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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우엉군
Mar 22. 2024
우정반지 악어
아빠, 우정반지 좀 찾아줘
막
출근하려던 내게 네가 말했다. 발을 동동거리며.
며칠전 사총사가 맞추었다며 자랑했던 그 반지였다.
식탁, 소파, 화장실, 침대... 몇 분만에 네 방 협탁 위에서 발견됐다. 그럼 그렇지
ㅎㅎ
고마워 아빠 고마워
구두를 신고 막 집을 나서려는데 네가 가방에 뭔가를 쓰윽 넣었다.
오늘은 악어야
팬티
에 오줌 싸지말고 똥 싸지말고
언제 그랬냐는 듯 놀리며 배웅하는 너.
악어가 든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섰다. 가방 속에는 악어와 며칠전의 주사위가 격렬하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
4시경,
편두통이 너무 심해서 조퇴
했다.
중요한 인터뷰를 마치고 병원에 다녀왔는데도 두통이 가라앉지 않았다. 잘 떠지지 않는 오른 눈 때문에 찡그리며 지하철역으로 향하는데 그제서야 악어가 생각났다.
악어가 생각나니 네가 생각났다
씨익 웃음이 났다
#
아빵
차가 않와
머리를 가라앉히려
반신욕을 하고 너를 마중나가려는 순간 네게서 문자가 왔다. 바로 전화했다.
학원 선생님께 여쭤보고 아빠한테 바로 연락줘
너의 전화를 기다리며
내비로 이동시간을 체크했다. 벌써 7시 40분이니 좀 막혀도 차로 바로 움직여야 할 거 같았다.
아빠 차 탔어
잘 했다.
그래 조심히 와
다행이다 다행이다.
안도감이
밀려왔
다.
#
짜파게티를 함께
먹고 약을 챙겨 먹었다. 소화불량에 간장제에 안약을 차례로
몸안에
투하했다. 이제는 간도 신경써야하다니 자조하며.
ㅎㅎ
신기하지. 회사에 있을 때만해도 내가 죽을거 같아서 병원을 가고 약을 사왔는데, 집에서는 너를 생각하며 약을 챙겨 먹었다. 네 아이들 이유식 만들어줄 때까지 건강해야지 생각하며 먹었다.
우정반지도 잃지 말고, 건강도 잃지 말자 우리
악어 정말 고마웠어
덕분에 아파도 웃을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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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우정반지
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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