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았다. 오전에 대청소를 마치고 외출했다. 우선 며칠전 과도에 베인 손가락의 상태 체크를 위해 정형의과에 들렀다. 다치고 바로 내원했으면 꼬맸겠지만 이미 아물고 있어서 소독과 약 복용을 하며 지켜보자고 했다. 물에 절대 닿으면 안 된다며 붕대를 둘둘 감았다. 하필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이라 모양이 좀 웃겼다. 우습더라도 나을때까진 이렇게 하고 다녀야 한단다.
책 한 권을 들고 카페에 갔다. 아이스 라떼 한 잔을 주문하고 루프탑에 자리잡았다. 윤슬이 반짝이는 강이 내려다 보였다. 햇살이 너무 따뜻해서 한참을 그 아래에 앉아 책을 읽었다. 잔잔한 바람이 가끔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고작 서른페이지 정도 읽고 일어났는데 지난 일주일간의 답답함을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집으로 돌아와선 챗셔와 낮잠을 잤다. 일주일 내리 쉬다보니(아팠지만) 갑작스럽게 한량이라도 된 느낌이다. 다음주부턴 어떻게 적응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