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의 보퉁이

-흰 구절초 같은 노령의 시간

by 진순희
할머니.jpg https://blog.naver.com/santago4/220530553318



정류장의 보퉁이


시외버스주차장

버리고 간 물건처럼 사람 하나 뚝 떨어져 있다

보통이 하나 들고

엉거주춤 구부정한 저녁을 맞는 백발의 노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벚꽃 같은 봄날들

흰 구절초 같은 노령의 시간이 매달린

어스름한 시간

훠이훠이 젓는 손짓이 공허하다


손때 묻은 보퉁이

스치는 바람에도 네 귀가 풀릴 듯 헐겁다

저 속에 노파의 생애가 꼬깃꼬깃 접혀있을까

보퉁이 하나로 처리된 노파가

불안을 껴안고 서있다


어둠은 물감처럼 천천히 풀어져

구멍 뚫린 기억 속으로 미끄러지고

달려드는 불빛에

노파는 구석으로 밀려 난다


<창작 21> 2014 겨울호


진순희 사진.PNG

진순희 시인


서울 출생

2012년 계간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 수료

존 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책표지-명문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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