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고 순리대로)
제48일 차 : 2016년 11월 04일 (금요일)
전날 남선공원 산책이 무리였나?
오늘은 역시 컨디션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오전...
한의원 원장이 마눌님의 다친 부위 촬영을 한 사진을 보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여 을지병원에 가서 CD영상 자료를 신청했다.
아울러 나도 실손 보험을 신청하려면 진단서가 필요해 정형외과에 들렸다.
그런데..
진료예약을 해야 되며 그것도 전화로만 가능하단다.
전화로 예약 신청을 하자 신청자가 밀려 이달 23일에야 날자가 잡혔다.
딘장~!
그깟 진단서 하나 떼는데 뭐 이렇게 절차가 복잡한지?
이따위 행정 절차에 포스터와 엘리베이터 영상홍보엔 무슨 감동을 주는
의료 서비스 어쩌고저쩌고~ 하는 게 한마디로 웃긴다.
아무리 파업 중이라고는 하나 CD영상 자료를 받는데 50여분이 걸려
마눌님은 기다림에 지쳐 내 무릎을 베고 의자에 누워 버렸다.
오전은 그렇게 서류하나 받아 오는데 시간을 다 허비했다.
집으로 향한 길...
마눌님이 얼큰한 게 생각난다며 짬뽕을 먹고 싶단다.
그 소리가 내심 반갑고 고맙다.
뭐든 많이만 먹어주면 회복엔 좋다.
우리는 병원에서 아주 가까운 짬뽕 전문점에서 푸짐한 점심 식사를 했다.
오후 2시...
이 시간이 좀 한가한 시간이라 한의원에 갔다.
치료는 매일 하는 거 그대로...
다만 어혈을 푸는데 도움이 되는 탕약 3일 치를 추가로 처방받았다.
병원에서 가저온 CD영상은 한가할 때 보신 후 치료에 참고하시겠단다.
치료를 끝낸 후...
나는 당연히 남선공원까지 걷겠지 했다.
그런데...
초록잎새가 힘들다며 그냥 집에 가겠단다.
그래도 재활을 위한 운동은 꾸준히 해 줘야 하는데 솔직히 좀 서운했다.
사실 이것도 내 욕심일까?
그래~!
본인은 더 답답하고 힘들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순리대로 천천히 하기로 하자 마음을 먹는데
ㅋㅋㅋ
초록잎새가 집을 향하다 방향을 틀어 한가람 아파트로 향한다.
이웃 아파트를 돌고 돌아서 집에까지 좀 걸어 보겠단다.
그 순간...
보도블록에 떨어진 낙엽도 이쁘고 은행나무 가로수가 더 고와 보인건 왜일까?
저녁 무렵...
마눌님이 그런다.
육회를 좀 먹으면 힘이 날까?
그 소리가 나오자마자 그 마음이 변하기 전 얼른 정육점으로 달려갔다.
육회거리 600그램을 사들고 바쁘게 걸어오는데 요구르트 아줌마가 나를 불러 세운다.
난 그저 오고 가며 얼굴만 아는 분인데 우리 마눌님을 잘 아시나 보다.
다친 거 알면서도 사는 게 뭔지 바빠 못 가봐 미안했다며
요구르트 아줌마는 음료수 윌을 한 아름 건넨다.
하아~!
이런 걸 보면 우리 마눌님 인생 참 잘 살았구나 한걸 알겠다.
모든 분들이 다 걱정해주고 이렇게
진심으로 위하는 건 다 본인이 올바르게 살아왔단 증거?
ㅋㅋㅋ
저녁은 육회로 풍성한 식도락을 즐겼다.
그렇게 막 식사를 끝낼 때쯤...
겨우 달려의 전화를 받았다.
"형~!"
"누님 괜찮나요~?"
"좀 걸어 나오실 수 있음 저녁 같이 먹어요~!"
고마우이~!
내가 맛나게 먹은 거로 침세...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또 넘긴다.
내일은 또 어떻게 어떤 모습의 초록잎새로 거듭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