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일(월) 오후 하이킹 계획은 친퀘토리(2,361 m) 주위를 반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돈 다음 스코야또리 산장으로 돌아와서 아베라우 산장(2,416 m)을 거쳐 누보라우 산장(2,575 m)까지 왕복하는 것이었다. 소요시간은 대략 2.5시간 예상되었다. 그런데 친퀘토리 주변에 운무가 짙게 깔려 가시거리가 100m 밖에 안돼 초행길에 무리하게 하이킹을 나섰다가는 길을 잃기가 십상이었다. 우리는 스코야또리 산장에서 여유롭게 점심을 먹으면서 운무가 걷히길 기다렸다. 다행히 운무가 조금 걷힌 듯 싶어나갈까 말까 망설이던 차에 한국인 단체 하이킹 팀이 아베라우 산장을 향해 출발하는지 시끌시끌한 소리와 함께 그들의 모습이 유리창 밖으로 보였다. 일행을 뒤따라 가면 길을 잃지는 않겠다 싶어 우리도 서둘러 출발을 하였다. 스코야또리 산장에서 아베라우 산장까지는 1.2km 의 완만한 경사길로 걸어서 25분 정도 걸린다.
사진 1. 친퀘토리 - 스코야또리 산장 - 아베라우 산장 - 누보라우 산장의 위치를 나타낸 지도
사진 2. 스코야또리 산장(리프트 탑승장)에서 아베라우 산장으로 출발. 주변에 온통 운무가 가득하다.
사진 3. 7월초 돌로미티는 야생화 천국이다.
사진 4. 완만한 경사길이 아베라우 산장까지 이어진다. 겨울에는 천연 스키장 슬로프일 것이다.
사진 5. 이정표가 아베라우 산장과 누보라우 산장 방향을 가리킨다.
사진 6. 산행 초반인데도 벌써 숨이 찼다. 조금씩 일행과 멀어진다.
사진 7. 평지에선 아무 문제가 없는데 언덕을 오르면 숨이 몹시 가빠진다. 코로나-19의 후유증인가? 아니면 저질 체력 때문인가? 이런 상황이 나에겐 다소 충격적이었다. ^^;;
사진 8. 아베라우 산장을 향해 걸어올라가는 중. 길을 잃을 염려는 없겠다싶어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걸어갔다.
사진 9. 드디어 아베라우 산장이 보인다. 오른쪽 높은 산은 아베라우 산(2,649 m)이다.
사진 10. 아베라우 산장(자료 사진). 뒤편에 보이는 길게 누운 암괴 끝자락에 누보라우 산장이 있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이곳에 올라가는 것은 포기하였다.
사진 11. 아베라우 산장에서 남쪽 페다레 산장(Rifugio Fedare)을 잇는 리프트. 페다레 산장 근처에 파쏘 지아우(Passo Giau: 2,236 m) 고갯길이 있다.
친퀘토리(2,361 m) - 아베라우 산(2,649 m) - 누보라우 산(2,575 m)을 가운데에 두고, 북쪽으로 파쏘 팔자레고(Passo Falzarego: 2,105 m) 고갯길이 지나가고 남쪽으로 파쏘 지아우(Passo Giau: 2,236m) 고갯길이 지나간다. 제1차세계대전의 하얀 전쟁 때, 친퀘토리 일대는 전략 요충지였던 것 같다.
사진 12. 아베라우 산장에서 남쪽을 내려다 본 풍경. 저 아랫쪽에 파쏘 지아우 (Passo Giau: 2,236 m) 고갯길이 있다.
바람이 조금씩 세지면서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파쏘 지아우 쪽으로 내려가는 리프트가 바람에 크게 흔들리자 비명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특히 리프트가 위험한 것 같다. 우리는 배낭에서 비옷을 꺼내 입고 스코야또리 산장으로 서둘러 내려갔다.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우르릉~ 들려오면서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사진 13. 저 아래에 스코야또리 산장이 보인다. 산장이 바로 눈앞에 보이지만 한참 걸어야 도착할 수 있다.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면서 빗줄기가 굵어졌다.
사진 14. 비바람이 운무를 쓸어가니 친퀘토리(5개의 탑)가 홀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장관이었다.
동영상 1. 비바람에 자태를 드러낸 친퀘토리(5개의 탑)
사진 15. 드디어 스코야또리 산장에 도착했다. 비바람에 운무가 걷히면서 친퀘토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사진 16. 스코야또리 산장에서 바라본 친퀘토리. 비바람 덕분에 친퀘토리를 친견했다.
사진 17. 친퀘토리 왼쪽에 구름에 둘러싸인 삼각산은 봉오리 3개로 구성된 토파나 산군 가운데 가장 낮은 토파나 디 로제(Tofana di Rozes: 3,225 m)이다.
동영상 2. 스코야또리 산장에서 바라 본 토파나 산(토파나 디 로제)과 친퀘토리. 밖에는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다.
동영상 3. 스코야또리 산장 앞에서 360도 회전 영상. 하늘에선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다.
쏴~ 소리가 날 정도로 비바람이 거세지면서 스키 리프트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우리는 스코야또리 산장에서 밖을 내다보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약 1시간 정도 기다리니 빗줄기가 약해졌다. 얼마 후에리프트 운행이 재개되었고, 우리는 리프트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이제 돌로미티의 동쪽 마을인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보낸 3박4일 일정은 거의 마쳤고, 내일(7월4일: 화) 오전에는 코르티나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3천미터급 토파나 산(3,244 m)을 구경하고, 오후엔 서쪽 마을인 오르티세이로 갈 것이다.
사진 18. 친퀘토리 리프트 탑승장 + 레스토랑 (Baita Bai De Dones) + 주차장: 소나기가 쏟아진 직후라서 산허리에는 운무가 가득하다. 내일은 오르티세이로 떠난다.