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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미쌤 Jul 22. 2024

귀한 아이들, 귀하기에 화가난다?

책임감의 무게

학원에 오는 아이들은 다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다.


나는 아직 자식이 없기에 얼마나 귀한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20대 때와 다르게 40을 바라보는 지금, 내 아이가 귀하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귀하기 때문에 그 아이가 학원에 왔을 때, 오냐오냐 해주는게 맞을까?


넌 귀하니까 좀 힘들면 놀다가 하렴, 모르면 다 물어보면 된단다, 쌤이 다 풀어주면 되니까, 얼른 하고 집에 가렴.


웃음이 끊이질 않고, 농담이 끊이질 않는 교실. 그게 과연 귀한 자식을 위한 선생님의 역할일까?


당연히 즐겁게 학원에 다니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학원을 보내는 부모님도, 가르치는 선생님도, 공부를 하는 아이들도.

공부 자체가 스트레스인데 즐거우면 더할 나위없지 않은가.


그런데 나는 이 귀한 아이들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대충 대충 시간 낭비를 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난다.


즐겁게 해주고 싶은데, 즐겁지가 않다.


부모님이 이 귀한 자식을 학원에 보내는건, 사회에서 인정을 받기 위한 밑바탕을 마련해주기 위해 우선 공부를 통해 좋은 대학을 가길 바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해달라고 나에게 이 귀한 자식을 맡겼는데, 대충 가르치고 돈만 챙기라고?

내 사전에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오늘도 난 또 화가나는거다.


지각, 미완료 과제, 불성실한 수업 태도, 외워서 답만 맞추려는 태도 등등등.


책임감이 무거울수록 화는 더 난다. 물론 화가 없는 선생님들도 있다. 정말 존경스럽다.


그런데 난 그런 대인배는 못 되기에 오늘도 화가난다.

이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려는 그 책임감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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