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게으름에 대한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우린 지나치게 "열심히" 살기 때문에 그저 게으른 일상을 보내는 것도 때론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휴식을 할 때에도 의도와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알고, 그것에 맞게 휴식의 계획을 짤 때 가장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무계획의 나는 주말에 누워서 거치대에 연결한 아이패드를 통해 유튜브를 보고, 인스타그램을 하고, 1년 후에는 기억도 나지 않을 하찮은 이슈거리들에 대해 들여다본다.
나는 이를 통해 전혀 행복하지 않다.
그 순간에는 내가 느끼는 자극감과 즐거움이 마치 행복인 것처럼 착각한다.
그렇지만 하루가 지나고 잠자리에 들 때, 나는 그렇게 보낸 나의 반나절이 허무하다고 느낀다.
주말에 내가 진정한 행복감을 느낄 때는 역설적이게도 "무언가를 했을 때"이다.
자전거를 타고 나가, 한강 바람을 쐬고 야경을 봤을 때. 공원에 산책하러 나가 촉촉하고 신선한 공기를 느낄 때.
내가 읽고 싶었던 책들을 충분히 읽었을 때.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생각들을 글로 풀어냈을 때.
있는 힘껏 땀을 흘리며 운동을 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LP를 틀고 따라 부를 때.
또는
밀려있던 청소와 정리를 끝냈을 때.
했어야 하는 행정처리들을 드디어 해결했을 때.
이럴 때 나는 뿌듯함과 진정한 즐거움을 느낀다.
게으른 내가 언젠가 해보고 싶은 건
100% 계획으로만 구성된 주말을 보내는 것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나에게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행위들로만 주말을 채운다면 그 주말은 정말 온전한 휴식을 누린 기분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