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과 현실세계가 무너진 새로운 개념의 커뮤니티, 공간에서의 소통방식
2021년을 이끌어갈 키워드이자 Z세대가 열광하고 있는 "메타버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버추얼 아바타를 포함한 가상공간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산업군에서도 빠르게 트렌드를 좇으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 라이엇 게임즈의 버추얼 아이돌 "KDA", 그리고 에픽 게임즈의 "포트나이트"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예전과는 달리 왜 이런 요소가 이전과는 달리 "Big Thing"인 것처럼 포장되고 있는 걸까? 싶을 수도 있는데 관점을 달리하여 콘텐츠를 소비하는 Z세대에게 초점을 두면 보다 이해가 쉬워질 것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 그리고 산업군 별로 적용 사례를 하나씩 알아보고자 한다.
- 메타버스의 정의
메타버스는 가상·초월과 세계·우주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생활형·게임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다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메타버스는 굉장히 근미래 지향적인 개념이며 이 단계에 다다르지 않다고 얘기한다. Techcrunch에서는 아직 이 용어는 시기상조라고 이야기했으며 오히려 Multi-Player Game이라는 요소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Multiverse 가 좀 더 맞는 단계라고 일컫는다.
- Z세대가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이유, 그리고 코로나 19
그렇다면 우리는 아니었지만 Z세대가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래의 세 가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1.'디지털 네이티브' -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 보니 이를 콘텐츠로서 받아들이고 즐긴다.
2.'기술력' - 기술력의 고도화로 이제는 가상과 현실을 분간할 수 없는 요소들이 족족히 등장하고 있다.
3.'코로나 19' - 집에만 있다 보니 온라인으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렇다면 이런 서비스가 되고 있는 느낌과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산업의 형태에 따라 나누어볼 수 있을 것 같다.
- 소셜 :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명확한 분리
일반적으로 성공적인 다양한 앱들을 살펴보면 가장 핵심은 커뮤니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커뮤니티가 조성되려면 그만큼 많은 리소스들을 투입하는데, 메타버스 상에선 가상공간에서 유저들 간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발생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상호작용으론 게임에서의 파티 제도, 샌드박스 게임의 오픈 네트워크 정도가 있다. 여기서도 공통 캐릭터가 아닌 커스텀 가능한 캐릭터가 있다면 우리는 다른 공간에 나를 대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 누군가는 우상의 얼굴을 그대로 활용하기도, 누군가는 지금보다 더 예쁘고 잘생긴 나를, 누군가는 웃기고 신박한 캐릭터를 만든다. 따지고 보면 오프라인으로 첫 친구, 첫 소개팅을 나가듯 Z세대 역시 이런 공간에서 나를 소개하기 위해 개성 넘치게 꾸미고 그 캐릭터를 또 다른 자아 개념으로 행동한다.
이러한 캐릭터를 창조하는 과정에서부터 Z세대는 외부 세상과의 직접적인 연을 맺지 않고 또 다른 자아로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도 현실 세계에선 또 다른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메타버스 상에서의 유저들의 특징을 살펴보자면, 또 다른 사회가 구축된 것인 만큼 현실세계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요소를 여기서 해소하려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가장 대표적인 게 '외로움'인 것 같다. 아무래도 연결되어 있음을 느껴야 더 활발하게 돌아가고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요소인데, 이러한 요소가 해소되지 않으면 집착하는 경우들을 종종 봐왔다. 그만큼 상호작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유저들이 많고 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유료를 불문하고 결제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매체에서 자주 들리는 좋반, 맞팔 추가 생기게 된 이유 역시 그만큼 사회적 활동을 메타버스 내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사실 외로움이라고 얘기는 하지만, Z세대의 외로움은 되게 다양한 것들을 포괄하는 것 같았다. 현실세계에서 받지 못하는 사랑, 유명세, 인정, 재력 등등 다양하다. 이들은 이러한 욕망을 창작자로서, 인플루언서로서 등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리 잡게 되는 것 같고. 그러나 이로 인하여 외로움에 있어선 더 절박하고 간절한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보니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오히려 현실세계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서 더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다수 엿볼 수 있었는데,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필요성도 종종 느끼곤 한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건전하게 잘 풀린 게 창의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마인크래프트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특징이 있다면, 기존 세대와는 달리 개인정보에 굉장히 민감해하며 SNS까지 다 분리해서 관리하는 것을 종종 봐왔고 저작권 역시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를 본인의 영향력으로 압박하는 경우 역시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Z세대는 저작권과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고 스스로에게 엄격해지면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었고, 결국 유저들은 메타버스라는 일상으로부터의 도피처 같은 공간인 듯하다.
- 콘텐츠 : 연예인/인플루언서 기반의 팬덤 비즈니스
소개팅 혹은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고 했을 때 아무 말도 못 하거나 친구들의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고 생각해보자. 개인적으로 MBTI가 INFP라 그런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메타버스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위와 같이 소셜 생태계가 조성이 되면 플랫폼사에서 준비해야 할 건 각종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새로 사귄 친구들과 즐길만한 콘텐츠가 없으면 유저는 금방 이탈하기 십상이고 이렇게 이탈한 유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확률이 굉장히 크다. 그래서 기획을 하며 플랫폼 내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 등을 면밀히 관찰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보고 새로운 요소들을 넣어줘야 한다. 그중 가장 끈끈하게 잡을 수 있는 것은 "팬덤"을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팬덤이라 함에 있어선 아이돌도 포함되지만, 포괄적으로 연대감을 갖추고 있는 커뮤니티다. 유저들이 플랫폼 내에서 원하는 콜라보 회사 등과 협업을 하여 소싱해서 콘텐츠 형태로 풀어가면 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NAVER Z의 제페토와 블랙핑크의 사례가 있다.
그 이외에도 구축까지의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리지만 직접 만드는 방법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라이엇 게임즈의 KDA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의 에스파가 있다. 라이엇 게임즈 KDA의 경우 기존 라이엇 세계관과 캐릭터, 그리고 실존하는 아이돌/가수 리소스를 활용해서 새로운 그룹을 창조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아직 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에스파의 경우 가상/현실 공간에서 활동하는 아이돌을 구분하여 데뷔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메타버스라는 공간 내에서 이들은 이제 현실이 아닌 다른 세상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공간에서의 또 다른 캐릭터”라는 점을 어필해 일반적인 IP 비즈니스와는 달리 가상공간 내 새로운 고객 확보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아이돌/가수의 경우 소속사의 입장에선 코로나로 인해 직접 접하지 못하는 것들을 버추얼 콘서트를 통해서 매출 방어가 되었고, 직접 만든 KDA는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 요소이자 팬덤을 구성하여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살짝 길이 새지만, 버추얼 아이돌의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면 아예 두 가지의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귀엽게 만들어 예뻐할 수 있는 아이돌 콘텐츠이거나,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빠짐없이 세계관이 완벽한 실사형 버추얼 아이돌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전자의 경우 대표적으로 타이니탄, 픽사 캐릭터(비교하기 애매하지만), 그리고 제페토 정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후자는 KDA, 에스파 정도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가장 최근 나온 KDA의 뮤직비디오를 살펴보자. 이런 퀄리티의 영상과 캐릭터 그리고 라이엇 게임즈 수준의 세계관이 구축되지 않고 고객 혹은 팬덤이 형성되지 않으면 대체로 실패할 것이다.
반대로 이제는 인플루언서와 현실세계 영역에서 얘기해보려고 한다. 얼마 전 국내 연예기획사 싸이더스에서 내놓은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는 현실에서 나올법한 비주얼과 함께 등장했다. 실제로 이 캐릭터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들어가서 확인하면 댓글을 통해 유저들이 현실/가상 구분하지 않은 채 소통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슷하게 일본에서 먼저 시작한 ‘이마(imma)’라는 일본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경우 버버리, 이케아 등의 회사들과 이미 광고를 찍었고 사람들 역시 반응이 좋았다. VFX효과가 우수했기에 우리는 진짜 사람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이 이미 발전했고 이렇게 현실세계의 영역에서도 접근하기 시작했다. lilmiquela, 라이엇 게임즈 KDA는 이들을 앞세워 음원을 내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버추얼 모델은 구설수에 오를 일이 없기도 하며 동시에 평생 일할 수 있는 좋은 노동력이 된다. 단가 역시 기본 기술을 구축해두면 점점 나아지니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이들을 오히려 활용하여 캠페인을 진행하는 게 더 안전해질 수도 있게 된다. 가상이 현실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과연 연예인들은 본인들의 입지를 지금같이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더욱 부캐 문화가 활 방해진 것 같고 BTS 역시 타이니 탄이라는 작은 아바타 캐릭터를 만듦으로써 스케줄 상 BTS가 받지 못했던 광고들을 대신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크게 든다. 이렇게 우리는 끊임없이 가상/현실세계에서 구분 두지 않고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유저들은 이를 소비한다. 이런 요소들은 때론 IP를 활용하기도, 직접 만들어내기도 하는 만큼 나중에는 메타버스 내에서 가장 핵심적인 비즈니스/서비스 기획 모델 중 하나의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플랫폼 : 이러한 콘텐츠를 지탱해주고 창작하는 대장간.
마지막으론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다. 플랫폼이 흥행하게 된다면 그 리소스를 플랫폼 자체에서 모두 핸들링하거나 신규 콘텐츠를 끊임없이 내놓는 데에는 분명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유저들이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사례를 통해 봤겠지만, 메타버스 상에서도 유명해지기 위해 다양한 재능을 활용하는 만큼, 유명 해고 나면 그에 따른 부가가치 역시 쟁취가 가능해진다. 예술/기술적인 부분에서 가장 도드라지게 활용이 되곤 하는데, 많은 유저들이 메타버스 내에 수익 창출을 위해 직접 캐릭터를 위한 의상을 디자인하거나, 스크립트 코드를 편집해서 하나의 게임 콘텐츠를 제작한다. 대표적으로 로블록스와 동물의 숲이 있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지탱하고 있는 유니티에서는 이러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에셋을 판매하기도 한다. 그러면 창작자는 이를 활용해 대략적인 MVP를 테스트해볼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선순환 형태의 생태계가 조성되고 플랫폼은 온전히 서비스의 안정화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콘텐츠의 연장선 상이겠지만, 이렇게 유저들을 위한 UGC 툴을 만들어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현실 세계에서의 바이럴부터 수익창출을 위한 수단을 만들어주면서 유저들의 체류시간, 고객 상호작용 등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관련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면, 어떤 포인트를 UGC 형태로 확장시켜볼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서비스를 고도화시키는 과정에 있어서도 어떤 부분을 유저들이 가장 관심 있어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동물의 숲 사례를 들었던 이유는 현실과 전혀 다른 캐릭터에 현실세계의 명품을 디자인해서 입혀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좋아하고 열광했다는 점이 신기해서였다.
- 메타버스 프로덕트 기획 시 발생하는 한계점
이러한 메타버스와 관련한 요소를 기획할 때 정말 다양한 실험적인 시도들이 있던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이번 아티클에선 성공적인 요소들만 보여주었다. 그러나 성공적인 시도가 있었던 만큼 “불쾌한 골짜기”를 넘지 못하고 지나치게 오버스펙에서 마무리되는 경우 역시 종종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불쾌한 골짜기 서비스에 대한 레퍼런스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굉장히 시각적으로 어떤 인상을 주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지나치게 현실과 똑같이 만들려고 하면 할수록 더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인 것 같다.
그 외로 메타버스 관련 프로덕트에 세계관적 요소를 콘텐츠로 얹힐 시,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하나도 빠짐없이 정교하게 설계하려면 보통 게임회사의 수준 가지고는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GTA/심즈 정도가 오픈형 월드 중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들 역시 유저들을 보면 대체로 사회 시스템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유저가 일반적으로 플레이하는 유저보다 더 많았던 기억도 들어서 과연 어떻게 체계를 정립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마치며
나는 처음 접했던 SNS가 싸이월드였다. 근데 사실 지금 Z세대가 사용하는 제페토나 로블록스 같은 서비스들이 어쩌면 하나의 SNS 공간이지만, 기술 덕분에 굉장히 인터렉티브 한 경험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잘 생각하고 보면 싸이월드->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었고 현재는 틱톡, 제페토, 마인크래프트가 대세인 것뿐이다. 가상공간이면 뭐가 다른가?라고 했을 때 딱히 없는 듯하다. 다만 이러한 시류에 맞춰서 마케팅 그리고 서비스 기획 포인트를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점점 더 현실화가 되면서 나중엔 정말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모습의 "메타버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물론 이 모든 프로세스가 참 구축하기까지 어렵겠지만 막상 구축을 한다면 근 10년 이상을 지탱해줄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A multiverse, not the metaverse] https://techcrunch.com/2020/02/25/virtual-worlds-in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