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D Apr 17. 2023

퇴사를 했다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6년 8개월간 몸담았던 회사와 작별했다. 지난주 금요일 마지막 출근을 했다. 꽤 오랜시간을 고민했는데 막상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그래도 떠나려니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하더라. 일찍 출근해 메일을 열었더니 평소엔 인사만 하고 지나치더 사람들이 건강하라고, 행복하라고, 수고하셨다고 따뜻한 인사를 보내왔다. 울컥한 마음을 들키기 싫어 카페에 가서 달달한 차이티라떼 한 잔을 마시며 겨우 마음을 추슬렀다. 아쉬우면 아쉬운데로 나는 나의 선택을 지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퇴사 후 첫 월요일은 오늘 새벽 비행기를타고 제주도에 왔다. 오랜만의, 새로운 시작은 특별하게 하고 싶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렌트카를 타고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매일 출근 전 가던 스타벅스 압구정R점 대신 스타벅스 제주함덕점에 왔다.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샌드위치와 커피를 앞에 두고 앉았다. 평소와 다르게 조금 여유롭게 바다를 바라보자니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카메라로 사진을 연신 찍어댔다. 동네 친구들에게 자랑톡을 보냈다. 행복하다는 말이, 하트 이모티콘이 자동 생성되듯 채팅창에 찍혔다. 이렇게 좋을걸, 마음고생 덜 하고 시간 낭비 덜 하고 진즉 나올걸 그랬나. 물론 이 마음이 후회로 뒤덮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과거의 연봉과 직책이, 소속감이 그리운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일단 지금만 생각해보기로 한다.


중요한 건, 나는 지금 제주에 있고 눈 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는 거다.  




작가의 이전글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