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쓰는 필라테스 강사
좋아하는 것들엔 많은 범주가 속합니다.
일도
사람도
음식도
취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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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은 많은 것들이 될 수 있지요.
어디선가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하려면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
이 말을 본 순간 머리가 쿵 울리더라고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그 좋아하는 것들을 대해 왔는지 되돌아보았어요.
그저 내 속도에만 맞춰서 속력을 붙이기만 했는지, 나를 지치게 하면서까지 몰두하지는 않았는지, 소중한 사람들보다 더 사랑하지는 않았는지.
저는 필라테스가 너무 좋아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필라테스에 대한 애정을 수시로 전하고 있고, 강사 일을 시작하고 필라테스에 대해 깊게 접근하면서 더욱 좋아졌어요.
근데 저는 뭐든지 적당히 하자라는 주의로 살거든요.
더 질 좋은 수업을 위해 고민하고, 아침 일찍 출근해 직접 움직여 보고, 개인레슨과 워크숍에 돈을 아끼지 않고 1년을 보냈지만 그 어딘가에는 이 일과 나와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더라고요.
매 주말에도 수업을 하니 몸이 너무 지쳐버려서 격주 출근으로 이직을 했고요.
늘 예약 어플을 확인하면서 오늘은 몇 분이 예약 주셨는지 확인하고, 예약율이 낮으면 스스로를 과하게 채찍질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제 예약 어플은 미리 확인하지 않아요.
한 달 내내 온라인 강의와 워크숍에 빠져 살다가도, 다음 달이 되면 조금은 쉬어줘요.
수련하기 위해 개인 레슨을 받고 있지만 매주는 하지 않고, 다른 운동도 곁들여하면서 오직 필라테스만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사니, 나에게도 이 일에도 여유가 보이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들도 생기고 세상엔 재미있는 것들이 많구나 보이기 시작해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겠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푹 빠져서 집착하고 매달리고 내 시간을 오롯이 그 사람에게만 써버린다면 어떨까요.
제 일기를 읽어주시는 여러분.
생각이 많아도 앞머리 탈모가 온다고 해요. 그러니 이런저런 생각도 적당히 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일, 사랑하는 것들에 적절한 강도 조절을 잘하고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