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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Mar 15. 2024

장거리 연애 괜찮겠어?

우연히 너를 만났다

인생 네 컷을 찍고 우리는 함께 길을 걸었다.

나는 일상적인 데이트를 이 남자와 즐기고 싶었다.

만약 이 남자와 만남이 오늘 끝나더라도 오늘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원래 강렬한 기억보다 더 잊을 수 없는 건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순간들이니까.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한정식 집에서 그와 밥을 먹었고, 인생 네 컷을 찍었고,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카페에 그를 데리고 갔다.



데이트를 하다 보니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바로 데이트 비용이다.

의도치 않게 데이트 비용 때문에 내가 그를 뚝딱이게 만들었다.


나는 보통 누군가를 만나면 내가 계산을 하고 나중에 더치페이를 하는 편인데,

내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계산을 해버렸다.

물론 그에게 더치페이를 하자고 할 생각도 아니었지만 서로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인 나의 계산은 이 남자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에게 얻어먹는 것을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그는 카페에서 만큼은 꼭 자기가 계산을 하고 싶어 했다.

심지어 이번에는 자기가 계산을 하겠다 말했고, 계산대에 가서도 얼마인지 듣고 돈을 내려고 했다.


그런데 이런...


가게는 현금을 받지 않았다.

ONLY CARD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의 표정이란


내가 웃으며 카드로 계산을 했고 엄청 당황한 그는 그대로 돈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졸지에 카드깡(?)을 하게 된 나.

뭔가 얼렁뚱땅 데이트!라는 느낌이었지만 좋았다.


어쨌든 마지막 카페에서의 데이트도 정말 달달한 시간이었다

음식이 나오면 첫 입은 꼭 먹여주는 것이 이 남자의 디폴트 값(?)인 것 같았다.

데이트 내내 그는 자연스럽게 나의 입에 음식들을 넣어주었다.


먹여주는 게 이렇게나 자연스럽다니. 후 아주 위험한 남자야

이전 연애는 얼마나 달달하게 한 거니 나는 각자 먹는 연애였다고!

왠지 억울해졌다.


우리는 한참 디저트를 맛보며 또 실없는 이야기를 했다.

예상외로 우리는 통하는 취미가 많았는데, 

둘 다 헬스를 좋아하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내가 봤던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그도 보았고, 서로 재밌었던 것들을 추천하기도 했다.


그러다 갑자기 그가 자기 바지에 손을 닦으며 입을 떼었다


"우리는 이제 거리가 굉장히 멀어지잖아 괜찮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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