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Teacher
얼마전까지 근무한, 나의 전 회사에서 사내어학과정을 들었다. 매주 월요일마다 화상강의로 듣는 30분의 1:1강의다. 영어 교육회사지만 나는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입사할땐 '내가 퇴사할 시점엔 원어민 수준이 되어서 나가야지.' 했었다. 업무의 반 이상이 영어와 관련있었다. 동료의 반 이상이 외국인이고 교포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의 영어실력은 원어민수준은 커녕 외국인 동료가 말만 걸어도 바쁜척을 하기 일쑤였다.
퇴사는 했지만 아직 나는 연차소진중이고 오늘은 2023년 1차 과정의 마지막 영어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원래는 회사의 빈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지만 지금은 회사에 가지 않는다. 수업을 위해 공유오피스의 미팅룸을 예약했다. 노트북을 세팅하고 기다렸다. 수업시간에 맞춰 화상 강의실에 들어갔다. 선생님의 얼굴이 보이는데,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온라인 수업에 자주 사용했어서 마이크에 문제가 없었는데. 두번이나 재접속을 했는데도 작동하지 않았다. 고작 30분의 수업인데 인사도 못하고 헤어질 판이었다.
pc접속을 포기하고 휴대폰으로 연결했다. 다행히 화상과 음성 둘다 문제없이 연결됐다. 연결 하는데만 10분가량을 흘려버려서 오늘은 그냥 프리토킹을 하기로 했다.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지난주에 겪은 항공기 지연사태를 토해내다보니 금방 시간이 갔다. 과정마다 선생님이 랜덤 배정이어서 다음 수업에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겟다는 선생님에게 퇴사를 고백했다. 언제 어떤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될 지 모르겠지만 담담하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행운을 기원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마지막 수업까지 마치고 나니 회사와 마지막 남은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 같았다. 더이상 회사와 함께 할 것은 없다. 아직 나의 연차가 다음달 초까지 이어지긴 하지만. 서서히 정말 직장인 시절의 나와 이별하는 날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