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순희 Apr 25. 2024

국제 갤러리-김윤신 개인전에 다녀왔다







미술관 나들이 할 때는 마음가짐부터 다르게 한다. 

작가의 삶전체를 온전히 느끼고 싶어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맨다.

감동의 예열을 꽉꽉 눌러담아 나선다.



김윤신 작가를 만나러 가는 날도 그랬다. 이미 충분히 감동할 준비를 했다. 유튜브에서 김윤신 작가와 관련된 것은 몽땅 찾아서 봤다. 


아침도 소박하게 드시고 저녁은 점심에 먹다 남은 음식을 아주 조금 먹거나 그마저도 생략할 때가 많단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상으로 만난 작가는 구순임에도 꼿꼿한 모습이었다. 김윤신 작가의 모습에는 언뜻 보기에도 범접하기 어려운 초강력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입구에서 받은 유인물을 꼼꼼히 밑줄긋기를 하며 읽었다.


















원색의 이미지를 만나다 보니 강렬한 가면을 쓰고 열대우림속을 한참을 헤집고 다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티스나 고갱보다도 더 힘 있게 표출돼 그림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울트라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이것도 정말 좋았지만 나를 붙잡은 것은 '나무'들이었다. 


마을 입구에 서있는 장승의 모습이나 돌 쌓기 풍습에 영향을 받아 나무를 깎아 


쌓아올렸단다. 수직적으로 쌓아 올린 형태에서 '하늘 향한 기도'를 떠올렸다.












나무


- 조이스 킬머


내 결코 보지 못하리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를


단물 흐르는 대지의 가슴에

입을 대고 젖을 빠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

잎 무성한 두 팔 들어 기도하는 나무


눈은 품 안에 쌓이고

비와 정답게 어울려 사는 나무


시는 나 같은 바보가 만들지만

나무를 만드는 건 오직 하느님뿐



간절하게 기도한 적이 있나요?







이번 전시에 김윤신 작가는 "둘을 합하여도 하나가 되고, 둘을 나누어도 하나가 된다"는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연작에 속하는 작품을 출품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서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구순의 연세에 "이제부터"라는 표현을 했다. 

그 말에 사그라들었던 용기가 생겼다. 


이 작업이 어떤 생명적이며 김윤신이라는 것이 이 속에서 나타나야 되고 그것을 확고하게 이 세계 작품을 통해서 나를 내놓겠다는 결심이 생긴 거죠” 라고 연합뉴스TV에서 소회를 밝혔다. 


다리 부상으로 보행이 시원찮아 의욕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다.

삶이 속절없이 저물어가고 있나 싶어 우울감이 한 달째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다 김윤신이라는 자기 삶의 철학자를 만나게 됐다. 


김윤신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그의 생각을 들으면서 

기운을 차리게 됐다. 


아직 김윤신 작가처럼 구순이 되려면 족히 수십 년은 남았으니

까짓거 다리 조금 불편한 것쯤이야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오기가 생겼다. 


"합(合)과 분(分)은 동양철학의 원천이며 세상이 존재하는 근본이다. 나는 1975년부터 그런 철학적 개념을 추구해오고 있고, 그래서 나의 작품에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는 두 개체가 하나로 만나며,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에서처럼 계속적으로 무한대적으로 합과 분이 반복된다.



[...] 전기톱을 사용하여 분에 의하여 창조된 선과 면은 합이요 동시에 분이다. 나의 정신, 나의 존재, 그리고 나의 영혼은 하나가 된다. 절대자로부터 축복받은 존재이길 염원하면서."



ㅡ작가의 말, 2022년 3월, 국제 갤러리 'Kim Yun Shin'에서 재인용



심심할 때 뭐 하세요?

저는 운동 대신 '근처 갤러리'를 간답니다.

약속 시간보다 항상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근처 갤러리' 검색해서 

미술관 나들이를 하고 있어요.

운동대신 갤러리 순례를 하고 있답니다. 



기분 꿀꿀할 때도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집 근처 갤러리 나들이를 하고 있어요.





새로운 곳을 가고 싶으면 


서울아트가이드 Seoul Art Guide를


 검색하시면 됩니다.


               서울아트가이드 Seoul Art Guide




서울아트가이드-'색인'-에 가면 집근처 갤러리 뿐만 아니라 

전국 갤러리 미술관 화랑 전부 검색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운동 대신 오전 10시에 걸어서 갤러리 갑니다.

많이 봐야 남들과 다른 글을 쓸 수 있어서요 ~^^



#김윤신#국제갤러리#서울아트가이드#진순희#한국책쓰기코칭협회#종이책코칭지도사#전자책출간지도사#독서모임운영지도사#자기주도학습지도사#책놀이지도사#시니어책놀이지도사#생성형AI융합교육지도사

매거진의 이전글 AI ART-시- 많이 들어도 좋은 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