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동티벳 메리설산 제1편

(메리설산을 향한 여정에 들린 차마고도 호도협)

by Yong Ho Lee



산행지 : 중국 운남성 호도협 & 메리설산

산행일 : 2016년 5월 31일(화)~6월 08일(수) 8박 9일

누구랑 : AM 트래킹 회원님들.



-프롤로그-

인도 배낭여행을 떠나기 전 AM 오너의 부탁을 받았다.

내년 주력상품 패키지 홍보를 위해 메리설산 답사를 다녀와야 하는데 인솔을 맡아 달랜다.

사실 다녀온 곳을 또 가는 게 그리 달갑지는 않으나 메리설산만큼은 쉽게 갈 수 없는

오지의 트래킹이라 기쁜 마음으로 길을 떠났다.

1일 차 : 2016년. 5월 31일 (화)

- 05:55 대전 KTX 250 열차

- 08:00 인천공항

- 10:55 인천공항 CA740 중국 온주행 항공기

- 17:10 중국 온주공항 ~ 귀앙공항 경유 (19:50~20:50)

- 22:00 ~22:30 중국 리장공항

- 23:30 리장 아단각호텔(4성급) 투숙


이른 아침...

대전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싣자

순식간에 인천공항까지 정확한 시각에 편안하고 편리한 이동을 하게 된

산찾사는 미리 도착해 있던 AM 오너가 건네준 항공권을 받아 수속을 끝냈다.



그리하여 시작된 머나먼 여정...

중국의 온주 공항에 도착한 우린 트랜짓을 하게 되는데

희선님의 말과 다르게 온주공항은 국제선과 국내선이 분리 돼 있었다.

그런데...

중국 국내 항공노선이 가장 많다는 온주공항이라 그런가?

국제선 청사는 썰렁한 반면에 국내선 청사는 규모나 인파가 어마 어마하다.

그래서 그랬나?

국제선 입국 심사에선 단체 비자를 처음 받아 보았는지

입국서식을 써내라고 해서 내가 그거 필요 없다라고 말하자 이놈들

당황스러워하며 자기들끼리 삼실에 들어가 의논(?)을 하는지 한참을 버벅댄다.

얼마 후...

우리 팀 모두 입국 완료한 후엔 출국용 비자 원본을 줘야 하는데
이번엔 또 그걸 또 주지 않아 그룹비자 내놓으라 손짓 발짓을 한 끝에

겨우 받아 나오는 일까지 생겼다.

ㅋㅋㅋ



국제선 청사에서 국내선 청사로 걸어온 우리들..

리장으로 향한 국내선으로 갈아타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혼자라면 지루할 시간들...

그러나 우린 함께 하는 즐거움에 그 지루함을 견딜 수 있어



얼마 후 하늘을 신나게 날아가는 기내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이게 웬일?

아직 도착할 시각이 멀었는데 착륙을 한다.

?

다들 내린 뒤에 기내에서 머물고 있던 우리에게 다가온 승무원이

당신들도 내렸다 30분 후에 다시 타란다.

EU 2246편 리장행 국내선은 귀앙을 경유해서 가게 돼 있었던 것...

덕분에 별스런 경험을 하게 된 회원들은 좁은 이코노미 좌석에 장시간 앉아 가느니

한 번쯤 이렇게 쉬었다 가는 것도 나름 괜찮다며 오히려 좋아라 한다.

오우~!!!

저런 긍정적인 마인드라면 전 일정 문제없다.

그렇게 한차레 쉬었다 떠난 국내선이 어느덧 깊은 밤이 돼서야

리장공항에 우릴 내려놓자 비로소 우리들의 8박 9일 첫 여정이 마무리된다.



2일 차 : 2016년 6월 01일 수요일

- 08:55 리장 아단각 호텔

- 11:03 호도협 입구 차오터우

- 11:30~12:25 나시객잔 (중식)

- 15:40~19:00 차마객잔

- 18:00 중도객작


리장은 이번이 개인적으로 4번째 방문이다.

그런데...

올 때마다 다르다.

리장공항만 해도 시골 간이역 같았는데

이젠 거대한 규모의 청사가 맞아줘 놀래 키더니 호도협을

향한 도로도 꼬부랑길이 아닌 대로 수준의 고속도로로 바뀌어 있었다.

그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휴게소엘 들린 우리들은 먼저 단체 기념사진을 남겼다.


그런 후 그 건물 4층 옥상에서 장강의 물줄기를 한번 봐주신 뒤엔..


뒤도 안 돌아보고 내처 달려간 차오터우에서

빵차로 갈아타고 나시객잔까지 올라 호도협 트래킹을 준비한다.

예전엔 차오터우에서부터 이곳 나시객잔까지 걸어 올라왔는데 가이드말에 의하면

도중 공사구간도 있어 이젠 누구나 다들 이곳 나시객잔에서 트래킹을 시작한단다.


약간 이른 시각...

그러나 마땅히 식사를 할 장소가 없어 좀 이른 식사를 했다.

이곳에선 항상 차 한잔만 마시고 지나치던 곳인데 의외로 나시객잔 식사는 훌륭했다.


드디어 시작된 호도협 트래킹....

나시객잔까지 거저 올라왔으니 그만큼 수월하다.

걸음을 시작하자마자 힘이 넘친 우리 팀이 나시객잔을 멀찌감치 밀어낸다.


그런 우리를 어느 틈에 따라붙었는지?

마부가 우릴 유혹하며 따라온다.

그런데...

그 뒤로 금사강 건너편 산기슭을 파 헤치는 공사현장이 보인다.

평생을 파먹어도 절대 마르지 않는 소중한 자연유산을 저렇게 훼손하는 걸 보니

비록 내 나라 내 땅이 아니라도 안타깝기 그지없다.

더구나...

이곳은 모든 트래커들의 로망인 세계 3대 트레일 코스가 아닌가?

정말 어리석고 멍청한 놈들이 아닐 수 없다.


드디어 시작된 28 밴드...


그러나..

그 힘든 오름질은 아름다운 풍광에 묻힌다.

다들 희열에 들뜬 분위기...


28 밴드라 하지만 몇 걸음만 옮겨 살짝 꼬부라져도 번호를 매긴 숫자가

어느덧 28을 넘기자 우린 무난하게 이름과 명성만 악명 높게 소문났던 28 밴드를 넘겼다.


그러다....

일정엔 들어 있지 않던 상호도협이 내려 보이는 곳까지 오자

다들 하는 말이 호랑이가 왜 안 보이냐 묻는다.

꼬렉~?

궁금하면 오백 원 ~!

그러자...

오백 원을 오백 위안으로 알아 들었나 보다.

다들 입을 닫는다.

그럼 이따가 확인하면 되겠지 모~!


오늘 날씨가 화창하긴 하나 13명의 옥룡 낭자는 부끄러워 그 모습을 다 내주지는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모습이 오히려 애간장을 녹여 신비스럽다.


깎아지른 절벽사이의 저 아래엔 금사강이 흐른다.

조로서도 라 불리던 옛 마방의 길을 우린 내일 오전까지 걸어갈 예정이다.

예전...

차마고도란 TV 프로의 내레이션을 맡았던 최불암 씨가

그 화면을 보며 몇 번이나 울음을 삼켜야 했다던 그 길은 이젠 어디서든 볼 수 없다.

오직 이곳 호도협만이 옥룡설산과 합파설산의 험준한 지형덕에 그 원형이 오롯이 남아있어

오늘날 온 세계의 트래커에게 사랑받을 뿐...

옛날에 이어 오늘도 그 길을 또 나는 걷는다.

역시나 호도협은 몇 번을 걸었어도 내겐 아주 질리지 않는 새로운 길이다.


어느덧...

차마 객잔이 저 멀리 보인다.

옛날 마방이 쉬어가던 객잔이 이젠 트래커의 숙소와 쉼터가 된 지 오래다.


차마객잔...

옛날 리장의 제이와 함께 오게 되면 항상 머물던 객잔이다.

그만큼 이곳 차마객잔이 나에겐 익숙하고 친숙하다.

먼저 온 산우님들...

맥주를 구입해 객잔 뜰에서 판을 벌이는 걸 멈추게 하고 옥상으로 올려 보냈다.


시원한 바람.

바람보다 더 시원한 맥주.

그리고 옥룡설산보다 더 아름다운 나의 산우님들이 환호한다.

긴 여정의 끝에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호도협의 차마객잔에서

나는 비로소 모든 걸 내려놓고 힐링의 시간을 맞이했다.


좋다...

참~!

잘 왔구나..


모처럼의 기나긴 휴식과 갈증을 삭인 맥주 한잔의 힘으로 우린 중도객잔을 향했다.

그 길 위에서 만난 호도협 산골마을의 원주민은 무슨 상념이 있어 그런지 하염없이 산하를 내려보고 있다.


한평생...

이곳을 벗어나지 못 한 삶이 분명한 그네들이

왠지 안쓰러워 난 한동안 쉽사리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아울러 그들을 보며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

혹여~

풍요 속에 빈곤을 느낀 삶은 아닌지?


호도협은 아름다워 그 아름다움에 빠저 든 산우들 걸음이 더디게 이어진다.

답답하다.

그러나 결코 서둘 일이 아니다.

객잔에 일찍 들어야 할 일도 없으니 다들 천천히 걷자 했고 모두들 나의 말을 잘 따라 주니 고맙다.


아마도 가이드는 좀 답답할 듯...

그들이야 이게 생업이니 얼른 끝내고 쉬는 게 좋은 터.

그래서 당연한 일이지만 해외 트래킹의 진행자는 현지 가이드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첫날 도착한 우릴 맞아 준 가이드는

전 일정을 설명하면서 메리설산 마지막 니농을 향한 코스는

현지 사정상 위험하여 위뻥에서 다시 왔던 길을 넘어 시땅으로 와야 한다고 했었다.

가이드 입장에선 당연 그게 편한 길이다.

그러나 진행자 입장에선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

곧바로 나는 절대 그럴 순 없고...

당신이 그 코스로 가자 해도 비가 와 수로의 물이 넘쳐나면

안전상 내가 진행 못 시킨다 대신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난 그 길로 갈 거다

못을 박아 놓자 별다른 이의 제기를 않고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 주었는데

트래킹 진행자의 역할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걷다가 풍광 좋은 곳에선 공중 부양도 하고


멋진 포즈로 추억을 담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우린 사람 형상의 바위얼굴을 통과한다.


그러면 이젠 우리가 하룻밤 쉬어갈 중도객잔이 지척이다.


걸어 들어갈수록...

더 험준해지는 지형은 그만큼 더 미색을 뽐낸다.


그 길을 걷는 우리에게 떼거지로 달려든 양 떼에게 길을 양보를 하던 만보님...

더울 땐 들러붙고 추울 땐 떨어지는 어리석은 놈들이긴 한데

그래도 이곳 쥔장이라 길은 비켜 줘야 한다나 뭐라나?

ㅋㅋㅋ





이젠 정말로 중도객잔이 지척이다.

구불구불 올라오는 저 도로가 중도객잔까지 이어진 길이다.

산 위에서 이어진 주석광산 파이프 라인은 저곳 파란 건물로 향한다.


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산산첩첩 척박한 땅을 일구어

옹색한 다락밭에 의지해 삶을 이어가는 산골마을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보이는 풍광은 한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데 저곳의 삶은 어떨지?

모든 인간의 불행은 비교되는 삶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러니 여기서야 너나 나나 형편이 똑같으니 다들 행복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과연...

내 생각이 맞을까?

오고 가며 만나는 원주민의 눈빛이 한없이 맑고 깨끗하다.

순박한 그들의 몸짓에서 풍겨 나는 삶이 내가 보기엔 우리보다는 행복지수가 훨~ 높을 거라 짐작된다.


중도객잔 입성을 앞두고 품위 있고 저렴한

행사를 진행시켜준 AM의 광고성 사진 한방을 담아 보기로 했다.

다들 적극 참여를 해 주시니 고맙다.

요거 한방이면 거금 들여 제작된 수건 한 장 값은 건진 것 같다.


드디어 도착한 중도객잔...


각자 배정해 준 객잔 객실의 욕실에서

온수가 펄펄 쏟아지는 샤워기로 깔끔하게 목욕재계를 한 뒤에


중도객잔 옥상뜰의 맞은편에 자리한 13 봉오리 옥룡 낭자가 우리를 마중 나온 만찬장에서


한국에서도 아주 귀하다는 오골계 백숙으로 저녁만찬을 들었다.


푸짐하게 배를 불린 우리들...

고산 적응을 위해 독주는 피하라는 나의 부탁을

잘 따라준 산우님들이 몇 잔의 맥주를 반주로 저녁을 끝내고 나서


땅거미가 몰려들고 하늘에 별이 쏟아져 내릴 때까지

시낭송은 물론 감미로운 하모니카 연주로 아름다운 밤을 맞이하였는데...


그 마지막을 장식한 건 만보님의 인생철학 강의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이츠수님 옆지기는 평생 들어보도 못한 말을 신랑에게 듣게 된다.

그것도 만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아주 단순하고 간단하지만 정말 뚝배기 같은

멋없는 남정네의 고백이라 더 진한 감동의 물결이 그날밤 이츠수 옆지기를 덮친다.

여보~!

당신을 정말 사랑하오~!!!!

으29~!!!

그런데 워쩐댜~!

왜 아무 상관도 없는 내 살 덩어리들이 다 오글거리고 지랄여~!



3일 차 : 2016년 6월 02일 목요일

- 08:10 중도객잔

- 10:35~10:40 장선생 객잔

- 11:25~11:40 중 호도협

- 12:30~13:12 장선생 객잔에서 중식

- 13:30~14:10 상호도협 관광

- 18:30 분자란 홍은 대반점


이른 아침...

다들 편안한 밤이 된 것 같아 다행이다.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일출을 맞아 한 우리는 3일 차 여정을 준비한다.


오골계 닭죽으로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채운 우리 팀은

중도객잔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남긴 후 힘찬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는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다들 씩씩하여 어느새 중도객잔을 멀찍이 뒤로 보냈다.


이후엔 여린 아침 햇살 아래를 부지런히 걸어갔는데...


그런 우리를 더 부지런한 목동이 좇아온다.


양 떼와 목동을 먼저 보낸 우리 팀....

그제사 바삐 걷던 걸음이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걷는 내내 탄성이 터진다.

아울러 한숨도..

왜~?

몰러~!


그러다 맞이한 호도협 트래킹의 하일 라이트 관음폭포를 맞이했다.


관음폭포에선 쏟아지는 물줄기에 동심으로 돌아간 산우들 모습이 미소 짓게 만든다.

자연은 이렇게 때론 무뚝뚝한 중년들을 한순간 무방비의 순수함으로 돌려놓는다.

이런 꾸밈없는 모습들이 참 좋다.


어느덧 막바지...

계속되는 하이패스 호도협의 길목 중간에서 우린 내리막길로 향했다.

그건 바로 중 호도협의 거센 물살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장선생 객잔에 배낭을 맡긴 우린 나시족 할머니가 지키던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서자


가파른 길을 끝없이 계곡을 향한다.


어느덧 티나객잔을 향한 다리가 한없이 높아만 보이던 하류에 이르자.


여울에 부딪쳐 아웅성 치는 거센 물살과 만났다.


이곳이 바로 중 호도협...


비록...

상 호도협 물살 같진 않으나 중 호도협도 결코 만만치 않음을 확인 우리들은


이젠 내려선 만큼 중호도협의 협곡을 되돌아 올라섰는데...

에구~!

에구~!

그날 우리 팀 비담님은 체력이 고갈되어 깨구락지가 되었다.

ㅋㅋㅋ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장선생 객잔의 보양식으로 잔뜩 몸보신을 했어도

기력을 끝내 회복 못 한 비담님은 끝내 상 호도협 관광모드를 포기하시고야 말았다.

흐미~!!!!

안타깝고 원통한 거...

이럴 줄 알았다면 중 호도협을 포기시키고 상 호도협을 가라고 할걸....


역시 상 호도협은 더 볼만했다.

그러나 예전에 내가 보았던 황톳물의 거센 물살에 비하면 껌딱지 수준.

ㅋㅋㅋ


호도협 트래킹 일정을 모두 끝냈다.

이제부턴 아주 지리 지리한 이동만 남았는데 이동 중 우리가 멈춘 곳에 선

한때 산적소굴의 본거지였던 이족 마을과 합파설산 그리고 옥룡설산이 조망된다.


다시 힘차게 달리기 시작한 우린 나시족 여인과 이곳에 둥지를 튼 박태준이

자희랑 투어라는 명패를 달고 영업 중인 여행사가 자리한 중티엔에 잠시 멈췄다.

시간만 허락되면 한번 보고 싶은 친구인데 그럴 순 없고 마음만 그곳에

한 자락 남겨둔 나는 블랙님의 밑창이 떨어진 등산화 그리고 뫼오름님이 부탁한

캠핑가스를 구입하여 그곳을 벗어난 끝에...


백마설산이 아름답게 펼쳐진 고원의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그곳은 지천으로 넓게 펼쳐진 야생화 군락지다.


야생화 군락의 고원엔 잉크빛 하늘아래 순백의 설원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백마설산이 한눈에 잡힌 고원에서 서자 산우들은 장거리 이동으로

온몸의 삭신이 쑤셔대며 뒤틀리던 고통을 잊은 채 망연자실

설산을 한없이 바라보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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