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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식 Dec 25. 2018

벤투 선장과 23명의 선원들

아시안컵 명단 발표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울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2019년 1월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개최되는 AFC 아시안컵(1월 5일 ~ 2월 1일) 우승이라는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중이다.

KFA 페이스북 페이지 참조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장 '파울로 벤투(Paulo Jorge Gomes Bento)' 감독은 12월 20일 울산 롯데 호텔에서 아랍에미레이트(UAE)행 비행기에 함께 탑승할 최종 23인의 선원들을 발표하였다.

  대표팀 감독으로의 부임 이후 첫 번째 메이저 대회를 맞이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벤투의 최종 선택 키워드는 ‘익숙함’에서 나오는 ‘완성’이다.

2019 AFC 아시안컵 조편성

2019년 1월 A매치 일정

1월 1일 (화) 01:00(한국 시간) 대한민국 VS 사우디 아라비아 (UAE 아부다비)

2019 AFC 아시안컵 대한민국 조별예선 일정

1월 7일 (월) 22:30(한국 시간) 대한민국 VS 필리핀 (UAE 두바이)

1월 12일 (토) 01:00(한국 시간) 대한민국 VS 키르기스스탄 (UAE 알아인)

1월 16일 (수) 22:30(한국 시간) 대한민국 VS 중국 (UAE 아부다비)


1. 선장의 목표와 선원 관리

가장 큰 목표는 ‘우리의 경기를 잘 준비하고 목표를 달성하자’다.

  국가대표팀은 현재 울산에서 대회를 위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울산 소집 이후 지금까지의 훈련을 총괄하면서 벤투 감독은 “준비 과정은 지금까지는 만족스럽게 잘 진행되는 중이다. 현재는 대회를 잘 준비하고 시작하려고 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충분한 능력과 자질이 있다고 확신하기에 지금까지의 좋은 모습들을 토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해도 좋을 것 같다.”라며 지금까지 원활히 진행되어온 훈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본선에서도 팀 전체와 선수 개개인의 좋은 기량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대 분석 역시 진행 중이지만 추후 대회 시작이 임박했을 때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할 예정이다. 우리가 유일한 우승 후보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으므로 우리가 제일 유력한 우승 후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라고 덧붙이며, 아시아 정상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기에 끝까지 도전정신을 가지고 상대 분석에 힘을 더 쏟을 계획이라고 설명하였다. 우리가 잘 하는 것과 자신있어 하는 것을 먼저 다지고 상대를 분석하여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하는 '지피지기(

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의 정신을 보여주었다.


나는 경찰이 아니라 감독이지 않은가. 자율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줄 예정이다.

  “선수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주고, 책임감 역시 지워주겠다. 계속해서 감시하고 감독하기보다는 즐기는 대화를 위해 선수 개인이 자율적으로 생활을 하면서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하며 벤투 감독이 약 1달 동안 진행되는 본선에서 팀 분위기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말해주었다.


  벤투 감독의 말에는 뼈가 있다. 자만하지 않되 자신있게, 자유롭되 긴장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회를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벤투는 앞선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은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있지만 까다로운 상대들을 만나는 만큼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빈틈없이 훈련하며 아시안컵에 임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리더의 자신있는 말 한 마디에 이번 아시안컵이 더 기대된다.


2. 선발과 이유

구자철과 지동원

잘 아는 선수이고 충분히 선수의 능력과 경험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구자철(29세, FC아우크스부르크)’과 ‘지동원(27세, FC아우크스부르크)’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 두 선수의 선발 배경에 있어 벤투 감독은 “구자철은 월드컵에도 다녀온 선수이고, 10월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발탁이 어려웠으나, 12월에 합류했다. 지동원은 부임 이후 첫 소집에 함께했고, 이후 두 번의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우리 스타일에 있어 ‘황의조(26세, 감바 오사카)’와는 다른 유형이지만 팀에 잘 녹아드는 선수이다.”라고 하며 이 두 선수의 풍부한 경험과 빠르게 팀 전술에 녹아드는 모습이 대표팀에 큰 힘이 되리라 판단되어 선발하였다고 설명하였다.


홍철과 김진수

선수들의 특성과 전술적인 부분을 고려하여 선수를 선발하였다.

  동일 포지션인 ‘홍철(28세, 수원 삼성)’과 ‘김진수(26세, 전북 현대)’의 선발과 관련하여 “초반에는 홍철 선수가 시작부터 함께하고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왼쪽 풀백의 1번 옵션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를 통해 벤투 감독은 평가전에서의 훌륭했던 활약을 기반으로 선수를 선발하였음을 말하고자 하였다. 이어서 “김진수 선수는 부상으로 장기간 경기를 뛰지 못하였으나, 복귀 후 경기를 지켜보며 관찰을 했었고 수비적인 측면에서 홍철과 차별화된 강점이 있는 다른 유형의 선수라 판단했다. 대회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라며, 오랜만에 국가대표에 승선하게 된 김진수 선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팀 전술의 선택폭이 더 넓어졌다고 설명하였다.


예비명단

  아쉽게 최종 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진현(21세, 포항스틸러스)’과 ‘김준형(22세, 수원 삼성)’에 대해서는 “현재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진현은 10월 당시 선발을 해서 데려온 선수이며, 김준형은 더 어리고 기술적으로 좋은 인상을 많이 받았다. 발전의 기회를 주고자 했다.”라며 그동안 두 선수가 자신의 장점을 여실히 보여주며 좋은 경기력으로 어필하였기에 혹여나 있을 부상자를 대체하기 위한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최종

9월 10월 11월 A매치 평가전 때 선발되었던 선수.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3개월간 총 6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여러 유형의 선수들을 실험해보았다. 팀 전술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였다. 총 36명의 선수(GK-4명, DF-12명, MF-15명, FW-5명)가 모의고사를 보았고, 그중 25명의 선수(최종 23명, 예비 2명)가 이번 아시안컵 발탁의 명예를 가질 수 있었다. (김진수는 부상으로 인해 평가전에는 뛰지 못했으나 “지속적으로 눈여겨보았다”라는 벤투 감독의 말을 빌려 이번 대회에 채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이번과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감독과 코치진들은 머리를 싸매고 치열하게 고심한 끝에 결정을 내린다. 팀 전술에 어울리는 선수가 있는 반면, 능력은 좋으나 팀과 합이 잘 맞지 않는 선수도 있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기에 쉽게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벤투 감독은 어느 때 보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최고와 최선을 선택을 내린 것이다. 경기가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이 팬들의 몫 이다.


    ‘꿈은★이루어진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 내며 2002년은 한국 축구의 황금기였다. 딱 16년 뒤 여름 ‘꿈은★이어진다’ 문구로 한국 축구의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다. 2019년 과연 우리는 이어나갈 수 있을까?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UAE 아시안컵이 그 시작이다. 벤투 선장이 이끄는 배는 이전 평가전에서 총 3승 3무(11득점 4실점)라는 성적을 거두며 순항하였다. 우루과이(7위), 칠레(13위), 코스타리카(36위) 등 (2018년 12월 FIFA 랭킹) 막강한 상대들을 만나도 전혀 기죽지 않고 오히려 한국의 ‘매운맛’ 본때를 보여줬다. 6차례의 모의고사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가장 잘하고, 취약한 부분은 어디이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아시아의 호랑이’가 이제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위협적인 눈매로 먹이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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