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이후가 더 어려운 이유
클라우드 컴퓨팅이 본격적으로 부상한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이제 클라우드는 더 이상 IT 전문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의 운영을 좌우하는 구조이자, 경쟁력의 근간이 되었다.
많은 기업들이 이미 클라우드를 도입했거나,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변화의 문턱에서 망설이는 조직도 적지 않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클라우드는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다.
AI를 자체 구축할 여력이 없는 대부분의 기업에겐,
클라우드는 AI를 활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반이다.
필자는 단순히 “클라우드를 도입하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어떻게’ 설계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기업은 기술을 좋아해서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는다.
비용을 줄이고, 속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클라우드를 도입한다.
그러려면 단순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자기 전략에 맞는 구조를 ‘설계’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예전 직장 동료이자 지금은 한 제조 기업의 미국 법인 IT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국 지사는 그 회사의 IT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가장 먼저 클라우드를 도입했고,
이제는 인수한 자회사나 본사의 기존 시스템도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의 첫 마디는 이랬다.
“야… 클라우드 도입했더니, 일이 더 많아졌어.”
1. ERP 시스템 장애 시 대응할 사람이 없다
MSP에 맡겨놨지만, ERP의 핵심 구성요소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었다.
2. 클라우드 비용이 예상을 훌쩍 넘고 있다
초기엔 “비용 효율적”이란 말에 넘어갔지만, 지금은 계속 상승 중.
3. 인프라 상태가 어떤지도 잘 모르겠다
헬스체크 리포트도 없고, 개선이 가능한지도 불투명하다.
4. 클라우드 전환이 곧 IT 현대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전환만으로는족했다. 비전과 구조를 다시 잡아야 한다는 걸 뒤늦게 느꼈다.
그 친구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이제야 뭘 놓쳤는지, 뭘 해야 하는지 조금 알 것 같아.
그냥 클라우드에 올리면 끝일 줄 알았는데,
올린 다음부터 진짜 일이 시작되는 거였네...
그리고 MSP보다 내가 더 많이 알아야,
뭘 맡기고 뭘 직접 해야 할지도 알겠네.”
그 통화를 끊고 난 후, 나는 생각했다.
지금 기업들이 겪고 있는 대부분의 클라우드 관련 질문과 혼란이
그 통화 안에 다 들어 있었다고.
“무엇을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어떤 구조로, 어떻게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가.”
기술 깊이보다는 비즈니스 전략과 연결된 클라우드의 실전 이야기를 풀고자 했다.
기술을 모르는 실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했고,
전략이 필요한 경영자에게도 실용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글은 제가 쓴『클라우드 컴퓨팅: Business Minimum』의 서문을 요약, 정리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출간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클라우드란 정확히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개념부터 다시 정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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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클라우드 전략의 진짜 현실을 하나씩 정리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