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캐나다 로키 & 나이아가라 폭포
어느 날 : 2018년 6월 16일(토)~25일(월) 9박 10일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하는 해외 트래킹 산우들 20명
제7일 차 : 2018년 6월 22일 금요일
- 자스퍼 숙소 06:30
- 보우호수 산책 08:55~09:15
- 존스턴 캐년 주차장 10:55
- 존스턴 캐년 로우폭포 11:20
- 존스턴 캐년 주차장 12:05
- 캘거리 한식당 13:45~14:11 중식
- 캘거리 공항 14:35
- 캘거리 공항 AV152편 18:00
- 익일 토론토 공항 23:37
공식적인 트래킹의 모든 일정은 끝났다.
이젠 관광컨셉을 위해 기나긴 이동을 시작해야 한다.
캘거리 공항까지 국도의 이곳저곳은 공사구간이 많아 일찍 떠나기로 했다.
그래서 전날밤 이미 모든 짐은 벤 승용차에 패킹을 해 놓았고
아침은 끓이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떡국으로 해결했다.
덕분에 아주 빠른 출발이다.
다행히 비는 뿌리지 않았지만 도로엔 구간구간 안개가 깔렸다.
이게 또 예술이다.
몽환적 분위기의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공사구간을 만날 수 없었다.
덕분에 아주 빠른 시간이라 휴식도 할 겸 도중에 잠깐 들른 곳이 보우호수다.
전에 이미 들린 곳인데 장소만 틀리다.
지난번 보우호수 건너편에서 보이던 빨간 건물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붉은 지붕의 건물은 넘티잔 롯지(Num Tijan Lodege)라 돼 있다.
그 건물 옆 사이로 등로가 호숫가로 길게 이어져 있다.
몇몇 트래커들이 그 길을 걸어 사라진다.
그 길은 편도 4.6km의 보우빙하 폭포 트레일이다.
보우 폭포는 마릴린 먼로 주연의 돌아오지 않는 강을 촬영한 장소로 유명하다.
우린 가볍게 주차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호수가를 산책했다.
지난번 보우호수 물빛은 옥색으로 기막힌 색감을 자랑했는데
오늘은 그저 약간의 푸른빛을 띤 맑은 물 수준의 그저 그런 빛이다.
날씨가 흐려 잿빛 하늘을 그대로 담을 수밖에 없어 그런가 보다.
마눌님은 그래 그런지 아님 지난밤 잠을 설쳤는지?
차에 그대로 앉아 졸면서 나오지 않아 이곳 보우호수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담지 못했다.
그 대신 초록잎새의 여고 절친 영미 씨와 이웃사촌 맑은 소리님이 내 모델이 되어 주었다.
룰루랄라~ 해외 관광여행만 다니던 영미 씨가 초록잎새의 강권에 따라온
로키 트래킹을 무난히 끝내서 그런지 표정이 아주 평안해 보인다.
그녀는 귀국해서 여고 동창생들에게 자랑질을 무지하게 했다고 한다.
그녀가 그러며 했다던 말을 전하면...
"니네들하고 앞으론 관광 앙가~!"
"대신 승순네 따라 트래킹으로 갈 겨~!"
보우 호수를 뒤로 또 캘거리로 이동을 시작한 우리는
그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지루함 없이 오히려 즐거움만 있다.
왜~?
그저 창밖만 바라봐도 좋으니까....
그런 우리를 위해 전석훈 사장님이 특별 보너스로
여기도 제법 유명한 곳이라며 Bow Valley Parkway로 핸들을 꺾으셨다.
산찾사가 진행하는 팀이니 가능한 보여줄 건 다 보여 주시겠단 약속실현이다.
벤프와 레이크 루이스를 이어준 한적한 도로에 자리한
존스턴 캐년(Johnston Canyon)은 계절에 관계없이 방문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고 한다.
입구에서 로어 폭포까지 대략 왕복 2.2km이고
어퍼 폭포까진 왕복 4.8km가 넘는 거리라 캘거리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야 할 시간을 계산해 로어폭포만 보고 돌아오는 1시간만 주워졌다.
다들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다.
트레일 입구에 들어서자 침엽수림으로 빼곡한 협곡을 만났다.
협곡엔 걷기 좋게 데크가 설치돼 있다.
이곳 트레일은 혼잡할 정도로 관광객들이 많다.
어느덧...
20여 분 만에 로어 폭포에 도착했다.
좁은 협곡 사이를 뚫고 나와 소를 이룬 로어폭포는
오랜 시간 물줄기가 깎아 만든 동굴이 옆에 있어 줄을 서서 들어서자
코앞으로 폭포의 물줄기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쏟아지고 있었다.
이젠 되돌아갈 시간....
로어폭포에서 남아있던 마지막 사람까지 내려선 걸 확인 후
내려섰는데 주차장 입구에서 인원을 헤아리며 서 계시던
전석훈 사장님이 한분이 안 보인다고 하셨다.
이런~!!!
나는 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뛰었다.
중간쯤 왔을 땐 등로에 그 많던 관광객들 마저 보이지 않는다.
혹시...
마지막 다 내려선 후 갈림길에서 다른 주차장으로 내려선 건 아닌지?
다시 되돌아 내려와 2호차의 산우들께 그분을 보신 분 계시냐 물었더니
헐~!
어퍼폭포를 다녀오겠다며 올라가는 걸 봤단다.
으29~!
순간 전석훈 사장님의 얼굴색이 변한다.
아무래도 점심을 굶고 국내선을 타야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똥줄이 탄다고 해야 하나?
나는 순식간에 또 로우폭포를 향해 전력질주를 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뛰어 올라가다 보니 저 멀리서 그분이 뛰어 내려온다.
히유~!
그나마 다행이다.
순간 치밀어 오른 화를 참지 못해 빽~ 소릴 질렀다.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그분이 바로 사과를 하신다.
그러자 순간 또 큰소리를 지른 내가 미안해 같이
사과함으로 존스턴 협곡의 일은 아주 작은 해프닝으로 끝을 냈다.
얼마 후...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많이 긴장을 했던 것일까?
그날 접으면 한주먹도 안 되는 우의가 맘에 들어 구입하여
손에 들고뛴 건 기억하는데 그게 없다.
참 나~!
이 치매끼를 우찌하나?
캘거리로 향한 도로에서 반쯤 운무가 삼킨 런들산이 보인다.
저 산이 보이면 밴프를 지나고 있단 증거다.
얼마 후...
광활한 초지가 펼쳐진다.
그럼?
당근 캘거리가 지척이다.
그런데 그때부터 광활한 초원 위로 하늘을 가르며 번개가 내려친다.
순간 쏟아지기 시작한 장대빗속을 뚫고 우린 캘거리 공항의 인근 한식당에 안착했다.
한식당 기와....
오랜만에 맛보는 고향맛에 다들 입맛이 살아나는 듯...
공깃밥을 추가해 배를 채워준 후....
공항에 도착해선 지금껏 안전하게 2호차를 운전해 주신 분과 이별을 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캘거리 공항...
날씨 탓인가?
토론토로 향할 국내선이 예정시간보다 늦게 출발했다.
덕분에 한 시간 늦게 우린 토론토 공항에 도착했는데....
10분이면 도착한다던 호텔의 셔틀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30분...
40분...
계속 지체가 된다.
전석훈 사장님 계속 폰으로 호텔에 확인 전화를 하는데
헐~!
1시간을 넘겨도 셔틀버스가 보이지 않자 기어코 폭발하셨다.
핸드폰에 대고 계속 고성이 오간다.
토론토의 못 돼 처먹은 몬타나 까를로스 호텔...
선진국은 좀 다를까 했는데 완전 예상을 깬 저질 서비스다.
날을 넘겨 도착한 호텔로비....
이놈의 쉐이들...
계속 변명으로 일관하며 사과 한마디 없다.
피곤이 상접한 전사장님이 포기를 하고 방키를 받아 드는 것으로
우리 팀은 또 그렇게 힘든 하루를 마무리한다.
제8일 차 : 2018년 6월 23일 토요일
- 토론토 공항 01:43
- 토론토 몬테 까를로스 호텔 02:00
- 까를로스 호텔 08:00
- 나이아가라 주차장 09:25
- 유람선 투어 & 중식 14:33
- 나이아가라 언더 레이크 15:07~16:37 쇼핑
- 필리터리 와이너리 농장 16:45~17:25
- 토론토 송쿡 식당 18:45~19:10
- 몬타나 까를로스 호텔 20:00
지금껏 롯지의 잠자리와 달리 호텔방은 아늑했다.
그러나...
꿈결 같던 꿀잠은 알람에 의해 끝났다.
우린 또 오늘의 일정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여정을 시작한다.
다들 피곤한 중에도 입맛은 건재하여 호텔의 뷔페식 아침식사는 잘하셨다.
이곳은 맘에 들던 안 들던 또 오늘밤 묵어야 해서 모든 짐을 방에 두고 호텔을 나섰다.
다행히 계약된 버스는 최신식 리무진의 안락한 버스다.
그런데...
빗줄기가 세차다.
딘장~!
지금껏 날씨 하난 기막히게 좋았는데.
다행스럽게 나이아가라 폭포에 도착하자 비는 소강상태를 보인다.
이 정도면 약간의 비를 맞더라도 투어엔 지장 없을 것 같다.
밖에서 바라본 나이아가라의 폭포는
수없이 TV와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본 풍광이라 그런지
ㅋㅋㅋ
솔직히 맨숭맨숭하다.
왜 이럴까?
내 감정선이 메말라 버린 걸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한참을 기다려 예약된 입장권으로 매표소를 통과한 우리는
지하 엘리베이터로 내려와 터널을 통과해
나이아가라 폭포가 머리 위에서 쏟아지던 느낌의 전망대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폭포가 위압적이다.
떨어지는 낙수에 비산 된 안개비가 수시로 우리 몸을 덮친다.
맑은 날엔 그래서 쌍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데 오늘은 말짱 꽝~!
또 다른 통로의 끝...
터널은 떨어지는 폭포수로 직결돼 있다.
보이는 건 없다.
다만 저 세찬 물소리뿐...
폭포 전망대 관람은 이것으로 끝...
이젠 오늘의 하이라이트 유람선 승선을 위해 선착장까지 걸어갔다.
선착장으로 향하다 보면 타워 스카이가 보인다.
오늘 점심은 저곳을 예약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아래쪽이 미국령 나이아가라.
위쪽이 캐나다 나이아가라로 구분되는데
규모나 풍광에서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폭포가 당연 앞선다.
드디어...
한참이나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유람선에 승선한 우린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를 거슬러 올라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깊숙하게
유람선이 침투했다 물러난 뒤 되돌아오는 것으로 투어는 끝이 났다.
느낌~?
몰러~!
지금 생각하면 이거 하나 보자고 일정에 추가된 돈이면
굵직한 해외 트래킹 하나 더 갈 수 있었는데란 후회만 밀려들 뿐이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여행지는 각각 개인마다 느끼는 감성이 달라 극과 극이다.
누군 눈물이 날 지경의 대자연에 감동했다는데 솔직히 나는 별로다.
유람선 투어 끝....
이젠 밥 먹으러 간다.
이곳은 관광객으로 혼잡의 극치다.
따라서 꽁지를 놓치면 일행들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여기부턴 진행방법을 달리 한다며 일행에게
후미는 더 이상 챙길 수 없으니 헤어지게 되면 어디서든 보이는
스카이타워 출입구로 약속된 시간까지 오라 했다.
그러며 부연설명으로 한 말은 약속시간까지 못 오면 예약제라 밥 없다.
못 찾아와 국제미아가 돼도 책임 안 진다.
ㅋㅋㅋ
스카이 타워까지 걷는 관광지는
옛날 마눌님과 걸었던 미국의 할리우드 스타디움을 걷는 것과 느낌이 비슷하다.
이 거리엔 볼거리가 쏠쏠했다.
시간에 맞춰 밥 먹으러 드디어 입장....
경관?
끝내준다.
아래서 보던 느낌과 정말 다르다.
지상 최고의 전망대에서 드셔주는 식사는 오감만족.
다들 행복에 겨운 미소가 흐른다.
배를 불렸으니 다시 또 관광....
나이아가라 언더시티는 포트조지파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이동을 하게 돼 있다.
쇼핑센터엔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돈 없음 카드도 된다.
그러나...
가난한 연인 산찾사 부부는 마음만 한량없는 부자지 부와는 거리가 먼 거지 중에 상 거지다.
그러니 이렇게 한가롭게 거리에 앉아 쇼핑하는 사람들 구경이나 한다.
그래도 돈 많은 부자들보다 가슴엔 더한 행복이 흘러넘치니 그들이 부럽지 않다.
그렇게 거닐다...
언더시티 거리의 동상 앞에 무심코 앉았는데
그가 아일랜드의 극작가 버나드쇼란 걸 안내문을 보고 알았다.
버나드 쇼는 그의 묘비명으로 유명하다.
"I Knew if l stayed around Iong enught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간단하게 해석하자면 "우물쭈물 살다가
내 이렇게 끝날 줄 알았다."인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 마지막 투어로 들린 곳은 아이너리...
아주 잘생긴 청년이 맛보기용 와인을 따라준다.
맛이 좋다.
와인 애호가들은 헐값이라며 다들 몇 병씩 구입한다.
대락 2만 원짜리 와인이 한국에 가면 10만 원이 넘는단다.
와인을 구입하지 않는 우리에겐 지인이 귀국할 때 배달을 부탁한다.
마눌님은 와인대신
음식 할 때 향로로 쓴다던 단풍나무 수액을 구입하며
얼마 남지 않은 캐나다 달러를 다 쓰고 모자란 건 카드로 결제했다.
비로소 모든 일정 끝....
오늘은 하늘님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을 정도다.
호텔을 나서자마자 억수같이 쏟아지던 빗줄기가 나이아가라에
도착하며 그치더니 투어가 끝날 때까지 따가운 햇살만 가려줄 정도의 구름만 낀 날씨였다.
역시...
산찾사와 함께하는 해외 트래킹의 날씨는 이번도 불패를 증명했다.
그간 복을 많이 지은신 분들이 함께여서 그런 것 같다.
저녁식사는 토론토의 한식당 송쿡에서 배불리 드셔주고
행복하고 충만한 마음은 토론토의 까를로스
호텔정원에서 간단한 안주와 함께 지인들과 더불어 酒님을 모셨다.
이날 우린 늦은 밤까지 이어진 뒤풀이로 아직도 가시지 않던 로키의 여운을 즐겼다.
제9일 차 : 2018년 6월 24일 일요일
- 몬타나 까를로스 호텔 10:30
- 토론토 공항 AC61편 10:45
- 인천공항 : 16:32착
- 입국과 동시에 해산
다음날...
예정된 시간표대로 우린 귀국하며
그간 물심양면으로 우리의 여정을 이끈 전석훈 사장님과 공항에서 이별했다.
아듀~!
캐나다 로키~
나이아가라 폭포....
토론토에서 인천공항까지 6601 Miles 거리에
비행시간만 13시간 35분....
이럴 땐 반드시 酒님의 은총이 필요하다.
다행히 AC61편 승무원은 푸짐한 몸매처럼 마음도 좋아 뭐든 달라면 다 준다.
그녀들이 건네준 맥주 한 캔과 작은 피티병에 담긴 와인 두병이 내겐 효과 100%의 수면제다.
그래도 남아돌던 시간엔 영화 두 편을 때리다 보면 어느덧 인천공항이 가까워진다.
이날 도착하자마자 바로 출근을 해야 했던 나는 미리 산우들께 양해를 구한 후
출근을 위해 인천공항을 바삐 서둘러 빠저 나오며 9박 10의 여정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