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마인딩 팀원이자 열혈 크루로서의 채윤을 소개합니다.
[마인딩 사람들] 매거진은 마인딩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마인딩을 만들고, 이용하고,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오늘 크루 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마인딩 브런치의 글쓴이 채윤입니다. 그동안은 브런치를 통해 민송님과 마인딩 팀 그리고 마인딩 크루님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요 :) 오늘은 한 명의 마인딩 크루로서 스스로 묻고 답하는 셀프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글이었어요.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괜찮은 거야? 싶은 이야기까지 담았습니다. 제 마음을 위로해주고 성장시켜준 건 언제나 누군가의 '매우 솔직한' 글이었거든요. 서문을 길게 남기지는 않겠어요. 들려드릴 이야기가 기니까요. 마음을 들여다보는 걸 즐거워하고, 마인딩 팀에서 누구보다 마인딩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
M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해보도록 합시다.
C : 안녕하세요, 행복하고 나답게 잘 사는 방법에 관심이 많은 채윤이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마인딩에서 스타트업 마케터로 고토ㅇ… 아니, 고군분투하고 있어요. 코코라는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고요, 특기는 '이불로 하는 건 뭐든' 입니다. 평소에 마인딩 크루 인터뷰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신청했어요!
M : 본인이 쓴 거 잖아요?
C : 원래 내가 쓴 글 내가 읽는 게 가장 재미있는 법이랬어요. 흥.
M : 왜 혼자 묻고 혼자 답하는 인터뷰를 쓰게 된 거죠?
C : 얼마 전 문득 '알고 보면 내가 엄청난 마인딩 열혈 팬인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마인딩 팀의 일원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인딩을 5개월째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 크루 중 한 명이예요. 일반 크루였다면 당연히 인터뷰 대상이 되고도 남았을 사람이죠 (ㅎㅎ) 마인딩을 오래 그리고 애정 가득 써왔기 때문에 나누고 싶은 말도 참 많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불쑥 ‘나서’보았어요!
마음 보험증을 지닌
든든한 기분이 들어요
M : 5개월째 마인딩을 하고 있다고요. 긴 시간 동안 마인딩을 해온 이유가 궁금해요.
C : 음… 요즘 "행복하다"는 말을 꺼내는 게 습관이 되었어요. 주변 사람들도 제게 변했다고 이야기하고요. 스스로도 느껴져요. 물론 성격이 갑자기 바뀌었다거나, 너무 자존감이 높아져서 뭐든 척척 해낸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웃음) 저를 많이 사랑하게 되었고, 삶이 조금씩 '내 마음대로' 흘러가기 시작했어요.
요즘 아침 출근길이 그렇게 예뻐요. 햇빛이 노란색, 빨간색 나뭇잎에 부딪혀 부서지는 것, 아이들이 시소를 타며 웃는 모습, 파란 하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아마 지난해에도 같은 모습으로 같은 자리에 있었을텐데 말예요. 풍경은 그대로인데 제 마음이 변했나봐요. 제가 이렇게 변하는 게 느껴지니까, 변화하는 저를 지키고 싶어서 마인딩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제 삶에 마인딩이 있으면 마음 보험증을 지닌 기분이 들거든요. (웃음)
M : 마인딩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C : 우울이 정말 자주 찾아오는 사람이었어요. 어떤 우울 리듬이 있는 것 마냥, 어느 한 시기는 행복하고 즐겁다가도 또 어떤 시기에는 마음이 푹 꺼져서 온 세상이 미워져요. 누구나 그런 리듬이 있겠지만, 저는 한 번 우울 시기에 잠기면 빠져 나오는 게 유난히 힘들었어요. 그 시기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내 삶이 너무 불행한 것처럼 느껴져요. 그런 저와 많이 싸웠죠. '넌 도대체 왜 그래? 왜 이렇게 겁도 많고, 무책임하고, 매번 다짐만 하는 거야?' 그런 독 같은 말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졌어요. 저는 그 시기를 저와의 전쟁이라고 불러요.
어린 시절에는 자고 나면 다른 사람이 되는 상상도 하곤 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똑똑한 여자가 되어있다던지, 옷을 벗듯 저 자신을 벗어 던지는 상상이요. 어떻게든 저를 벗어나고 싶었었나봐요. 지금 생각하니 스스로에게 미안해요. 그 애는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과 딱 붙어서 살고 있었던 그 시간들이.
그렇다고 제가 방에만 틀어 박혀 주구장창 우울해하기만 했던 사람은 아니었고요, 그냥 평범했어요. 주변에서 밝고 긍정적이라는 소리도 듣고요. 웃기죠, 속은 시커맸는데 말예요. (웃음) 친구들과 노는 것 좋아하고, 공부와 일은 적당히 하고, 사고도 가끔 치고, 좋아하는 취미 생활도 있어요. 전형적인 평범한 사람인데 반복되는 우울과 무기력 때문에 삶이 완전 행복하지는 않았던 거죠.
저는 천성이 우울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M : 마인딩을 만난 뒤 마음이 완전히 변하게 된 건가요?
C : 네! 라고 대답하고 싶은 마케터의 욕구가 올라오지만 (웃음) 그런 건 아닙니다. 마인딩을 하기 전부터 꾸준히 나에 대해 알아가는 노력은 하고 있었어요. 워낙 스스로와 많이 싸우고, 우울감이 자주 찾아오니까 심리학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아예 1년을 잡고 나에 대해 공부해보기도 하고요.
'내게는 이런 장점이 있었구나? 외로움과 낯선 환경에 취약하구나. 인정 욕구가 강한 건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이구나.' 이런 식으로 저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나를 덜 미워하게 되었어요. 그 뒤로는 사는 게 훨씬 편하고 재밌어지더라고요. 저랑 친해졌으니까요. 그런데 참 이상하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우울감은 멈추지를 않더라고요. 직업, 연애, 인간관계 등 많은 것들이 안정된 작년에도 우울은 끊임없이 찾아왔어요.
혼자서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변하지 않으니까, 스스로 결단을 내렸어요. 포기하자! 고요. (웃음) 계속 '왜 나는 우울하지? 무엇이 잘못된 걸까?' 질문해봐야 해결이 안 되고, 감정에 더 깊숙히 빠져들게 돼요. 그럼 더 힘들어지죠. '이게 있는 그대로의 나구나, 그냥 받아들이자.' 그렇게 [나는 타인보다 예민하고 우울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려버렸어요. 왠지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더 무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으니까요.
M : 그 결론이 마인딩을 만나며 변하게 된 거군요.
C : 맞아요. 평생을 노력했던 감정들이 하나둘씩 정리 되기 시작했어요. 우울, 불안, 무기력, 애정 결핍, 완벽주의, 열등감, 자기 비하 등등. 아예 사라졌다기보다는 그런 감정에 잠식당하지 않게 되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아요. 그런 감정이 찾아와도 '그렇구나, 지금 그런 기분이구나' 이해하게 된 거죠. 예전에 ㅇㅅㅇ 크루님이 인터뷰에서 "감정 앞에서 덜 호들갑을 떨게 되었다"는 표현을 쓰셨었는데, 그때 완전 공감했었어요.
사실 마인딩을 시작하기 전에는 막연히 '자존감이 높아지려나?' 생각했었어요. 마음습관이라는 게 한 번도 가져본 적도 없고, 공부해본 적도 없으니까 정확히 어떤 상태 혹은 기분일지 상상이 안 되었었거든요. 마인딩을 직접 해본 뒤에야 '아, 이게 마음 근육이라는 거구나' 이해가 되더라고요. 정신력에 비유하면 이해가 쉬우려나요? 정신력이 강해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예요. 자아가 단단해져서 쉽게 깨지지 않아요.
아, 조심스러운 부분은 제가 겪은 우울은 우울증을 겪고 계신 분들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다는 점이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제가 자주 겪었던 감정은 단순히 '우울' 하나가 아니라, 낮은 자존감에서 기인한 다양한 부정적 감정 덩어리였거든요. 그걸 저는 "우울하다"고 표현한 것이고요. 정확히는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제 삶이 조금씩
욕심이 나기 시작해요
M : 어떻게 변화하게 되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어요.
C : 나를 가치있게 대우해주겠다는 신념이 생겼어요. 이건 나를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데요, 예를 들어볼게요. 예전 마인딩에 이런 말을 적어두었더라고요. [오늘 나 보고서를 읽은 뒤 스스로를 높게 평가해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누군가 수고했다고 할 때 예전에는 '아니예요, 부족한 게 너무 많아 죄송해요' 대답하곤 했다. 오늘은 달랐다. '내가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라고 바꿔 말했다. 어색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졌다.]
저는 이게 습관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마음 속에서 바로 우러나오지는 않지만, '나는 나를 가치있게 대우해주기로 했지'라고 생각한 뒤 행동으로 실천하는 거요.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습관화가 되고, 흔히 말하는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되는 거겠죠. 마인딩을 하며 그런 좋은 신념과 습관들이 많이 생겼어요.
다른 점으로는 일상에 에너지가 생기고, 하고 싶은 게 점점 많아진다는 점? 올해 초까지 제 꿈은 적당히 벌고, 적당히 일하고, 즐기자! 였어요. 워라밸이 조금이라도 깨지면 큰일 날 것처럼 굴었죠. 그런데 지금은 하고 싶은 게 점점 많아져요. 직무에서 멋진 커리어도 쌓고 싶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만들어보고 싶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취미도 늘려보고 싶어요. '내가 이렇게 큰 꿈을 꿔도 되는 걸까? 그건 능력 있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하며 두렵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해요.
M : 너무 좋은 이야기만 잔뜩 한 것 같아요. 마인딩 팀의 비밀 하나만 알려주세요.
C : 비밀은 없고… 있어도 말 못하고요…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을 공유하자면, 저희 팀은 일을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예요. 그 중 하나로 업무를 할 때 해리포터에서 모티프를 많이 따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사라졌지만 개발 요구 사항을 적는 게시판을 '헤드위그의 편지함'으로 만든다던지, 새로운 프로덕트를 담당하는 TF팀은 '불사조 기사단'이라던지요.
적당히 유머를 섞어가며 일하는 팀이라 제 삶의 지수(?)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웃음) 마인딩 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예전에 박웅현 작가님의 강연에서 들은 말이 떠올라요. 나를 성장시키고,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에 나를 노출하는가가 중요하다고 해요. '노출한다'는 표현이 좋다고 생각하는 게, 환경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거든요. 내면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게 좋은 환경을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이제는 내 삶의
일부가 된 마인딩
M : 지금 행복에 점수를 매길 수 있다면요.
C : 오늘은 8점이요! 이유는 루꼴라가 가득 얹어진 맛있는 수제버거를 먹었고,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고, 동료와 함께 운동을 할 생각에 신이 나고, 저녁에 남자친구를 만나기 때문이예요. 되게 사소한 이유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 같지만 (웃음) 사소한 일들에도 행복을 느끼고, 그런 행복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답니다.
반대로 어제는 6점이었고, 그저께는 10점이었어요. 6점인 날에는 어떤 일이 있었냐면, 저녁에 약속 장소로 가는 지하철을 반대로 타서 25분을 지각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도 반대로 타서 40분을 늦게 도착했어요. 진짜 바보 같잖아요. 최악이죠. (웃음) 실제로도 '정신을 어디에 놓고 사는 거지? 나는 왜 이럴까?' 자책했어요. 그런데 그때 그냥 이렇게 생각해요. "오늘은 좀 별로일 수 있지. 내일부터는 정신 차리고 다니자!" 후딱 회복하고 더이상 파고들지 않아요. 예전이면 땅을 파다 못해 맨틀까지 다다를 자괴감에 시달렸을 일일텐데요…. 하하.
M : 공유하고 싶은 본인만의 팁이 있다면?
C :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하는 것…? (하하) 팁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금주의 미션을 유용하게 잘 쓰고 있어요. 잘 활용하면 일상의 활력을 높이거나 습관을 만들 때 정말 좋거든요. 처음에는 단순히 스쿼트 30개처럼 '하면 좋을 것' 같은 목표로 설정했는데요, 요즘은 제게 정말 필요한 것을 금주의 목표로 만들어요.
책을 많이 읽어야 할 것 같은 시기에는 <책 30장 읽고, 좋았던 문장 한 개 정리하기>라던지, 마케팅 공부를 하고 싶을 때는 <인스타그램에 비공개 계정을 파서 하루에 하나 마케팅 카피 혹은 기획 포스팅하기>처럼요. 저뿐만이 아니라 트레이너님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신경 써서 지키게 되고, 동그라미가 쌓여가는 게 보이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그래서 꾸준히 하게 되고요. 요즘은 금주의 미션을 세 개로 늘려서 해보고 있어요.
M : 마지막으로 매번 크루님들을 당황시키던 그 질문을 할 시간입니다. 마인딩을 한 마디로 표현해주시죠!
C : 이런 기분이었군요. 그동안 크루 인터뷰에서 멋진 한 문장을 뽑아주신 모든 크루님들, 정말 존경합니다 ㅠㅠㅠㅠㅠ 제게 마인딩은… 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마음 보험증 같은 존재예요. 마인딩과 함께라면 제 마음이 계속 건강하고 단단하게 유지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그만큼 마인딩은 제 삶의 일부가 되어서, 이제는 마인딩이 없는 일상이 조금 낯설어요. 일상은 흐르고 나면 꽤 짧고 별 일이 없었던 시간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 매일매일은 꽤 치열하잖아요. 일을 하다 잘 안 풀려서 속상할 때도 있고, 맛있는 것을 먹고 무지 행복했다가, 부모님과 식사를 하다 의견 다툼을 벌이기도 하고, 애인 혹은 친구에게 사소한 일로 토라지기도 하고요. 그 순간순간의 감정들에 지치거나 휩쓸리지 않게 마인딩이 잘 잡아주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마인딩과 쭉 함께 하고 싶어요 :)
크루님 후기 중 굉장히 울컥했던 글이 있다. "미래의 제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면 과거의 제가 참 안도할 수 있을 텐데"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이 정말 얼마나 찡하던지. 나도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 지금 내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면, 과거의 나는 펑펑 울 것 같다. 그 정도로 지금이 자랑스럽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답게 살고 싶다면, 내 행복을 꼭 찾아내고 싶다면, 나와의 싸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마인딩이 아니더라도 마음 관리를 꼬옥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 때문. 많은 것이 변화할 거예요! 라는 의미 없는 약속을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이 한 명이 생길 것은 보장할 수 있다. 주제 넘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이로써 마인딩 크루로서의 제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으셨기를 바라요. 공감이 되었으면 더더욱 좋구요 :)
그럼, 저는 다음에 또 다른 재미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 뿅!
(주)마인딩은 모든 사람들이 내 마음을 가꾸는 것이 쉽고, 당연해지는 사회를 꿈꾸는 심리 스타트업입니다. 이에 대한 방법 중 하나로 현재 웹과 앱으로 이용 가능한 국내 최초 온라인 마음 관리 프로그램 마인딩을 서비스하고 있어요. :) 몸을 챙기기 위해 헬스장을 가듯, 마음을 챙기기 위해 마인딩을 하고 마인딩을 하는 크루 모두가 각자 나답게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