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페어 북앤컬쳐
2024년 4월, 오른쪽 가슴에 딱딱한 멍울이 만져졌습니다.
해야 할 일들을 마치고 8월에 받은 검진에서 유방암 3기, 림프절 전이 진단을 받았습니다.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독성항암 치료 6차례, 11시간의 전절제 및 복원 수술, 방사선 치료 16차례를 마치고 12번 중 9번의 표적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 과정은 참 험난했어요. 중간에 항암을 잘 받기 위해 삽입했던 케모포트가 감염되어서 패혈증으로 6주간 입원했다가 살아나기도 했고요.
귀하게 받게 된 서가를 통해 암치료를 받으며 사선을 넘나든 지난 1년을 지켜준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열 번쯤은 만나야 틈이 생깁니다』는 2023년에 제가 공저자로 출간했던 책입니다. 보행장애가 있는 홍성훈 작가님, 시각장애가 있는 저, 자살 유가족이 된 소재웅 작가님이 열 번쯤 만나 장애에 대해, 서로의 삶에 대해 나눈 책입니다.
서로 다른 삶 속에서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아픔에 대해, 그 아픔에도 불구하고 찬란한 우리의 삶에 대해 대담과 에세이로 이야기했습니다.
아픈 시간을 지나며 두 번째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첫 번째 책이 나오지 않았다면 먹지 못했을 마음이에요. 그래서 이 책은 유방암 치료의 시간을 버티게 해 준 참 고마운 책입니다.
결국 잘 회복되어 12월에 두 번째 책이 나오게 됩니다.
『당신의 죄는 내가 아닙니까』는 최지인 시인이 묶은 시집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 「파주」가 들어있어요.
감사하게도 책 뒤편 작가의 말을 보면 제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최지인 시인과 여러 차례 <하나의 연주와 여러 개의 중심>이라는 이름의 공연을 기획하고 첼로 연주를 했었는데, 그 시간에 대해 써 주셨어요.
너무 아파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그 문장을 생각하며 ‘회복되어서 꼭 다시 첼로 연주를 해야지’, 다짐하며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책과 지식의 축제 파주 북소리 2025를 통해 모두의 지숲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소개해드린 책 두 권이 독자분들에게도 작은 빛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박송아 드림
파주 북앤컬쳐 공유서가 『모두의 지숲』 프로젝트 공모에서 12번 서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11월 23일까지 파주 출판단지 내 지혜의 숲에서 제가 꾸며둔 서가의 책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
로비 문발살롱을 지나 안쪽 카페 리파크 예약석 벽면 서가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