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식당에 바다가 들어오면
짭조름한 비린내가 골목골목 들어차고
홀쭉한 고양이 등도
풍선처럼 부푼다
쪽빛 두른 밥상에 반찬이 열두 가지
쪽방촌 영감님도 큰길 건너 사장님도
할머니 식당에 오면
모두가 다 임금님
줄무늬 옷 우럭이랑 비단옷의 갈치랑
펄에서 온 세발낙지 사이좋게 살아간다
시장 안
작은 수족관
할머니의 바다에서
2024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 작가 조현미입니다. 수필과 아동문학, 시조를 씁니다. 빛보다 환한 - 윤슬 같은, 더러 오래 머물지라도 느루 가는 글을 쓰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