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우리는 가심비에 따라 소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심비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저렴한 비용으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코인 노래방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또한 수많은 인형 뽑기 가게들이 곳곳에 생겨나며 너도나도 인형 뽑기에 꽂혀 있기도 했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형태를 뜻하는 말이다.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에 마음 심(心)을 더한 것으로 가성비는 물론이고 심리적인 만족감까지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일컫는다. 가성비의 경우 대부분 가격이 싼 쪽으로 고르는 경우가 많지만 가심비의 경우 가격 대비 조금 비싸더라도 안정감과 행복감을 위해 자신을 위한 것을 구매한다.
하지만 음악은 이보다도 더한 최고의 가심비로 노화를 늦추게 할 수도 있다. 노화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생물의 신체기능이 퇴화하는 현상이다. 누구나 노화는 일어나며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국의 진시황도 불로초를 찾아 헤맸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했고, 신이라 칭해졌던 이집트의 수많은 파라오조차 피라미드에 안치됐다. 세포의 노화는 세포가 분열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노화는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감소하고 몸의 세포의 질이 떨어지며 질병에 걸리는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도 노화방지를 위해 음식부터 화장품까지 전국 방방곡곡이 난리였다. 좁게는 노화 방지를 뜻하고 넓게는 노화방지용 화장품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이 붙은 화장품은 전 세계적으로 불티나게 팔렸다. 갖가지 건강정보는 노화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시술을 광고하는 하나의 창구가 되었고 음식을 비롯한 채소나 과일도 마찬가지였다.
이 모든 것은 나이가 들면서 몸의 기능은 떨어지고 뇌의 기능 또한 노화된다고 생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영상 기술의 발달로 최근 기존의 생각을 뒤집은 연구결과가 나타났다. 그것은 뇌가 인생 후반기에도 계속 성장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기존의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창조적인 활동들을 꾸준히 한다면 뇌 속의 신경 연결은 계속 강화되며 새로운 연결까지 일어날 수 있다.
조지워싱턴대학교의 노화 및 인류 건강 연구소 소장을 지낸 진 코헨 박사의 ‘장 노년기 두뇌를 새롭게 하는 8가지 방법’에서 놀라운 사실들을 과학적인 증거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즉, 인간의 두뇌는 나이가 들수록 기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노년기에도 아주 풍부한 잠재적 가능성과 삶의 만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성인기 내내 창조력과 뇌기능이 상당히 증진된다고 밝혔다. 50대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이 시기의 뇌는 젊었을 때 잘 쓰지 않던 영역을 사용하며, 수년간 축적된 경험으로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새로운 뇌의 모습으로 탈바꿈한다고 한다. 기초체력이 좋고 치매나 파킨슨병을 앓지 않는 사람이라면 뇌의 정보처리 중추의 밀도는 60-70대에 가장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년의 성숙한 뇌는 젊은 뇌의 노화가 된 모습이 아니라 다른 기능으로써 변모한 것으로 성숙한 뇌 나름의 고유한 장점이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많은 사람이 중장년이 되었을 때 한층 발달한 지적 능력을 보인다. 그것은 단순 암기력이나 수학능력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관점을 종합할 줄 알고, 상반되는 생각을 판단 과정 없이 동시에 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또한 갖가지의 많은 상황으로부터 느껴지는 수많은 경험들로 인해 세부 정보와 개인 경험을 끌어들이지 않고도 전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이 능력은 진 코헨 박사가 제시한 ‘인생 후반기 발전 4단계’를 달성하기 위한 토대다. ‘인생 후반기 발전 4단계’는 이렇다. 첫째 우리 삶을 재평가하고 되돌아본다. 둘째 “지금 아니면 언제?”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희망과 자유를 경험한다. 셋째 오랜 세월에 걸쳐 배운 것을 통합해 그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나눈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진리와 대전제를 자기 스스로 다시 찾아내 긍정한다. 이 목표를 성취하고 계속해서 뇌기능을 활성화시키려면 다음의 문구를 기억해야 한다.
“사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잃으리라.”
이 말은 몸과 마음 모두에 적용된다. 뇌와 몸을 꾸준히 단련하기 위해 도전적인 레저 활동을 즐기거나 자신이 도전하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면 자신이 속한 사회의 구성원들과 강한 유대를 맺을 수 있다. 그리고 더욱 나아가 우리의 뇌는 나이가 들수록 좋아질 것이며 우리의 삶 또한 더 풍성하고 다양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분야인 음악이라는 분야를 개척하면 성숙한 뇌에게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음악은 당신의 뇌를 더욱 활성화시켜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음악은 최고의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를 충족시켜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음악이 젊은 층에 미치는 여러 장점은 중장년층에게는 훨씬 더 큰 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연의 소리를 듣거나 편안한 음악을 들었을 때 스트레스가 낮아지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30대에게는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정도겠지만 그 이상의 연령대에는 이런 변화가 수명에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운동할 때 음악을 들으면 움직임에 도움이 된다고 이해하는 수준이지만, 중장년층은 신체 조화를 유지하고 갑작스러운 건강악화를 방지한다. 그리고 특정 뇌기능 퇴화를 지연할 목적으로 태극권, 에어로빅, 자전거, 댄스를 음악과 함께 활동한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어른들이 몇 달간 헤드폰이나 스피커로 세계 공식 스트레스 해소제인 클래식이나 편안한 음악을 매일 듣는다면 약값과 부작용 걱정 없이도 관절염 증상이나 몸에 오는 고통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쉽게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고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수술 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정신착란이나 혼미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적어지고 회복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거나 근육 경직, 만성질환, 불면증, 화학요법에 의한 메스꺼움에 시달리는 장년층은 진동 음향 치료의 체내 마사지가 효과적이다.
거울을 봤을 때 젊었을 자신이 아닌 주름살이 가득 해지는 낯선 얼굴이 있는 경험을 하였다면 일단 녹음기를 켜고 누워보자. 그리고 눈을 감고 편안하게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해보자. 가능한 깊은 소리를 내고 소리가 목구멍에서 나오도록 하는데, 깊은 소리를 낼수록 좋지만 쥐어짜서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한다. 신음소리를 내는 이유는 모든 긴장을 몸 밖으로 내보내도록 하고, 이것이 즐겁고 힘들지 않은 경험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계속해서 신음소리를 내보자. 첫 번째 신음소리를 학창의 10대 시절을 타고 흘러가는 신음소리고, 두 번째 신음소리는 20대의 파란만장했던 삶에 대한 신음소리이다. 그리고 세 번째 신음소리는 30대의 치열했던 삶에 대한 신음소리이다. 그리고 그 신음소리는 이윽고 음의 높낮이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다. 지났던 삶이 분노했을 때는 더욱 깊고 낮으면서 위로 급격하게 떨 것이고 슬펐을 때는 낮은 흐느낌 같은 신음소리로 음률을 만들어보자. 특정 단어가 입 밖에 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점점 자신이 좋아하는 음을 개발하게 되며 이 소리를 만족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것이 자신의 음악이다. 이 멜로디는 앞으로 자신이 만들게 될 음악에 좋은 소스가 될 것이다. 신음소리를 내는 동안 무거운 짐이 하나씩 덜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바로 심리적인 불안과 중압감이 덜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빠져나가면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 가득 찰 것이고 스트레스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노화를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만 해도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다. 그리고 인터넷이 빠르고 자유로운 우리나라에서 음악 듣기는 그렇게 돈이 들지 않는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작곡을 하기 위해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에 수많은 자료가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무료로도 배우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도 선생님이 필요하다면 집 앞 상가에 피아노 학원부터 실용음악학원까지 도처에 깔려 있다. 이렇게 우리는 음악이 쉽게 노출되고 가성비까지 따져가며 가심비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음악을 통해서 노화를 방지한다면 최저의 임금으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