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여행기 -5
혼자라 타지 못한 대관람차를 흘끗 거리면서 쳐다보며 공원을 빠져 나가니 성 이슈트반 대성당이 나왔습니다. 베이지색의 네모 반듯한 벽돌로부터 올라가는 멋진 성당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큰 성당입니다. 좌우의 아름다운 대칭은 인도의 세계적인 문화 유산인 타지마할을 떠오르게 합니다. 헝가리 왕국의 초대 국왕이자 헝가리에 가톨릭을 들여온 이슈트반 1세는 1083년 교황으로부터 성인으로 추대받았는데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든 성당입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입장료는 따로 없지만 기부금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가난한 여행자라고 하더라도 이런 문화유산으로 들어올 때는 충분히 값을 내야합니다. 기부금을 내고 성당 안으로 들어서자 화려한 세상이 관광객들을 환영해줍니다.
하늘 높이 뻗은 성당의 돔과 장식들은 이전에 다른 동유럽 성당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하늘 높이 장식된 돔 안에는 수 많은 천사와 성인들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었고, 금빛으로 빛나는 장식들은 성인들을 위대하게 추앙합니다. 금빛으로부터 눈을 돌리면 붉은 기둥들이 눈에 띕니다. 마치 아시아에서 옥으로 화려한 기둥을 장식하듯이 붉고 매끈한 기둥은 실로 감탄을 자아냅니다.
황홀한 성당의 자태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성당 안의 특유의 분위기는 사람을 노곤하게 만듭니다. 의자에 앉아 쉬면서 천천히 눈을 돌려보았습니다. 마음이 이처럼 차분해지는 성당은 오랫만입니다. 관광이라기 보다는 신앙심이 절로 생기는 성당입니다. 밖으로 나와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어디로 가는 길인가 싶었는데 바로 전망대로 향하는 길입니다. 대관람차도 못탔는데 이곳이라도 들려야 겠습니다. 600포린트였지만 역시나 국제학생증으로 할인을 받아 들어섰습니다. 통곡의 계단처럼 나선형의 계단을 어렵사리 올라가니 또다시 엘리베이터가 나타납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돔 바로 위인 듯 했습니다.
SF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광경입니다. 우주선 만드는 외계인들의 본거지처럼 생긴 돔 뚜껑과 신기한 모습을 보니 상상력이 자극됩니다. 무수한 상상을 하며 신기하게 바라보다 보면 갑작스러운 빛에 당황합니다. 드디어 전망대입니다.
따듯한 바람과 차가운 바람이 만나 두 뺨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시내부터 구시가지, 흐르는 도나우강과 부다 성, 그리고 온 동네를 돌아봅니다. 1층에서는 아름다운 성당을 만나고 전망대에서는 멋진 풍경을 만나는 건 언제나 행복합니다. 부다페스트 전체가 이 성스러운 성당을 기준으로 고도 제한이 걸려 있다보니 어느 곳을 봐도 평화로운 일상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