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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애 Oct 12. 2024

바람에 흔들리는 너의 숨소리

이젠 너의 거친 숨소리가 바람보다 더 진하다.

오늘도 바람이 거칠게 부는 새벽이다.

4시가 넘어가고 있고

아이가 숨이 차서 잠을 뒤척인다


또 한 번의 이뇨제

또 한 번의 진통 진정제를 주었어도

생각보다 효과기 없는 듯하다.


내가 일하는 응급실에 서라면 뭐라도 해주고

산소라도 주었을까…


무기력하게 알약으로 연명하고 지켜보고 있는 내가

더 무기력해진다.

한밤중에 동물병원 응급실에 가면 이뇨제를 주사해 주고 산소를 좀 주도 야긴진료비와 치료비로 500불에서 700불 정도를 내고 집에 와서 숨이 좀 잦아지기를 기다리면서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유난히 바람소리가 심하고 창문틈으로 잡음이 많은 날엔 아이의 증상이 더 심해진다.


거친 바람이 무섭고 비 오고 천둥 치는 게 너무 싫어진 이유가 아이가 아프기 때문이다.


아이도 날씨도 항상 맑은 날이기만 바란다.

아이가 지쳐갈수록 내 영혼도 지켜가고 있다.


아이의 힘듦을 지켜보는 이 오랜 시간이 고통스럽고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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