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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택 Sep 01. 2021

티타늄 안경테의 AtoZ #02

티타늄 안경을 만들기 어려운 이유

https://brunch.co.kr/@antennaman/39


티타늄 안경은 왜 비싼가요?


티타늄은 안경을 만드는 데에 정말 좋은 소재이다. 소재가 고가인 이유도 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티타늄 안경은 만들기 진.짜. 어렵다. 체감상 5배 이상 어렵다. 약 5년 전 티타늄안경을 처음 제작할 때, 당시 나에겐 충격이었다. 이정도라니?! 티타늄 안경이 좋은 이유, 비싼 이유를 뼛 속 깊이 새겼다.


 어느 사이트든 검색창에 '티타늄 안경'을 검색해 본다면, 어느 쇼핑몰 제품리스트에 다양한 가격대의 안경이 나온다. 가격이 낮은 안경들도 단순히 가벼움과 탄성만을 목적으로 하여 구매한다면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진짜 티타늄 안경을 느껴보고 싶다면 소비자가 10만원 후반대 이상의 티타늄안경을 착용해보시길!


자, 이제 제작이 왜 어려운지,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는지 반 찡찡거림 반 설명을 시작한다.






# 티타늄은 굉장히 질기다.



 금속에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으나, 티타늄을 손으로 가공해보니 이 표현이 딱이다. 표면이 철에 비해 단단한 것도 아니면서 이상하게 잘 깎이지 않는다. 위 이미지처럼 절삭유를 와장창 쏘아야하고 날도 빨리 상해서 자주 갈아줘야한다. 날이 도는 속도가 빨라야 하고, 모양에 따라 움직이는 속도는 느려야한다. 그래서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 질김이 완성된 안경테의 강도와 내구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1946 Titanium Eyewear

1946 Titanium Eyewear






# 티타늄은 땜(Soldering)이 되지 않는다.


 우선 땜과 용접의 차이를 먼저 알아야한다. 금속 접합법의 의미에서 땜도 용접의 범주에 포함되지만 읽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구분하여 이야기하겠다.


왼: 금속공예에 쓰이는 '땜' / 오: 파이프 알곤'용접'


 땜은 영어로 Soldering이다. 접합할 두 금속에 고르게 열을 가하여 납 또는 은 등의 물질을 녹여 흘러넣은 후 냉각하여 굳히는 방식이다. 서로 다른 두가지 금속을 쉽게 붙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비교적 낮은 온도로 작업할 수 있어 세밀한 공정을 하는데 유리한 접합법이다. 금속공예, 즉 쥬얼리산업에서 사용된다.


 용접은 영어로 Welding이다. 어디선가 공사할때 번쩍번쩍이는 작업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직접 본다면 눈이 얼얼해질(?) 정도로 강한 열을 전달하는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소재가 같은 두 물체를 붙이는 접합법이다. 닿는 면을 급가열하여 녹여 굳히는 방식이다. 아주 단단하게 붙는다. 그냥 두 물체가 하나로 합체한다고 보면 된다. 가구나 건축 등 큰 힘이 작용하는 데에 사용된다.



안경 땜 가공 모습


 금속안경의 부품들을 붙일 때는 보통 땜 방식을 사용하는데, 티타늄은 그게 안된다. 이게 문제다. 티탄은 산소를 만나면 산화피막이 만들어지는데 이게 생기면 은땜이 들러붙지를 않는다. 일반적인 환경에서 티탄을 가열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산화피막이 만들어 질 수 밖에 없다. 은땜이 뚝.뚝. 흘러내린다.



도금을 입힌 티타늄 예시


 그래서 제작자 선배님들이 고안해낸 첫번째 솔루션! 티타늄에 도금으로 표면을 다른 금속으로 덮고 그걸 땜으로 접합한다. 임시방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반 안경테가 가지는 접합강도를 가질 수 있다.






1946 Titanium Eyewear

용접으로 접합된 _ 1946 Titanium Eyewear


# 진짜 티타늄안경은 용접이 들어간다.


결국 어렵지만 '용접'을 해야한다. 가구나 건축과 같은 대공에 쓰이는 기법을 세공으로 쓰려니 세팅이 이만저만 어려운게 아니다. 어떤 가공이든 오차가 생기기 마련인데, 안경과 같은 세공의 영역에서는 그 오차의 기준점이 굉장히 예민하다. 그래서 용접기계설비를 갖추기 어려울 뿐더러, 부품을 정확하게 받쳐줄 치구들을 하나하나 만들어야 한다.


I.O.C GLASSES


위 이미지는 1946 브랜드를 만드는 공장의 자료다. 이 공장은 나도 진저아이웨어와 특선안경을 만들때 티타늄 작업을 문의하는 곳이다. 앞서 말한 부품을 받쳐줄 치구와 기계설비가 핵심기술이라고 한다. 지난 번에 방문하여 자세한 촬영을 하려했지만 이 이상은 업무상 비밀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티타늄을 제대로 가공하는 정통파 업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1946 브랜드에 관해서 더 궁긍하신분은 와디즈에서 찾아보면 된다. 한동안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품을 하나씩 소개하며 천천히 브랜드를 전개할 것이라고 한다.






@antennaman_

정성택





이 글에 사용된 티타늄 안경테의 이미지는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하는 1946 브랜드의 안경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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