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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식 Nov 09. 2018

'그'의 3번째 선택

벤투호 3기 명단 발표

  2019년 1월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1월 5일 ~ 2월 1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2개월 남짓의 시간이 남았다. 대한민국의 최종 목표는 정상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기 전 여러 번의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이 잘하는 것과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11월 중요한 모의고사를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파울로 벤투(Paulo Jorge Gomes Bento)'감독은 11월 5일 오전 10시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대한축구협회 회관에서 11월 호주 원정 A매치 2연전에 함께할 26명의 선수를 선발하였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번 선발의 키워드는 '실험'이다.


A매치 2연전 일정

11월 17일 (토) 17:50(한국 시간) 대한민국 VS 호주

11월 20일 (화) 19:00(한국 시간) 대한민국 VS 우즈베키스탄  

KFA 페이스북 페이지 참조


1. 뉴페이스의 등장

세 선수는 각급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우리가 선발하게 됐다.

  '나상호(22, 광주 FC)', '이유현(21, 전남 드래곤즈)', '김정민(19, FC리퍼링)'은 이번 경기를 통해 A대표팀 태극마크를 처음 달게 되었다.


  나상호는 2018년도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30경기 중 15골을 성공하며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도 6경기 1득점과 함께 좋은 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의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차세대 스트라이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유현은 2018년도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25경기 중 2도움을 기록하였고, 지난해 대한민국에서 개최되었던 FIFA U-20 월드컵에서는 4경기에 출전하며 소속팀과 연령별 대표팀에서 든든한 우측 윙어로서 자리매김하였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에서는 이유현을 오른쪽 풀백 자원으로 분류하여 실험할 구상 중에 있다" 며 이유현이 빠르게 대표팀에 녹아들어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 기대하는 뜻을 내비쳤다.


  김정민은 2018-19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현재 13경기 중 6경기에 출전하였고, 나상호와 함께 지난 아시안 게임에서 5경기에 출전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보이며 팀의 금메달 획득에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눈에 띄는 활약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김정민은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선수 중 하나로 포함됐다."라고 하며 김정민의 활약이 오히려 앞으로 더 기대되는 선수라 선발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앞서 언급한 세 선수가 앞으로의 대표팀에 있어 중요한 자원이 되리라 생각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진행되고 있는 세대교체에 한 축을 담당할 선수들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각자가 잘하는 플레이를 경기장에서 코칭 스태프와 팬들에게 보여준다면 내년 초에 있을 아시안컵을 넘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특히, 김정민의 경우에는 기성용 선수의 플레이와 닮아 있다 하여 한 때 '제2의 기성용'이라는 명칭까지 얻은 선수이다. 하루빨리 자신의 능력을 고취시켜 현재 대표팀 은퇴를 기약하고 있는 기성용 선수의 뒤를 이어 대표팀에 꼭 필요한 자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 태극마크 복귀

이청용을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본인의 장점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길 기대한다.

  '권경원(26, 톈진 취안젠)', '이청용(30, VFL 보훔)'이 오랜만에 애국가 제창 시 태극마크 위에 손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권경원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 경기였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6월 1일)이 마지막 태극마크였다. 아쉽게도 최종명단엔 이름을 올리지 못해 러시아에 함께 가진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기회를 잡았다. 2018 시즌 리그에서만 25경기 출전하며 2도움을 기록.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11경기 2도움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권경원은 최후방 수비수로 항상 상대 공격수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청용의 마지막 태극마크는 지난 5월 28일 온두라스전이었다.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2018 러시아 월드컵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름 이적시장에 둥지를 Vfl 보훔(분데스리가 2부)으로 옮기면서 2018-19시즌 현재 7경기 출전에 4개의 도움을 기록. 최근에는 '도움 해트트릭(1경기에서 3도움)'으로 이전 전성기 때의 기량을 다시 회복하는 듯한 움직임으로 다시금 눈도장을 받고 있다. 벤투 감독은 이청용에 대해 "최근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좋았고 출전도 많이 했다. 이전부터 이 선수를 관찰하면서 봐왔던 능력이 있었기에 거기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명단에 넣었다"라고 하며 이청용의 태극마크 복귀를 환영했다.


  꾸준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는 필자에게 권경원과 이청용은 정말 아쉬운 자원이다. 권경원의 경우에는 월드컵 이전 꾸준히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지만, 러시아에 함께 가진 못했다. 이청용은 기성용과 함께 '쌍용'을 이루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기둥으로 성장하던 중 심각한 다리 부상과 함께 이전과는 다른 부진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제 그 길고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준비를 하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날개를 달고 전성기 때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아마 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다음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3. 벤투의 눈도장

(좌) 9월 A매치 명단                                            (우) 10월 A매치 명단

   '정승현(24, 가시만 앤틀러스)', '박지수(24, 경남 FC)', '이진현(21, 포항 스틸러스)', '김승대(27, 포항 스틸러스)'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아직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하고 있다.


   정승현은 지난 9월과 10월 A대표팀에 모두 선발되었지만, 아직 출전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정승현의 가장 최근 A매치 출전 경기는 지난 6월 1일 있었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이후 월드컵 최종명단에 선발되어 러시아에 동행하기도 하였으나 출전시간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대표팀의 부름은 받고 있지만, 경기장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소속팀이 속한 J리그에서 10경기에 출전하여 1도움을 기록하였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5경기에 출전하며 팀이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도록 최후방 수비수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이행하였다. 이를 계기로 11월 A매치에서는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박지수는 지난 10월 A대표팀에 처음으로 선택받았다. 10월 A매치 2연전에서는 출전하지 못하였지만, 이번 11월에 재발탁되었다. 이는, 벤투 감독이 이 선수의 잠재력을 발견하여 다시 한번 더 확인하기 위해 차출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2018 시즌 K리그에서 30경기 출전에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소속팀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며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아마 이를 기반으로 곧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진현도 박지수와 마찬가지로 지난 10월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되었다. 10월 경기에서는 출전시간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이번에 다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진현은 지난 아시안 게임에서 4경기에 출전하며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있어 한 축을 담당한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2018 시즌 소속팀에서는 14경기 출전에 4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점이 벤투 감독의 재신임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소속팀과 연령별 대표팀에서 보여준 활약을 A대표팀에서도 이어간다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김승대는 지난 10월 부상(질병)으로 인해 아쉽게 중도 하차한 구자철을 대신하여 A대표팀에 발탁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대리가 아닌 정식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였다. 2018시즌 소속팀에서 35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며 8골 3도움으로 두 자리 숫자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등 꾸준한 활약과 자기 관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게 되었고, 11월 원정 2연전에서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다면 아시안컵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들의 플레이를 대표팀에서 확인하고 싶다. 각자의 소속팀에서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충실이 보여주는 선수들이며, 경기 도중 전술을 전환하면 그에 알맞게 움직이는 선수들이다. 전술의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고 할 수 있다. K리그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 확인하면 이들은 '군계일학'이다. 활동량도 많을 뿐만 아니라 아직 어린 나이이지만 팀에서 중심을 맡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분명 대표팀에서도 빠르게 팀 전술에 녹아들어 감독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

 

4. 새로운 모습

일부 선수들이 빠졌을 때 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손흥민(26, 토트넘 훗스퍼)'과 '기성용(29, 뉴캐슬 유나이티드)'이 A매치 기간 소속팀에서 휴식을 부여받은 상황에 이들이 원래 맡고 있던 주장 마크가 이번엔 누구에게 부여될 것인가도 주목할 만하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 선수와 개인 면담을 통해 이번 11월 A매치에서는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어떤 선수와도 대표팀 은퇴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건 없다. 우리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선수는 계속 포함시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갈 것이다. 기성용 선수도 우리의 중요한 일원이다."라며 기성용 선수와 합이 맞는다면 언제든지 함께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손흥민은 이전부터 계속 기사화되었던 '혹사' 관련 부분에 있어 이번 11월 A매치에는 선수의 체력 안배차 뽑지 않기로 약속한 바 있었다. 이제는 당당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캡틴으로 성장한 손흥민 선수의 빈자리를 누가 대체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다.


  이와 더불어 '이재성(26, 홀슈타인 킬)'은 지난 10월 A매치 기간 도중 다리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였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전북 현대)에서 분데스리가 2부 리그로 소속팀을 옮겨 2018-19시즌 현재 9경기 출전 1골 4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부상으로 인해 잠시 팀 경기에 나가지 못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벤투 감독은 "이재성은 부상으로 긴 시간 경기를 뛰지 못했고, 최근 소속팀에 복귀했다. 막 복귀한 선수를 굳이 대표팀에 합류시킬 부담은 갖지 않기로 했다."라며 이재성 선수의 몸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한 뒤 추후에 있을 대표팀에 선발하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하였다.


  이번 A매치 2연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손흥민, 기성용, 이재성 선수는 항상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오면서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 없이 과연 벤투 감독은 어떠한 전술과 전략을 사용할 것인지 궁금하다. 벤투 감독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 세 선수의 빈자리를 다른 선수로 메울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 보여주었던 경기와는 전혀 색다른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가. 이번 호주 원정에서 필자가 가장 유심히 관찰하고 싶은 부분이다.

 

5. 치열한 경쟁

소속팀에서 활약이 미미하다. 가장 중요한 건 동일 포지션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승우(20, 헬라스 베로나 FC)'가 이번 벤투호 3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세리에 B에서 이승우 선수는 현재 4경기 출전이 전부이다. 최근 소속팀에서 활약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소속팀에서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A대표팀에서도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복귀하였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 선수와 동일 포지션에 능력이 좋고 멀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다. 추후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며 이승우 선수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플레이가 눈에 띄기는 하였으나,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항상 치열한 경쟁의 장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는 이승우 선수뿐만 아니라 대표팀에 승선한 다른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라고도 볼 수 있다.


   '실험'이라는 단어는 항상 복불복이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반면, 다시는 생각하기 싫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이 있듯이 실패를 하더라도 그것을 발판 삼아 성공으로 도약한다면 실패도 좋은 경험이다. '실험'과 '도전'은 일맥상통하다. '도전'을 통해서 우리는 완성이라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이번 11월 A매치 관전 포인트를 "구성의 변화가 있지만 그동안 유지해 온 플레이 스타일을 전술적으로 얼마나 더 가다듬냐가 중요하다"라고 하였다. 이에 덧붙여, "새로운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대표팀의 전술에 녹아들어 우리가 추구하는 방식에 활용될지 확인하고 싶다"로 인터뷰를 마무리하였다. 벤투 감독도 새로운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당장에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부터 시작하여 다음 경기들에 어떠한 선수가 대표팀에 들어오든 하나의 팀이 완성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항상 대표팀을 응원하는 팬으로서 이번 11월 A매치 호주 원정 2연전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가장 기대된다. 과연 '그(벤투 감독)'는 어떤 전술로 경기를 시작하며 어떤 전략으로 상대를 교란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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