈 병을 얻을 수도 있고, 건강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임신과 출산 관련해 여성의 몸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정보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 서점에 가도 육아 서적은 많지만 이 시기 여성이 겪는 변화에 대한 건 찾기 어렵다. 


저출생을 해결하고 싶다면 이런 불균형에도 투자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


애는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다. 엄마의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산후조리원은 꼭 가야 할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