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마주하려고 할 때 어느 정도의 세기와 밀도로 교감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강하게 밀어야 하는지 그저 수용해야 하는지 진솔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다가 누군가 그게 뭐가 중요해? 가장 너답게 이야기해라고 말하면 또 그게 정답인 것 같이 보인다. 그런데 또 막상 가장 나 다운 게 뭐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진실은 그동안 내가 보고 배운 것에 따라서 내 경제 사정에 따라서 그날 그때의 감정에 따라서 계속 움직이는 것 같다.
많은 고전에서 이야기하는 참나를 찾으라는 가르침이 그렇게 얄미운 수수께끼처럼 느껴질 때가 없다.
그런 것이 있다면 아지도 내가 누군지 모르고 살았다는 말인가?
나는 뭘 하고 살았다는 말인가?
그래도 조금씩 찾아본다. 그 찾는 재미가 있다.
아무도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 답을 맞힌 것 같아 들어가 보면 또 다른 수수께끼가 있는 것 같은.
그래서 그 앞에서 나는 웃지 않을 수도 없고 울지 않을 수도 없는 것 같다.
나는 칼날처럼 날카롭다.
나는 바위처럼 무겁다.
조금씩 나를 드러낸다.
이렇게 보니 불쌍하다.
내가 감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