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 관찰 일기 - 마지막
드디어 격리 마지막 날이다. 정확히 일주일 전, 지난주 금요일 밤에 코로나 증상이 시작됐으니 만7일 만이다. 무슨일이 있었나 싶게 지금은 증상이 미미하다. 아직 콧물, 가래가 좀 남아있긴 하지만 지난주에 비하면 아주 정상이다.
집에 머물면서 한 것이라곤 먹고 자고 책 조금 보고 또 먹고 자고 뿐이다. 솔직히 회사에 가지않고 집에만 있으면 어떨까 상상한 적이 많은데 (물론 아프지 않을때의 모습이지만) 생각보다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았다. (몸이 아픈걸 제외하면). 고양이와 낮잠 자는것도 좋고 자다깨 책 몇 장을 넘기는 것도 좋았다. 오롯이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며 평소엔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한 것도 좋았다.
가장 좋은것은 큰 사건없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격리를 통해 이렇게 소소한 행복을 되새기게 되었다면 너무 큰 의미부여일까.
그동안 쌓인 분리수거와 음식물쓰레기를 얼른 버리고 싶다. 땀이 벤 이불과 베개를 세탁하고 탈탈털어 햇살아래 바짝 말라고 싶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목구멍 가득 넘기면서 한껏 차가워진 공기를 들이마시고 싶다.
오늘 활동: 낮잠
오늘 증상: 약간의 가래, 기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