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과로백수 Mar 14. 2022

봄소식

출근길 자전거에서 본 올해 첫 봄꽃

오늘 아침 아르바이트하러 가려고 자전거를 달리는데, 거리에 매화꽃이 피어있는 것을 봤습니다. 요 며칠 날이 풀리고 어제는 비가 내리더니 거짓말처럼 길거리에 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네요. 반가운 마음에 자전거를 멈추고 몇 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매년 봄은 오고, 때 되면 피는 게 꽃이라지만, 올해 거리에 피는 꽃을 처음 보는 저는 왜 이리 뭉클한지 모르겠습니다. 1일 코로나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어서고, 9일이 넘게 국토의 산이 불타오르고, 국민이 거의 반으로 나뉘어 치열한 투표를 하고, 멀지만 확실히 우리와 같은 지구에서 살고 있는 어떤 나라의 국민들은 전쟁의 포화에 고통받고 있는… 즐거울 일 없는 소식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고 있어서 일까요?


어쩌면 비정상이 정상인 듯한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의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 순리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거창한 메시지를 길거리의 그 꽃에서 봐서인지도 모르겠다… 고 생각을 하다가, 그저 길거리에 핀 꽃 하나에 이리 거창한 순리 운운하는 제가 너무 똑똑한 척, 어른인 척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살짝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올해 겨울 가뭄이 무척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날이 풀려도 물이 없어 움을 틔우지 못하던 나무와 풀들이 어제오늘 내린 단비에 이제 본격적인 봄맞이를 시작하겠죠? 즐거울 일 없던 세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노랗고 하얀 꽃 인사들이 거리를 가득 메울 날이 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무겁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기분입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다들 따뜻하고 편안한 봄날 맞으셨으면 합니다. 봄입니다 봄 :)

3월 14일 월요일. 거리에서 올해 처음 맞은 봄 소식


작가의 이전글 최저시급으로 점심 먹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