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드라마

- 사각의 테두리에 풍경을 끌어 모은다

by 진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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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드라마

진순희



유행처럼 번진 셀카봉들

기다란 막대기 끝에 매달려

사각의 테두리에 풍경을 끌어 모은다

찰나의 시간이 그대로 복사된다

미소와 함께 튀어나오는 V자 손가락

늘 식상한 포즈에 질릴 법도 하지만

사용자는 대부분 그 포즈를 선호한다

1m의 키를 차곡차곡 접는 셀카 스틱

거치대까지 달려 배경도 널찍하다

낯선 이와 말을 섞지 않고 셀카봉 리모컨으로

보여주고 싶은 각도를 만들 수 있다

렌즈의 방향은 자유로워 멀리서도 원하는 상대를 인식한다

혼자만의 신나는 놀이

DSLR 카메라는 사절, 폰도 카메라도 무게를 버렸다

가벼운 관계만을 원하는 여기저기

홀로인 셀카족이 숲을 이룬다

기계와 교감을 하는 사람들

셀카봉 리모컨 하나면 해결되는 스마트한 세상에

소소한 일상이 기록된다

날마다 연출하는 일인극

사진 올리기 코너에 모노드라마가 뜬다


<미네르바> 2015 여름호


진순희 사진.PNG

진순희 시인


서울 출생

2012년 계간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 수료

존 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책표지-명문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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