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사랑
아빠의 사랑은 갈치같다.
엄마는 갈대라고 할수도 있다. (하하)
한 번은 아빠의 지인분이 제주도에서 직접 잡으신 갈치를 갖다 주셨는데 우리 가족들이 너무 맛있게 먹었다.
아빠 입장에서 보자면 마누라, 자식들, 사위, 며느리, 손주들이 연신 맛있다며 갈치를 먹으니 어떤 사명감이라도 들었던 걸까.
그 길로 아빠의 제주도 갈치낚시는 시작되었다.
우리 집 냉동실 한 칸은 늘 갈치로 가득하고, 집 안 가득한 생선 구운 냄새(?)는 놀랍지도 않다.
그렇게 갈치가 떨어질 무렵이면 아빠는 또 사라진다.
아픈 허리에 복대를 하고.
나는 아빠가 매일같이 수입초콜릿을 사주던 시절,
내 등록금을 늦게 내주던 시절 그리고 어두운 거실 현관문 앞에서 숨죽여 울던 모습을 다 지켜봤다.
그렇게 아빠는 73세 손주가 셋 있는 대머리 할아버지가 되었다. 그 연세에 경제권은 엄마에게 있고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는 뿌듯함이 허리 아픈 아빠를 계속 제주도로 보내는 것 같다.
그렇게 우리 대머리 할아버지는 오늘 또 제주도로 떠났다. (하하)
1시간 전 대화
“아빠 ~ ! 갈치 많이 잡아와 ~ !”
“많이 잡으라고 하면 많이 못 잡는 거야”
“네네네네 취소취소 퉤퉤퉤 ~ !”
출근길, 또 낚시가방과 함께 사라진 친구같은 아빠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