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준생 예비강사
지난 주말, 필라테스 강사가 되기 위한 '필라테스 지도자 교육' 첫 수업이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새로 배운다는 것이 오랜만이라,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습니다.
해부학 시간은 정말 멘붕 그 자체였지만, 그래도 나름 첫 시작을 재미나게 한 것 같아 기분은 좋아요.
요즘 인터넷이나 주변을 보면 저처럼 필라테스 강사의 길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필라테스 강사나, 요가 강사라면 가입되어 있을 '호호요가'라는 커뮤니티만 봐도 '저 필라테스 강사 해도 될까요?'라는 글들이 종종 올라오더라고요.
저는 필라테스 강사라는 직업을 준비하기까지 퇴사, 협회 알아보기,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 등 여러 준비가 필요했지만, 많은 고민을 하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고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이 직업의 부정적인 단면이 떠오를 거고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사라질게 분명했거든요.
살아오며 수많은 고민과 선택의 기로에 서 본 경험에 비롯해 볼 때, 많은 고민만 하기보다는 우선 뭐든 시도해보는 것이 그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는 트리거인 것 같습니다.
글로벌 요식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인 '켈리 최'를 아시나요?
저는 유튜브에서 알게 된 기업인인데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장했지만 현재는 연 매출 6천억의 성과를 내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창업가라고 합니다. 제가 본 유튜브 영상 속 켈리 최는 <실행력이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너무 공감하는 바예요.
저는 늘 생각과 계획만 앞섰지 실행력은 없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열심히 계획만 짜 봤자 결과는 없었죠.
그래서 저는 아직 강사도 아니고, 그저 교육생인 입장이지만
필라테스 강사를 고민만 하고 계시거나 필라테스에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준비했던 <필라테스 강사가 되기 위한 스텝>을 공유하고자 해요!
저는 필라테스를 2019년부터 해왔지만, 아직도 어렵고 안 되는 동작들이 많습니다.
물론, 타고난 운동 신경이 있으시거나 매일매일 수련하신 분들은 단 시간에도 효율적으로 능력치를 끌어올리셨겠지만..
저는 유연함만 있을 뿐 타고난 운동 신경은 제로였어요 ㅠㅠ
그래도 이만큼 배워놨기에 이제는 Fundemental 레벨은 수월하고, 필라테스 지도자 교육을 들을 때도 이해 가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필라테스 지도자 교육은 생각만큼 친절하지 않아요.
우리는 모두 교육생이지만, 선생님이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 알려주지 않습니다. (아마 필라테스를 어느 정도 경험한 분들이 교육을 수강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이번 교육을 다녀와보고 느낀 건, 지도자 과정을 생각 중이시라면 무조건 최소 6개월 정도라도 필라테스를 센터에서 배워보시고 지도자 과정을 고민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또, 막상 필라테스를 배워보시면 필라테스 운동 자체가 안 맞으실 수도 있어요. 제 지인도 운동 마니아인데, 필라테스는 너무 정적으로 느껴져서 재미없다며 헬스만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반대로 생각하는 게, 오히려 헬스가 지루하고 필라테스가 역동적으로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이건 직접 경험해보고 이 운동이 나와 맞는지, 내가 재미를 느끼고 평생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내가 재미없는 걸 누구한테 가르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D
이건 제가 정말 중요하게 느끼는 부분인데요.
'내가 운동을 잘하는 것'과 '남에게 운동을 잘 알려주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내가 아무리 운동을 잘하고 몸이 좋아도, 동작을 알려줄 때 계속 전문 용어를 섞어 쓴다거나 목소리를 작게, 말을 어눌하게 하면 회원 입장에서는 수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학생 때를 생각해보면, 같은 과목이어도 재미있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이 있는 반면 교과서만 읊어주듯 가르치는 지루한 선생님도 있죠.
필라테스 강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내가 잘 아는 운동을 회원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친절하고 섬세하게 티칭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일 내가 사람들 앞에서 크고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렵고, 대화적인 스킬이 없다면 필라테스 강사라는 직업은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센터 강사님들이 말씀해주신 건데, 필라테스 강사는 거의 '서비스 업종'이라고 봐야 하는 직업이라고 합니다.
"수업만 잘하면 된다?"
는 아닌 거죠.
내 수업에 오는 회원 하나하나가 고객이기 때문에, 회원의 수업 만족도에 신경 쓰고 회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또 회원의 피드백이 있다면 반영하여 '회원에게 서비스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그리고 평소에 회원의 얼굴과 특징, 불편한 부위 등을 잘 기억해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해요. 오랜만에 온 회원이라도 까먹지 않고 사소하지만 "오랜만에 오셨네요! 무슨 일 있으셨어요?"라고 물어봐주는 것이 회원에게는 감동 포인트가 될 수 있죠.
회원이 손목이 안 좋은걸 기억해두었다가 손목을 사용하는 동작이 있으면 먼저 회원에게 다른 대안 동작을 제시해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서비스일 거예요.
저는 다행히 20살 때부터 모든 아르바이트를 서비스 업종에서만 했던 경험이 있어서 적응하기 좀 더 수월할 것 같지만, 서비스업이 아예 적성에 맞지 않는 성향이라면 이 직업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보시는 것도..
위 3가지를 다 확인하셨다면, 그다음 단계인 자격증 협회를 알아보셔야 할 텐데요!
저는 자격증 협회 알아보는 과정에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았습니다..
국내에 자격증 협회가 너무너무너무 많아요..!!!
그래서 먼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적어보고, 우선순위에 따라 나에게 맞는 협회에 등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말씀드리면,
국제 자격증일 것: 저는 비전공자에 관련 경력 없는 준비생으로, 일반 국내 협회보다는 인지도가 있는 국제 협회의 자격증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수강비는 1000만 원 이하일 것: 제가 원래 취득하고 싶었던 자격증은 'STOTT'이라는 유명 자격증으로, 수강비만 1000만 원 이상이라고 해요. 그래서 스탓은 빠르게 포기했습니다..
거리가 가까운 센터일 것: 거리가 멀면 너무 가기 귀찮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지금 수원-잠실로 교육 다니는 중..^_^..)
저의 우선순위에 따라 협회를 2곳으로 추렸고, 집 근처에서 그나마 1시간 이내의 거리인 '모던필라테스'와 '바시필라테스'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았어요.
결론은 바시필라테스를 선택하여 등록 후, 아직 교육 초반이지만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시필라테스의 장점들 때문인데요!
친절한 강사님과 교육진들 - 상담 때부터 너무 친절하시고 카톡 문의에도 빠른 답변 주셔서 대만족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협회 - 원래는 스탓, 모던 등 협회들이 더 오래되기도 했고 인지도가 높은데 바시도 점점 인정받고 있는 협회래요. 이미 선점 중인 곳보다는 앞으로 기회가 많고 더 발전할 협회가 좋은 것 같아요!
취득하기 쉽지 않은 시험 과정 - 바시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어려운 협회로 소문이 났는데요. 연습시간, 티칭 시간, 옵져(관찰) 시간 등 총 500시간을 이수해야 하고, 해부학 쪽지시험, 10페이지의 에세이 제출, 중간/기말고사를 모두 완료해야 해요. 저는 빡세게 굴림당하는 걸 좋아해서.... 선택했어요.
전 지점 연습 가능 - 협회 선택 때, 센터 거리가 중요하다는 저였지만 바시필라테스는 교육장소인 잠실 이외에 전국 지점에서 연습이 가능해요. 그래서 잠실 멀긴 하지만, 연습은 좀 더 가까운 센터를 이용할 예정이에요!
사실 이건 제가 아직 강사가 되어보지 않아 경험담을 이야기할 순 없는데요.
직장인이었을 때의 좋은 점과 (4대 보험 가입, 여러 청년수당 혜택, 식대지원, 회사 복지 - 건강검진, 경조사비, 명절 선물 등등...) 프리랜서일 때의 좋은 점 (조직문화 없음, 시간 활용 자유로움, 출퇴근 지옥 없음, 투잡/부업 등등...)은 너무 다를 것 같아요.
가끔, 회사 다닐 때 좋았던 복지들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특히 내년에 결혼을 예정 중인 저에게 경조사비는 너무나 큰 장점이었는데..) 그런데 복지 말고는 좋았던 게 생각이 안 나네요. ㅎㅎ
제가 지금 생각하는 프리랜서의 단점은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과 대출이 쉽지 않다는 점..?
아마 강사 생활을 하다 보면 더 단점들이 생기겠죠?
그래서 직장인의 삶과 프리랜서의 삶 중, 나에게 무엇이 더 잘 맞을지는 다들 고민해보시고 선택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고민들, 주변에서의 걱정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 역시 부모님의 반대가 너무 심했고, 자격증 등록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잘 해낼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 모습에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불안정한 우리는 어느새 또 잘 자리 잡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겠죠?
저처럼 새로운 일을 하시는 분들, 계획하고 계신 분들, 필라테스 강사 준비생 분들 모두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