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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니 Jun 18. 2024

소소한 정남이야기

지금은 외도중인 정남사람 나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말이면 나는 부모님이 계신 정남면으로 향한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가족이 있는 그곳에서 주말을 보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주말저녁이 되면 돌아오는 길은 늘 외롭다. 시끌벅적하던 주말을 뒤로하고 혼자가 되어 회사 업무에 지쳐가는 평일을 맞이한다. 고향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가도 너무 조용한 곳에서의 일상을 생각하면 적막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아무튼 지금은 평일이면 다시 서울의 화려한 네온사인 속으로 나의 또 다른 일상으로 돌아간다. 누군가 그랬다. "여행이 즐거운 건 돌아갈 곳이 있어서 즐거운 거라고." 나 또한 돌아갈 곳인 나의 집과 직장이 있어서가 아닐까?

친구들의 부름에 기꺼이 달려나가 시골스러운 맥주집에 모여 앉는다. 노상의 간이 테이블에서 맥주 한잔과 함께 지난날을 회상하며 긴 수다를 떨고 돌아온다. 이번 주말에는 자주 가던 보통리 저수지를 산책하며 과거를 떠올렸다. 불빛 하나 없던 곳에 한겨울 눈이 내리면, 하얀 눈으로 덮인 저수지가 아름다웠다. 


유년 시절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성당에서 새벽송과 미사를 드리고 보통리 저수지에서 새벽 공기 속에서 성당 친구들과 새벽맞이 눈썰매를 타고 하얀 눈 위를 방방 뛰고 예수님 오시기를 기다리며 캐럴송과 웃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곤 했었다. 불빛조차 없던 저수지는 하얀 눈이 조명이 되어 주변을 밝게 비춰주고, 달빛에 비친 하얀 눈은 반짝이는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지금은 그 하얀 눈 대신 주변의 카페 불빛과 차박 불빛, 그리고 소음으로 예전의 낭만은 없지만, 맥주 한 캔 들고 친구들과의 수다 삼매경에 빠지기 딱 좋은 초여름밤의 보통리 저수지다.

보통리 저수지의 산책길

현재 보통리 저수지는 정비사업으로 데크를 깔아 산책 코스를 만들었고, 연꽃을 심어 한여름밤의 연꽃 향기와 함께 저수지를 장식했다. 밤이면 주변 카페들의 화려한 조명으로 아름다운 호수로 변했지만, 가끔은 그 불빛 하나 없던 저수지가 그립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남면은 여전히 나에게 특별한 곳이다. 주말마다 찾아가서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은 나에게 큰 위안이 된다. 비록 지금은 서울에서 바쁘게 살고 있지만, 정남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과 따뜻한 사람들은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의 추억은 내가 힘들 때마다 떠올리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언젠가 다시 돌아오고 싶은 나의 고향 정남에서 항상 즐겁고 행복한 소소한 일상을 꿈꾸며,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고 생각하며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차에 오른다.


주말이면 정남에서 보내는 시간이 나에게는 진정한 휴식이고 힐링이다. 완지 따듯한 느낌 "화성시 정남"

나는 그곳에서 나의 새로운 삶을 꿈꾸고 지금쯤이면 밤꽂향기로 온동네에 퍼지는 곳에서 나의 가족과 함께 보내는 따뜻한 시간을 꿈군다. 이곳에서의 추억과 그리움은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된다

오늘도 잘살아 낸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앞으로의 10년이 가장 멋찐 삶을 살수 있고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갈꺼라 다짐하며 오늘하루도 기쁜마음으로 마무리 한다.


안녕~ 내고향 정남 다음주에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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