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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iendlyAnnie Oct 14. 2024

돌 바람 파도 그리고 삶

돌은 생명체일까?아닐까?

오늘도 바닷가의 돌은
조금씩 모습이 변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바람 한 번
파도 한 번
맞을 때마다
조금씩 깎이고 다듬어지고 있다.

모나고 거친 표면은
시간이 지나
어느 날
어느새
둥글고 매끄러운 모습으로 바뀌어 있다.

어느 한 순간 알게 되지만
그런 모습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
수천 수만 번의 바람
수천 수만 번의 파도를
맞으며 자리를 지킨
돌의 우직한 힘이
있었겠지...

자리를 지키며
바람과 파도의 힘에
때로는 저항하고
때로는 함께 흔들리며
어느새
매끄러운 아름다움을
지니게 되었다...

돌의 모습이 변해가는 건
마치 사람의 마음이
100년 가까이
세상 만사를 겪으며
변해가는 모습이랑
무척이나 닮아 있다.

우리의 마음은
처음엔 모나고 거칠다.
살면서 다가오는
충격에 약하다.
쉽게 상처를 입고 아프다.
상처가 났다 아물면서
조금씩 단단해지고 둥글어진다.

겉이 매끄러운 돌의 속은
아마도 잔 금이 수도 없이
있지 않을까?

사람의 마음이
삶의 풍파 속에서
매끄럽게 연마되는 동안
사람의 얼굴에
잔 주름이 늘어가는 것처럼.

돌도 어쩌면 생명체가 아닐까?

소멸하기 전까지 변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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